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윤(외과 전문의)   http://isineclinic.com   입추를 지나고 처서와 백로도 지나 아침 저녁 지나치는 바람결이 이미 가을 절기가 시작되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여름 내내 괴롭히던 장마나 태풍도 지나가고, 하늘은 높고 적당한 바람으로 공기 또한 맑습니다. 아침 저녁의 기온도 10~15℃로 그야말로 달리기에는 제격이지요. 너무 춥지 않기 때문에 여름철 복장으로도 충분히 운동을 할 수가 있는 것도 장점이고요.   가을철에는 자연히 운동하는 날이 많아지고, 또 습기차거나 너무 덥지 않기 때문에 쾌적하게 거리주도 할 수가 있습니다. 운동회수와 양이 늘어나는 만큼 체력은 증가하고 피로에서 빨리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가을철 달리기가 특히 더 즐거운 것은 틀림없지만, 충분한 준비없는 장거리 달리기는 때에 따라서 심각한 부상을 선물로 우리 몸에 남겨 줄 수도 있기 때문에 평소에 자신의 달리기 원칙들을 잘 준수하여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땀을 잘 배출시켜 발에 물집이나 무좀을 예방할 수 있는 기능성 양말을 신고, 자신의 수준이나 체중에 적당한 발에 잘 맞고 너무 닳지 않은 러닝화를 신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며, 준비운동은 서서히 여유를 가지고 하며, 스트레칭을 부드럽게 통증없이 기분 좋은 느낌이 들 정도로 합니다.   낮부터 시작된 운동이 오후 늦게까지 계속되고, 몸 속의 탄수화물이 줄어들고 근육이 피로해지면서 탈진 상태가 오면, 이것이 오후의 기온하강과 만나서 저체온증에 빠지기 쉽게 됩니다. 또, 너무 운동능력이나 여건의 개선에 빠져서 무리하다 보면 `과훈련 증후군`이라는 만성 피로증에 빠지는 등 부상의 위험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하루 강하게, 하루 약하게`의 원칙을 지켜서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서 즐거운 달리기 시즌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시원하고 건조한 바람과 함께 습도가 낮아지고, 여름동안 받았던 자외선에 의한 자극 때문에 피부 가려움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첫 증상이 가려움이며, 일단 긁기 시작하면 피가 나도록 긁어야 시원한 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피부 보호막이 손상되고, 그 결과 피부는 더욱 건조하게 되는 악순환을 거치게 되기 때문에 긁게 되더라도 최소한 피부 보호층이 손상되지 않을 정도로 긁는 것이 중요하지요.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잦은 환기를 통하여 실내 습도를 40% 이상 유지시키고, 가능하면 면제품의 의복을 착용하는 것이 좋은 예방법입니다.   또한 건조증은 수분의 부족 때문에 오기 때문에 우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에 최소한 7~8잔의 물을 마시고, 소변 색이 맑은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성 혹은 건성피부와 같은 피부특성과는 무관하게, 가을에는 뜨거운 사우나나 목욕, 과도한 비누 사용은 피부를 보호하는 피지층을 제거하게 되므로 미지근한 물에 가볍게 샤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샤워 후에는 물기가 마르기 전에 피부 보습제를 바르는 것도 중요하지요. 영양 크림을 바를 때는 손끝으로 두드리며 발라서 빨리 흡수되고, 영양 크림의 유분에 의해 모공이 막히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가을, 겨울철에는 운동가방에 항상 자외선 차단제와 피부 보습제가 같이 들어있어야 합니다.   즐겁고 건강한 가을철 달리기 생활을 위한 지침을 제시하면, 첫째, 통증을 이겨야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어리석은 믿음을 버리자. 통증과 불편감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며, 통증은 참으면 참을수록 더 심한 부상과 통증의 악순환을 초래하게 될 뿐이다. 만약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을 해도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면 1km 정도의 짧은 거리를 달려보자. 더 이상 통증이 없다면 달리기를 시작해도 된다.   둘째, 일주일 중 하루는 완전한 휴식일로 하자.비록 마라톤이라는 장거리 달리기가 어느 정도의 불편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보다 나은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운동이라 하더라도 장거리 달리기에서 오는 반복적인 스트레스는 우리 몸을 멍들게 한다. 그러므로 힘든 장거리 달리기 후에는 휴식하거나 쉽고 가벼운 운동을 하여 장거리를 달리는 동안 우리 몸에 가해진 스트레스에서 회복되도록 시간적 여유를 주어야 한다. 매주 10% 이내에서 운동량이나 강도를 유연하게 증가시키며, 힘든 훈련 다음에는 최소한 하루 정도의 휴식일을 두던가 가벼운 훈련을 번갈아 하는 것이 좋다.   셋째, 우리 몸이 외부에서 급성적으로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인내하는 데는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다. 모든 부상은 이 한계를 벗어났을 때 오게 되므로 하지 관절들의 이상이 있는지, 평소 훈련하는 노면의 상태는 괜찮은지, 신발은 자신의 운동량에 적절한 것인지, 훈련방법이나 양이 너무 과격하거나 과도한 것은 아닌지 등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신발을 신고 1시간 이상 달리는 대회에 나가지 말자. 조금씩 거리를 늘려 신발을 1주 정도 길을 들인 후에 대회에 나가야 한다. 마라톤 대회 출전용은 최소한 100-150km 정도 달린 신발이 가장 좋다.   넷째, 나름대로의 달리기 운동 원칙을 지키자.달리기에서 가장 우선되는 것이 운동하기 좋은 장소를 고르는 것이며, 운동 시작 전후로 항상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하며, 또 스트레칭을 습관화해야 한다. 에너지 보충없이 너무 긴 시간 운동하거나 힘들게 하는 운동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며, 보통 대회 3~4주 전부터 운동량을 점차 줄이기를 꼭 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근육이 안정시보다 길이가 약 10% 정도 짧아져 팽팽해진 상태에 있다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근육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점도와 탄성이 증가해 길이가 늘어나기 시작하여 안정시보다 10% 정도 더 늘어난다. 즉 준비운동을 하면 근육의 길이가 아침보다 약 20% 정도 길어지게 되고 길어진 근육은 짧고 팽팽한 근육보다 손상될 가능성이 적어진다.   다섯째, 달리기 일지를 쓰자.달린 거리, 코스와 주로 상태, 달린 속도, 착화기간 등의 핵심사항들을 일지에 기록하여 자신의 발전 정도나 훈련의 치우침이나 잘못된 점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여섯째, 달리는 사람들의 의견이나 조언이라고 하여 모두 옳은 것이 아니다. 장거리 달리기는 하나의 독특한 달리기 운동의 형태이며, 달리기와 관련된 부상은 달리지 않는 사람은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 치료를 부탁할 의사의 경우도 똑같다. 달리기를 한다거나 오래 달렸다고 하여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조언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모든 주자들이 백이면 백 모두 신체구조나 유전적인 재능, 성격이나 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효과가 있었다고 하여 자신에게도 그대로 적응되리라는 보장이 없으며, 오히려 부상을 당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자신만의 원칙과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 소개: 이동윤 외과의원 원장, 대한 외과 개원의 협의회 보험부회장, (사)한국 달리는 의사들 회장,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 시민마라톤 대회장, 카톨릭 의대-성균관의대 외래교수, 소아암 환우돕기 분홍빛 꿈 후원회 대표. 저서로 `달리기 SOS` `죽지않고 달리기` 등이 있다.
최종편집: 2025-05-02 01: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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