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조간신문에서 와인에 관한 2 개의 기사를 읽고 착잡한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이번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정상들을 위한 만찬에 미국 나파밸리에서 생산한 한미합작 와인을 사용한다는 기사이고, 또 하나는 지난달 29~30일 홍콩에서 있었던 소더비 와인 경매에 SK네트웍스가 참여하여 프랑스 와인을 113억원에 낙찰받는 기록을 세웠다는 기사입니다.   착잡하다는 표현을 하게 된 것은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G20 정상회의에서 만찬에 사용되는 공식 와인으로 한국의 와인이 사용되지 못하고 미국 와인이 사용된다는 점입니다. G20 정상회의는 지질이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 동안 경제성장을 이룬 점을 홍보하고 또 우리의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요. 특히 각국의 정상들을 만찬에 초대하여 우리나라의 음식을 대접하면서 우리나라의 먹거리 문화를 소개하는 것도 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만찬에 와인을 사용하려면 국산 와인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국산 와인이 아닌 미국 와인으로 귀빈들을 대접한다고 생각하니 와인 업계에 거의 40 년을 몸담아온 사람으로 슬프다 못해 답답한 생각이 듭니다. 국산 와인이 이런 귀한 행사에 사용되지 못한 것은 국내에서 재배된  양조용 포도로 만든 와인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국산 와인이 있었습니다. 1977년 이후에 생산되었던 국산 와인인 `마주앙`은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서 `품질이 좋다`고 칭찬까지 했었는데, 그렇게 훌륭한 와인인 마주앙이 지금까지 잘 생산되고 있었으면 당연히 이런 행사에 사용되어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또 국산 와인의 위상도 높일 수 있었을 텐데 외국 와인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지요.           지금은 마주앙이라는 브랜드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고 관리도 하지 않아 죽은 브랜드가 되었지요. 경과야 어떠했건, 국가적인 도움과 사랑을 받았던 국산 와인의 명맥을 끊어버리고 외국 와인의 수입판매에만 주력하였던 과거의 두산의 정책은 와인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정책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일국의 대통령 관저에서 정상들을 위해 개최하는 공식 만찬에 사용되는 와인을 `스테이츠 와인(state`s wine)` 이라고 하는데, 나라마다 이렇게 사용된 와인은 아주 영광스럽게 여기고 대대로 그 사실을 홍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스테이츠 와인과 관련, 미국의 경우를 보면 토머스 제퍼슨 3 대 대통령은 새로 건축한 백악관에 이사 가서 와인을 보관하는 별도의 방을 두고 식사나 행사에 와인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잘 알려지고 있는데, 연임을 한 재임기간 그 당시 돈으로 1만1천 달러(지금 돈으로는 17만5천 달러 상당)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프랑스 와인을 많이 사용했으나, 다음의 존슨 대통령부터는 거의 모든 행사에 미국산 와인들을 사용했습니다. 닉슨 대통령은 미국 와인을, 카터 대통령은 하드 리쿼를 즐겼고, 레이건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와인을 많이 활용하였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술과 마약 등으로 찌들었던 젊은 시절을 청산하고 새로운 사람이 되어서인지 와인을 불필요한 물건으로 여겼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식사와 만찬에 다시 와인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테이츠 와인은 그 나라에서 생산되는 와인 중에서 최고 품질의 와인을 선정하여 외국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것이 당연한데, G20 정상회의 만찬에서 미국 나파 밸리에서 생산된 미국 와인을 사용하는 것은, 비유하면 외국의 국빈을 환영하는 행사에서 그 나라의 관현악단이 없다고 외국의 관현악단을 불러다가 연주하는 것같이 사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잘 연주해오던 관현악단을 이런 저런 사유로 해체해버린 것은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답답한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분을 밝게 하는 기사는 SK네트웍스에서 참여한 와인 경매 건입니다.   와인 산업은 세계적으로 아주 다양합니다. 와인이 대중화 되고 또 와인 문화가 생활화될수록 와인 산업은 복잡하게 분화하여 와인 업계에 많은 사업과 일자리가 생깁니다. 우리나라도 국내 와인 시장은 작지만 이렇게 국제적인 와인 사업, 경매에 참여한다는 것은 엄청난 발전으로 여겨집니다. 모쪼록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이 이러한 와인 사업에 참여하여서 국내 와인 시장도 키우고 또 국제적인 흐름에 동참하는 등 와인 산업이 많은 면에서 대중화, 생활화, 국제화, 세계화를 이루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참고로 이 경매에 대하여 잠깐 알아보면, 이번 SK 네트웍스의 경매 참여는 회사 단독으로 추진한 것인지 또는 펀드로 참여한 것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펀드로 자금을 모으고 보르도의 쁘리메어 등에 참여하여 최고급 와인인 그랑끄뤼 와인을 사전 매입(입도선매와 비슷)하였다가 몇 년 뒤에 가격이 상승하면 판매하여 수익을 실현하는 것으로 아주 전망이 좋은 아이템입니다.   와인이 펀드로 좋은 아이템인 이유는, 첫째, 와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맛과 품질이 좋아지고 가치가 더 많아집니다.둘째, 중-저가 와인은 국제적으로 경쟁이 심하여 가격의 상승이 어려우나 그랑끄뤼와 같은 고급 와인의 경우 신흥 경제대국의 부유층은 급속히 증가하나 생산량이 한정되어 있어 가격의 상승은 불문가지입니다.물론 이 외에도 여러 가지의 장점이 있습니다.          
최종편집: 2025-05-02 00: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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