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동물계에서 오직 사람만이 가진 것으로 알려진 ‘남의 생각 읽기 능력’을 침팬지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최근 학자들은 인류의 가장 가까운 현존하는 친척뻘인 침팬지들이 창을 이용해 사냥을 하거나 인형을 만들어서 갖고 놀거나 다른 침팬지의 죽음을 애도하는 등 인간과 많은 능력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계속 밝혀냈다.
과거 연구에서도 침팬지들이 남이 아는 것을 추측하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권력 서열이 낮은 침팬지들은 자기보다 서열이 높은 침팬지들이 먹이를 먼저 먹도록 양보하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자기가 먹는 식이다.
학자들은 침팬지의 정신적 능력이 ‘남이 알고 있는 것’을 헤아리는 수준을 넘어 ‘남이 생각하는 것’에까지 미치는 지 여부를 놓고 고심해 왔는데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과학자들은 마침내 침팬지가 후자의 능력까지 있다는 답을 내놓았다.
이들은 볼프강 쾰러 영장류 연구센터에서 사육되고 있는 청년기와 10대 침팬지 12마리를 대상으로 일련의 시험을 실시했다.
먼저 바나나 조각 같은 먹이 한 개가 탁자 위에 놓인 두 개의 판 가운데 한 개의 밑에 숨겨지는 것을 침팬지들에게 보여준다. 한 판은 먹이가 숨겨지면 들려서 비스듬하게 보이지만 다른 판은 밑의 탁자에 구멍이 뚫려 있기 때문에 먹이를 숨겨도 여전히 판판하게 보인다.
이어 탁자가 잠시 시야에서 가려진다. 때로는 다른 침팬지가 탁자 위의 먹이를 보는 기회를 갖기도 하며 그 뒤 탁자가 다시 첫 집단의 시야에 제시된다.
일반적으로 먹이가 숨겨지는 것을 본 침팬지들은 두 번째로 탁자를 볼 때 비스듬한 판을 향해 간다. 그러나 경쟁자가 탁자를 봤다는 것을 알면 이들은 다른 판을 향해 간다. 다시 말해 이들은 경쟁자가 이미 탁자를 보고 어떤 판이 어떤 것인지 기억할 것으로 추정한 끝에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했을 선택을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친척에게서 이런 인지 능력이 나타날 수 있다면 인간과 침팬지의 마지막 공동 조상도 이런 능력을 갖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인류와 침팬지의 차이점과 공통점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공동 조상의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