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제약회사인 와이어스가 의사들에게 돈을 주고 자사 제품인 호르몬 제제의 장점을 부각하고 부작용을 무시하는 리뷰기사를 의학 저널에 쓰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 조지타운 대학 메디컬 센터의 애드리안 퍼그버먼 박사 연구팀은 의학 저널 등에 익명으로 기고된 리뷰와 코멘터리 수십편을 분석한 결과, 와이어스(현재 화이자 회사가 소유)가 의사들에게 돈을 주고 자사 제품에 유리한 글을 쓰게 한 사실을 밝혀냈다.
퍼그버먼 박사팀은 와이어스가 디자인라이트(DesignWrite) 라는 의학 커뮤니케이션 회사에게 2만5천 달러를 지불하고 의사들에게 자사 제품인 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복합호르몬 제제인 프렘프로의 임상연구에 관해 익명의 리뷰를 쓰게 했다고 말했다.
이들 리뷰 기사는 호르몬 대체 요법이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우려를 완화시키고, 호르몬 제제가 심장병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준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옹호하기 위해 작성됐다는 것.
디자인라이트는 또한 이 호르몬 제제에 대한 리뷰 기사 20건을 건당 2만 달러씩 받고 작성해 주도록 위탁받고, 호르몬 제제가 치매와 파킨슨병, 시력장애, 심지어 주름 까지도 예방해준다며 비인가된 사용을 부추기려고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화이자 측은 퍼그버먼이 호르몬 요법 관련 소송에서 원고측이 돈을 주고 채택한 증인이라며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호르몬 대체 요법은, ‘위민스 헬스 이니셔티브(Women`s Health Initiative)’에서 2002년 호르몬 요법으로 인해 난소암과 유방암, 심장마비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직후 급격히 감소 추세를 보였다.
미국 약품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와이어스의 프렘프로 판매는 2001년 이후 약 50%가 감소해 현재 연 10억달러 수준이다.
퍼그버먼 박사팀은 “익명의 리뷰기사가 호르몬 요법 등 약품의 과대광고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의료계는 처방 의사들이 익명의 리뷰기사 작성을 중단하고, 제약산업과 의학계 간 산학유착을 막기 위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