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더위가 찾아왔다. 초여름 더위와 함께 찾아온 월드컵 열기로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의 체력까지 떨어지고 있다. 몸이 지치게 되니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너나 없이 삼계탕이나 사골 등 몸보신에 좋다는 음식들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몸보신 음식들은 대체적으로 열량이 매우 높아 과도하게 먹거나 지속적으로 먹게 되면 오히려 체지방과다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작년 본원을 방문한 초등학교 6학년 승원이도 그런 경우이다. 당시 키 156 ㎝에, 몸무게 69 ㎏로 비만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 키는 95 퍼센타일로 또래에 비해 매우 컸지만 검사를 해보니 골연령이 2년이상 빨라 성조숙이 의심되었다. 부모님은 아빠 170 cm, 엄마 161 cm로 키가 둘 다 크지 않으신데 승원이만 유독 큰 것도 이상한 점이었다. 원인은 어릴 적부터 시작된 소아 비만으로 추정되었다. 승원이는 돌이 되기 전까지는 잘 먹지 않고 너무 왜소한 아기였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병치레도 잦고 너무 허약하여 부모님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엄마와 할머니는 어떻게 해서든 몸에 좋다는 것만 먹이셨는데 특히 곰탕을 끓여 냉동 보관해서 자주 먹이고 항상 떨어지지 않게 했다고 한다. 이후 승원이는 자라면서 잘 먹게 되었는데 유치원 이후에는 오히려 체중이 많이 나가 뚱뚱한 상태로 지속이 되었다.
내원 당시 사춘기가 시작되어 꽤 진행이 되었는데 엄마가 잘 모르고 계셔서 고환을 살펴보니 비만으로 살이 워낙 많아 주위 살에 고환이 파묻혀서 작게 보이고 있을 뿐 사이즈는 사춘기 단계에 해당하고 있었다. 이처럼 남자 아이, 특히 비만인 경우에는 사춘기가 와도 놓치기가 쉽다. 승원이는 현재는 키가 크지만 일찍 성장이 끝나 최종키가 160 중후반 밖에 안될 것으로 예상됐다. 검사를 해보니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높고 경도의 지방간이 발견되어 이미 비만 합병증이 동반되어 있었다. 건강을 위해 먹은 보양식이 너무 과도하게 되니 오히려 화근이 된 셈이다.
곰탕은 예로부터 몸에 좋다고 알려져 왔다. 곰탕이 성장에 나쁜 것은 절대 아니다. 아주 옛날 못먹고 가난했던 시절에는 평소 기름기를 먹을 일이 거의 없으므로 몸보신 음식으로 곰탕이나 삼계탕, 보신탕 등을 먹어 왔다. 이런 보신 음식에는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많이 들어 있고 칼로리가 매우 높다.
따라서 자주 먹게 되면 비만을 부를 수 있는데, 요새 아이들은 오히려 칼로리 과다가 문제인 경우가 많아 어쩌다 한 번 먹는 것은 괜찮지만 보신음식을 너무 자주 먹이는 것은 좋지 않다. 보신 음식에 들어 있는 지방과 고칼로리는 체지방과다와 소아비만을 부르고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됨과 동시에 성조숙증으로 이어져 최종 키를 작아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여름 과도한 보신보다는 건강하고 소박한 밥상과 규칙적인 운동이 우리 아이들에게 더 필요하다. 아울러 아이가 주기적으로 잘 자라고 있는지 적절한 시기에 성장 검사를 해 주는 것도 중요한데 정확한 판독과 진단을 위해서는 소아내분비 전공 선생님이 계신 곳을 방문 할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