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을 한때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빈대가 프랑스 파리에서 창궐하기 시작해 관련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프랑스 앵포 라디오방송은 16일 `빈대, 파리를 공격하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프랑스에서 3년 전까지만 해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빈대가 최근 들어 파리에서도 확산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파리의 한 호텔은 손님들의 불평이 제기된 후 객실의 모든 카펫과 가구를 처분하고 다시 들여놓았다고 프랑스 앵포는 전했다.
파리시의 한 보건 관계자도 익명을 전제로 올해 들어 지금까지 600여 곳에서 빈대 박멸을 요청해왔다고 털어놨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빈대는 파리 전역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는 중이고 다른 도시들에서도 출현이 보고되고 있다.
파리 시내에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3년 전에는 1년에 10건 정도 빈대를 없애달라는 주문을 받았으나 지금은 100건도 넘는다"면서 "전국 각지에서 빈대 퇴치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 시당국은 아직 이 문제를 크게 보고 있지 않으면서도 방송 보도 이후 전화가 쇄도하자 긴장하는 분위기다.
파리시 대변인은 빈대에 관한 유용한 통계는 나온 것이 없다면서 아직 이 문제가 우선순위에 있지 않으며 빈대 처리 요청도 전체 해충으로 보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파리시가 이런 입장을 보이는 것은 아직 이 빈대 문제로 호텔 숙박이나 아파트 임대 등이 영향을 받지는 않고 있지만 일단 영향을 미치게 되면 관광.숙박업계 등에 연간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끼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세계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이 빈대 때문에 소송을 당하는 등 뉴욕에서 악명을 떨친 빈대가 세계 최대의 관광도시 중 하나인 파리에서 어떤 `파괴력`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