[왓처데일리]IT 강국인 대한민국은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일을 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생활의 변화가 생겼다. 생활의 반경이 그만큼 좁아졌다는 얘기다.
하루종일 앉아서 일을 하고, 신경을 쓰며 바삐 살다보면, 몸의 어느 부위에서든 이상 신호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자다가 손이 저려오는 증상도 많아지고, 바늘로 쿡쿡 찌르는 듯한 이상감각을 느낄 때도 있다. 오래 앉아 있다가 발이 저려오면 코 끝에 침을 발라보는 해프닝도 종종 있다.
몸의 어딘가에서 ‘저리다, 무감각하다, 힘이 빠진다,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다’ 등의 증상에는 감각과 운동에 관여하는 말초신경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우리 몸은 뇌의 지배를 받고, 몸에서는 뇌로 신호를 다시 올려 보내는 신경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으로 구분하고, 기능에 따라 운동신경, 감각신경, 자율신경 등이 있다.
이러한 신경에서 말초신경이 발단이 된 질환들을 ‘말초신경병증’ 이라 하며, 특별한 외상이 없이도 반복적 과사용(overuse)의 원인으로 신경이 눌리거나, 압박 혹은 죄임(entrapment) 현상으로 인한 병증을 포착신경병증(entrapment neuropathy)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한의학적 병리현상인 ‘痺症(비증)’이다.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포착신경병증 중의 하나는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이다. 하루종일 키보드 작업이나 마우스 작업을 하다보면 손이 저려오는 증상이 종종 생긴다. 이는 정중신경(median nerve)이 팔 한가운데를 관통해서 손목가로인대 밑을 관통하는데 여기가 손목터널이고, 이 터널이 좁아지면서 병목현상 때문에 신경이 죄여오는 것이다.
손에는 손목터널이 있고, 발에도 역시 발목터널이 있다. 또한 모든 말초신경이 다니는 길에는 터널과 같은 구조물이 존재하는데, 유독 손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흔한 질환이 되어 버린 것이다.
환자의 손을 보면 의외로 수술을 한 사람들이 많다. 바로 터널공사를 한 것인다. 한의학적으로 터널 공사를 하는 방법은 바로 약침시술(Pharmacopuncture injection). 힘줄에 염증이 생긱고 부어서 터널에 병목현상이 생기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침을, 터널을 형성하는 인대나 막이 문제가 생겼다면, 이 막을 회복시키는 약침을 이용해서 터널공사를 하지 않고도 신경이 무사히 잘 소통되도록 치료를 하게 되는 것이다.
신민섭/ 전주 신민섭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 침구과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