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정부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새해부터 한의계와 양의계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한의계는 이번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한의학의 미래 존속과 발전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한의계가 수년째 추진하고 있는 한의학 세계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에 왓처데일리가 신년을 맞아 한의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한의학 세계화 등 각종 이슈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한한의학회(이하 한의학회)는 수많은 한의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최근의 현실 속에서 사단법인화를 마무리 하며 독자적 업무 역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재정적 안정화 기틀을 확보하고, 회원 학회와 소속 회원들에게 만족도 높은 유대관계와 제도 개선을 통해 소통의 확대를 펼쳐나가겠다는 각오다. 지난 35대에 이어 36대에도 한의학회의 회장을 맡게 된 김갑성 회장을 만나 한의계 발전을 위한 한의학회의 노력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수많은 한의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학회 만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과거에도 그랬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한의사들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의학회 만이 아닌 한의계 모두가 단결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 나가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의사협회나 한의학회는 지도적 입장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것이며 회원들의 어려운 점을 세밀히 파악해 대책을 세우고, 우리의 권익을 보호하며 확장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학회는 정책과 대안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학문적 근거를 제시하며, 관련 연구를 통한 이론과 임상 실제를 증명해 나감으로써 한의학이 국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의학임을 입증해 나가는 역할에 충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현재 한의학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한의학회의 사업은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우선 첫째로 협회 정관 제41조에 있는 각종 학술 지원 사업을 위임 받아 진행하고 있다. 둘째로 학회 자체 사업으로서 학술관련 사업 및 학회 전산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셋째로 회원들의 보수교육과 전문지식 충전을 위한 전국학술대회를 진행 중에 있다. 이중 협회 위임사업은 크게 본 학회와 회원 학회의 학회지 발간 지원 사업과 의료분쟁 및 학술자문 등 회원의 권익과 직결된 학술 진흥사업 등으로 크게 분류 할 수 있다. 학회 사업으로는 37개의 회원 학회와 13개의 예비회원학회의 인준과 관리, 그리고 관련된 각종 학술 사업과 국제 학술 교류 사업 등으로 크게 나뉜다.    한의학 국제화 역량을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계획이나 성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이제 세계는 과거의 폐쇄적 사회에서 개방적인 사회로 변화했으며, 국가대 국가의 유기적 연대를 통해 ‘필요한 산업 문화 지식 복지의 글로벌화’라는 명제 하에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경쟁의 시대에 살게 됐다. 국제화란 우리 자신을 세계 여러 나라의 관심 있는 분야의 사람들에게 우리의 것을 알리고 공유하며 서로 교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 한의학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논문을 통해 세계가 인정하는 학술적인 교류가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세계 속의 한의학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기초적인 작업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현재는 일본 한의학의 대표적인 그룹인 일본 동양의학회, 전일본침구학회, 중국의 중의약학회와의 한중학술대회를 통한 적극적인 인적교류와 학술대회가 매년 거행되고 있으며 중국 측에서 주관하는 세계침구학술연합회(WFAS), 세계중의약학회연합회(WFCMS), 유럽의 의사들이 주축이 되어 개최되는 ICMART 등에도 학회 학술 및 국제 담당 관련 이사들을 보내 회의 참석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 측에서 주관하는 WFAS 나 WFCMS는 중의학의 세계화 선점이라는 그들만의 명제를 다른 여타 국가들과 견제하는 역할자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작년 재선 이후 스위스의 최대 일간지 Seitung 지에 한국의 한의학을 특별 취재 하게끔 함으로써 한국의 한의학을 유럽에 널리 알리는 역할을 했으며, 독일의 의사그룹 또한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 앞으로는 현재 일본이나 중국, 대만으로 편중 되어있는 국제교류 역시 미주나 유럽 등으로 다변화하는 노력도 함께 기울일 예정이다. 다만 상대국에 한의사라는 제도가 없기 때문에 의료인으로 인정받은 학술단체와의 협력을 위해 조심스럽게 접근을 시도하는 중이다.   한의학의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과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한의학의 최대 강점은 2000년 이상을 흘러 내려오며 다져진 강인한 학문적 영역과 임상, 그리고 이를 연구 개발 발전시키려는 우수한 인적 자원의 저변 확보라고 할 수 있다. 제도권 내에서의 양방의학의 강력한 파워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이 독보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우리의 훌륭한 인적 자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과 꺾이지 않는 한의학 사랑 또한 한 몫을 하고 있다. 한의학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의학이 아니다. 두뇌도 중요하지만 가슴속의 뜨거운 한의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가슴에는 뜨거운 한의학 사랑을, 눈으로는 세계를 겨냥할 수 있는 냉철한 의식이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기이며 그런 의미에서 한의학은 꺾이지 않는 민중의학으로, 세계의학으로 진취적 발전을 거듭할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를 위한 시장 개척이라는 명제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한의학의 국제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본다. 따라서 학회는 미래를 위한 준비 작업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그 준비 과정에서 학문의 객관성과 과학성을 입증하기 위해 연구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검증 가능한 기술적 통계 처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통계학회와 MOU를 맺은 것도 계획 단계의 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주변 학문과의 융합은 시대의 명제이기도 하다. 현대의학이 발전하는 계기는 물리학의 발달이 있었기에 가능했듯이 우리 한의학도 주변 학문과의 유대와 연대를 더욱 강화해야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의학회는 이제 약 37개 회원학회와 13개의 예비 회원학회를 보유할 정도로 양적 성장을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규모가 커질수록 관리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계획인가?회원 학회는 우리의 소중한 자원들이다. 회원 학회가 많아진다는 것은 우리의 영역이 그만큼 확대되고 있다는 증거이며, 한의학이 죽지 않고 살아 진화하는 학문임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많은 회원 학회나 예비 회원 학회가 처음의 이상과 꿈을 실현하는데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상 실기나 저변에 흩어져 있는 새로운 독창적 기술을 문자화 하여 객관적이면서 과학화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다. 한마디로 고행이라고 할 수 있다. 논문 한편, 자료집 한편이 나오려면 기나긴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한의학회는 그런 과정에서의 오류나 방향성을 관리해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며 회원 학회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알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회원 학회장들과의 모임인 평의회를 통해서 충분한 의견을 수렴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그들의 의견은 서로의 소통에 가장 중요한 매개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협회의 지원 사업을 통한 회원 학회지 발간 사업 지원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의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학술대회와 보수교육을 통해 얻어지는 이익금의 일부는 주관 회원학회에 공동으로 분배됨으로써 참여에 대한 동기 유발과 회원 학회의 발전에 미력하나마 보탬이 되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작년부터는 학술대회 강의자들 중에서 우수 강사들을 선정하여 포상함으로써 강의자의 의욕과 가치를 드높이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임기 중 ‘1인 1학회 갖기 운동’을 캠페인 사업으로 벌인 바 있다. 캠페인을 벌인 이유는 무엇인가?   학회뿐만 아니라 한의학이 발전하려면 학문 자체가 발전해야 한다. 제 아무리 우수한 치료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하여도 학문적·과학적으로 근거 창출을 통한 과정과 결과가 입증이 안 되면 반짝하다 마는 기술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술활동은 늘 활발히 전개되어야 하고 회원들 또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이를 뒷받침해주는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학술활동은 학회가 중심이 되어 전개되어야 하며 학회 중심의 학술 활동은 일정한 카테고리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1인 1학회 갖기를 통한 소속감 있는 학술 활동이 전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최근 정부는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의학회의 수장으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최근 언론에서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활용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내용을 뉴스나 간담회 형식을 통해 다루고 있다. 이것은 한의사들의 외침이 아니라 소비자의 필요에 의한 목소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기회는 한마디로 한의학의 미래 존속과 발전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환자를 치료하는데 있어 정확한 진단은 양의학과 한의학 모두 가장 선결되어야 할 행위이고, 그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현대 과학적 의료기기의 이용은 의료인의 권리이자 책임일 것이다. 더욱이 지난 2010년도부터 한의 진단명을 현대의학의 질병 코드와 같은 ‘한국 표준질병 사인 분류표’와 연계해 작성토록 되어있는 만큼,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방법은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이용과 응용뿐이라고 생각한다. 엄밀히 말해 현대의료기기의 이용은 우리의 진단 체계인 ‘문문망절 사진’의 체계에 속한 한 방법일 뿐이다. 그 사진의 체계를 좀 더 과학화 된 방법을 이용하여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장과 권리를 찾는 작업이다. 양의사가 개발한 의료 진단기기도 아니면서 환자의 질병을 정확하게 찾아내기 위해 개발된 진단기기를 의료인 중 유독 한의사들만은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확한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 경과에 대한 추적을 위해서도 곡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한의사제도가 없지만 의사들이 중심이 되어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연구과 임상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 한의사들이 현대 기기를 이용 할 수 없다는데 상당한 의문을 표하곤 한다.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개선 의지가 필요하며 학회는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확립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향후 학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학회의 학술 사업은 궁극적으로는 소속 회원들의 학술 연구를 지원하고 회원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학술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다. 학회의 활동은 회원 학회뿐만 아니라 일반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기술 개발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의 보험의 재평가와 새로운 급여 범위의 확대를 위한 신기술과 핵심기술의 한의학적 근거 창출과 제시 활동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학술활동과 연구 활동은 학교나 연구소에 있는 학자 교수그룹들이나 하는 ‘그들만의 영역활동’이 아니다. 그들이 연구하고 제시한 논문과 각종 자료를 통해서만이 의료분쟁이나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의 가장 중요한 평가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법적으로 대응을 강구하고 정책을 세우지만 그것을 뒷받침 해주는 것은 프린트된 논문과 자료들이다. 바로 ‘근거 중심의 체제’를 요구하는 것이다. 일차적으로 학회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금년부터 한의학 통계조사사업과 회원들의 진료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한 한의 건강보험의 적정성 평가, 표준화 및 기술 개발 정책에 대한 연구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 회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의료분쟁자문위원단을 구성하여 날로 복잡해지는 의료 분쟁에 대한 다각적인 대처 방안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할 것이다.
최종편집: 2025-07-31 05:28:07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제호 : 왓처데일리본사 : 서울특별시 강서구 화곡로 68길 82 강서IT밸리 704호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67 등록(발행)일자 : 2010년 06월 16일
발행인 : 전태강 편집인 : 김태수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현구 청탁방지담당관 : 김태수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태수 Tel : 02-2643-428e-mail : watcher@watcherdaily.com
Copyright 왓처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