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과 바위집, 그리고 환상적인 돌 모양들로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됐던 터키 카파도키아 지역에 있는 투즈코이 마을이 `죽음의 광물`로 인해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투즈코이와 근처 사리히디르, 카라인 마을은 `중피종(中皮腫)`이라는 희귀암이 주민들 사망 원인의 48%를 차지해 `암 마을`로 불린다. 중피종은 가슴, 배, 심장을 보호하는 내막의 중피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중피종 발병의 원인은 이 지역에 풍부하게 매장된 화산암에 함유돼있는 발암물질인 에리오나이트. 주민들이 집을 지을 때 사용한 돌과 페인트, 도로와 들판 등에서 이 광물 성분을 흡입해 중피종에 걸린 것으로 터키 당국은 보고 있다. 에리오나이트는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석면, 담배 등과 함께 1급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다.
터키에서 매년 새로 발생하는 중피종 40~60건의 4분의 1이 이 지역에서 일어난다. 투즈코이 마을의 중피종 환자수는 세계 평균의 600~800배다. 이 지역 주민중 중피종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의 공식 집계는 없지만,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터키 당국은 2004년 이 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지금까지 약 250가구를 현 마을에서 1.6km 떨어진 곳으로 이주토록 지원했고 나머지 주민 2천350명도 새 집이 마련되는 대로 옮기도록 할 예정이다.
이 마을의 우미트 발락 시장은 주민 이주가 끝나면 마을을 부수고 1.5m 깊이로 흙을 덮은 뒤 그 위에 나무를 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터키 중앙정부는 마을 터를 아스팔트로 포장할 지, 주민 이주로 끝낼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