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얼마 전 수능이 끝났다. 또 한번의 입시가 지나가고 있다. 지금의 아이들은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이미 유치원 때부터 전쟁을 시작한다. 부모도 스트레스지만 철모르는 어린아이들은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청소년이 되었을 때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2일 통계청이 여성가족부와 함께 작성해 발표한 ‘2013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청소년 11.2%가 1년 동안 한 번이라도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하고 싶었던 주된 이유는 ‘성적 및 진학문제(39.2%)’와 ‘가정불화(16.9%)’였다.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도 자살이었다. 한국건강증진재단에서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를 분석한 결과, 10대 청소년의 자살자 수가 지난 2001년 10만명 당 3.19명에서 2011년에는 5.58명으로 57.2%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면서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상승하고 음식물의 소화, 흡수에 장애가 생긴다. 또한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우울증을 오게 하고, 성장호르몬 분비도 감소시켜 성장을 방해한다.
작년 9월 내원한 초등학교 6학년 재원이도 그런 경우이다. 당시 키 140㎝에, 몸무게 35㎏으로 또래에 비해 매우 작고 왜소한 아이였는데 부모님은 두분 다 키가 평균 이상이셨다. 재원이 어머니는 집안에 작은 사람이 없는데 재원이가 왜 이렇게 작은지 모르겠다며 매우 속상해 하셨다. 재원이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재원이가 작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재원이는 우리나라에서 몇 번째로 꼽히는 명문 사립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현재 국제 중학교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수업이 끝나고 과외활동으로 다니는 학원이 1주일에 10개가 넘었고 국제 중학교 입시 준비로 수면시간도 많이 부족한 상태였다. 부모님의 과도한 교육열과 기대로 인한 학업 스트레스로 재원이는 힘들어 하고 있었다. 이미 정신적으로 뿐 만이 아니라 키가 안 크는 신체적인 증상으로까지 스트레스가 나타나고 있었던 것이다.
키가 작아 성장클리닉을 방문하는 대다수가 과도한 학업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특히 내성적인 아이라면 스트레스에 더 취약 할 수 있다. 그 동안 말 못할 고민이 있는지 아이의 눈높이에서 대화를 나눠보고 같이 지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부모가 생각하는 학습량과 아이가 느끼는 부담감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자주 대화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는 놀이의 연장선상에서 흥미를 보이는 선까지만 학습을 시키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운동이나 취미를 갖도록 적극 도와주자. 좋은 학원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것 보다 아이들에게 격려와 칭찬, 무한한 애정을 표현해 주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역할임을 잊지 말자.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할 수 있다는 진리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