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TV 프로그램이 학습장애, 과격행동 등 정신지체 증세를 보이는 18세 소년이 특수시설에 참혹하게 수용된 모습을 방영하면서 네덜란드가 발칵 뒤집혔다.네덜란드 기독교 방송인 `복음방송(EO)`이 지난 18일 방송한 고발 프로그램에는 올해 18세인 브란던 판잉헌이 창문까지 봉인된 특수시설 골방에서 줄에 묶인 채 생활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학습장애 증세를 보이며 5세 때부터 특수시설을 드나든 브란던은 6년 전 현재 생활하는 특수시설에 수용됐으나 주말마다 외출을 허락받아 집에서 부모와 함께 지낼 수 있었다.그러나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체격도 커지고 감정 기복이 심해져 과격행동을 자주 보이자 그를 수용하던 특수시설 측은 법원의 허가 아래 3년 전부터 외출을 전면 금지하고 골방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특수시설 측은 더욱이 치료상담사 등 타인이 골방에 함께 있을 때는 브란던의 활동영역을 제한하고자 방탄조끼처럼 생긴 특수 재킷을 입히고 이 재킷의 등 쪽에서 골방의 한쪽 벽을 줄로 연결했다.혹시라도 브란던이 골방에 함께 있는 사람에게 해를 입힐지 몰라 예방 차원에서 취해진 조치.EO는 TV 프로그램에서 줄에 묶인 채 반경 1.5m의 공간에서만 놀이하고, 식사를 하는 모습을 방영했고 이런 실상을 모르고 있었던 브란던의 어머니는 "마치 우리에 갇힌 동물 같다"며 울먹였다.TV 프로그램이 방영되자 보건부 차관이 실태 파악을 위해 이 시설을 직접 방문하고 정치권에서도 `설왕설래`가 계속됐다.하지만, 브란던을 면담한 어머니가 "관리자들은 잘못한 게 없다. 위험한 상황에서 브란던을 보호하려는 조치로 생각한다. 내 아들 역시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사람을 때리는 게 싫다`면서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또 신경정신과 전문의들도 브란던이 유일한 사례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약 40명의 환자가 줄에 묶인 채 특수시설에 수용돼 있으며 이러한 통제 방식이 네덜란드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시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