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윤(외과 전문의)   http://isineclinic.com   달리기는 녹색운동이다. 그러나 달리기 대회는 녹색운동회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공기와 혼합된 어떤 물질이 내연기관의 실린더 속에서 압축, 점화되면서 연소, 합성, 혹은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되어 밖으로 배출되는 기체성 물질에는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황산화물, 황화수소, 질소산화물, 암모니아, 오존, 옥시던트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의 가솔린 기관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들이며, 이들 가스는 대기를 오염시키고 인체에도 해로운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1994년 3월 발효된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기본협약’은 온실가스 배출 억제를 위한 의무사항으로 선진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0년까지 1990년 수준으로 감축하고 개도국의 경우는 온실가스 통계보고, 온실가스 감축, 국가보고서 작성 등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석유와 석탄 등의 화석에너지를 사용하는 발전소의 전기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여 에너지 사용수준을 감소시켜 이산화탄소의 배출감소, 에너지 보존, 산성비, 대기오염 등 공해문제의 예방 등의 목적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달리기나 걷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좋은 이유도 바로 직접 몸을 움직여 이동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연장선에서 요즘 BMW라 하여 버스(bus)-지하철(metro)-걷기(walking)의 머릿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 유행하고 있다. 한 사람이 승용차를 두고 지하철과 버스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하루 30분씩, 주당 5일간 150분을 걸으면 혈압과 근력, 심폐지구력이 향상되어 연간 약 217만원의 건강 개선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달리기 자체는 분명히 이탄화산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정말로 일생동안 할 수 있는 건전한 운동이다. 달리기를 즐기는 주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건강에 대해 관심이 있고 신경을 쓰며, 나름대로 책임을 지는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건강에 대해서도 관심과 책임을 가져야 할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달리기 위한 여건들과 이산화탄소 발생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한번씩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매일 10km 이상을 달리면 일주일에 약 5천칼로리 이상을 태우게 되지만, 우리가 생각없이 그냥 달리는 행위 그 자체 때문에 매일 소비할 수 있는 전세계적인 칼로리 풀에서 우리가 하루 1천cc 이상을 더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자들의 이런 전세계적인 에너지 과소비가 결국엔 농작물의 초과생산을 위해 산림을 불태워 농지를 만들고, 토지의 과도한 비옥화, 물의 낭비, 농작물의 유전적 돌연변이를 초래하는데 일부 기여하지 않을 수 없다(Dr. Chris Russell).   주자들은 스스로 청정한 운동인 달리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대회를 주최하는 사람들이 골머리를 앓는 것 중의 하나가 참가자들의 차량을 세워둘 주차장을 확보하는 일이다. 이 말은 주자들이 대회장까지 달려오거나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혹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승용차를 타고 오며, 멀리 지방에 있는 대회장까지의 이동은 자전거나 달리기가 차량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대회 중에는 많은 경찰이 도로를 막고 수많은 사람들은 가까운 직선도로가 아니라 우회도로를 삥 둘러서 가거나 아니면 횡단보도에서 주자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승용차 엔진을 켠 채 기다리며 매년 수많은 추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이것은 출퇴근 할 때도 똑같다. 얼마나 많은 주자들이 승용차나 인공적인 운송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몸으로 달려 출근하는가 말이다. 출퇴근을 달리거나 자전거, 혹은 인라인을 이용하여 하더라도 사무실이나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를 하고 땀에 젖은 의복들을 세탁해야 한다. 이런 추가적인 세탁과 샤워에도 에너지가 사용되는 것은 당연하다.   주자들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자연의 풍성한 향기를 즐기며 달리는 것을 좋아하며, 그런 자연을 사랑한다. 그만큼 주자들은 모두 우리의 운동장인 자연을 보호하고 대기 오염을 방지하는 일에 더한층 관심을 가지고 그런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달리기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이산화탄소의 발생과의 연관성을 살펴서 아껴쓰고, 다시 쓰고, 나눠쓰는 재활용 의식을 생활화해야 한다. 가능하면 `적게`, `느리게`, `드물게` 배출하여 운동의 `더 높이`, `더 멀리`, `더 빨리`, `더 자주`와 반대되는 개념에 익숙해야 한다. 첫째, 가능하면 가까운 거리의 이동은 달리기나 자전거, 또는 인라인 스케이트로 해결하자. 장거리를 달릴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나의 경우는 지하철 두 정거장 이내는 걸어다니며, 나머지 시내 이동은 지하철이나 버스, 편한 자리는 자전거로 다닌다.   둘째, 입었던 운동복이나 신발은 내구성이 다하면 깨끗이 세탁하여 노인정이나 봉사시설로 보내어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하자. 그러기 위해서 자신이 아는 시설을 한 곳 결정해 두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는 부산에 있는 도시빈민 선교회인 가난공동체(http://homeless.name, 부산시 북구 수정2동 248-21번지 5통 4반 / ☏ 051-442-2937)로 보내고 있다.   셋째, 대회 급수대에서 사용한 물컵은 반드시 급수대에 있는 휴지통에 넣거나 테이블 위해 올려두어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한다. 대회 주최측도 대회 후에는 물컵, 음료수병, 상자들을 분리수거 하여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자원봉사자들을 교육시키고 감독하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넷째, 산에서 하는 마라톤 대회에는 되도록이면 참가하지 않는다. 산은 항상 그 곳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가서 가꾸며 즐기도록 해야 하는데, 대회를 하면 평소에는 전혀 가지 않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그 곳을 정말 즐기는 사람들의 자연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식사도 가능하면 대변을 많이 만들지 않는 식품으로 하여 달리는 중에 급작스런 위험신호 때문에 어쩔 줄 모르는 황당한 경험을 하지 않도록 한다. *필자 소개: 이동윤 외과의원 원장, 대한 외과 개원의 협의회 보험부회장, (사)한국 달리는 의사들 회장, 소아암 환우돕기 서울 시민마라톤 대회장, 카톨릭 의대-성균관의대 외래교수, 소아암 환우돕기 분홍빛 꿈 후원회 대표. 저서로 `달리기 SOS` `죽지않고 달리기` 등이 있다.    
최종편집: 2025-05-02 01:44:39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제호 : 왓처데일리본사 : 서울특별시 강서구 화곡로 68길 82 강서IT밸리 704호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67 등록(발행)일자 : 2010년 06월 16일
발행인 : 전태강 편집인 : 김태수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현구 청탁방지담당관 : 김태수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태수 Tel : 02-2643-428e-mail : watcher@watcherdaily.com
Copyright 왓처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