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과 함께 자거나 `키스`를 하면 생각보다 많은 질병에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데이비스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 수의대 브루노 초멜 (Bruno Chomel)교수는 사람과 동물 사이에 감염되는 인축공통 전염병 250종 가운데 100종 이상이 애완동물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을 밝힌 것으로 헬스데이 뉴스가 20일 보도했다. 그는 “미국 내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이 애완동물과 함께 자는 것에 비하면 감염률은 낮은 편이다"며 "하지만 애완동물과 함께 자는 것은 감염의 위험 때문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69세의 한 노인은 기르던 강아지가 자신의 엉덩이에 있던 상처를 핥는 바람에 뇌막염에 걸렸다. 또한 9살 소년은 고양이와 함께 자고나서 벼룩에 옮았다. 이외에도 애완동물과 함께 자거나 입맞춤을 해 십이지장충, 백선, 회충, 고양이 발톱 병, 포도상 구균 등에 감염된 사례가 많았다.
예일대 의과대학 피터 래비노위츠 (Peter Rabinowitz) 박사는 “애완동물을 기르면 스트레스 감소, 활동성 증가, 혈압강하 등의 장점이 있지만 면역이 약한 노인이나 5세미만의 유아, 에이즈 환자, 암환자 등은 애완동물 감염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완동물의 주인은 위생에 신경 쓰고, 애완동물이 핥은 부위는 바로 씻어야 하며, 특히 설사한 동물을 만진 후에는 반드시 뜨거운 물과 비누로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질병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애완동물에 벼룩이 생기지 않도록 잘 관리하고 동물병원에서 정기적인 검진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물의 질병은 치료받지 않은 경우가 많고 보건 당국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질병 감염 통계가 알려져 있지 않다. 래비노위츠 박사는 미국에서만 애완동물과 사람 간의 감염사례가 매년 수백만 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인축공통 전염병은 쌍방향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사람이 동물에게 질병을 옮기는 경우도 있다.
이 연구는 공중보건저널 ‘새로운 감염성 질병’ (Emerging Infectious Diseases) 2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