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새해 벽두부터 몰아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논란에 나라 전체가 뒤숭숭한 분위기다. 정부는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사용을 확대 적용 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사들은 한의학이 비과학적이고 충분한 증거와 근거가 없기 때문에 한의사들이 의료기기를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런 논란은 어쩌면 한의와 양의로 나눠진 의료 이원화라는 특수한 상황에 처해진 대한민국이기에 생길 수 있는 논란이다. 그렇다면 과연 대한의사협회의 주장처럼 한의학은 비과학적인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병증과 치료 등에 대해 과학적이고 근거 중심적인 연구들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그 결과를 표준화와 객관화 시키는 등 한의학 과학화를 위해 한의계 여러 곳에서 노력중이다. 그중에서도 중심에 있는 곳이 정부출연기관으로서 한의학의 과학화와 표준화,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는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혜정)이다.한국한의학연구원은 1994년 설립된 이후,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 세계화를 위해 줄기차게 노력해 왔으며, 다학제 연구 인력과 최첨단 연구 장비 등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어 국가 최고의 한의학 분야 거점 연구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최근에는 WHO 전통의학 협력센터로 지정되는 등 수월성 연구기관으로서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한의학연구원은 ‘한의학을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건강한 삶에 공헌한다’는 사명과,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의학의 과학화와 표준화를 선도하여 세계 최고의 전통의학 연구기관으로 비상한다’는 비전을 세웠다.지난해 11월 제8대 원장으로 취임한 이혜정 원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의학의 과학화 및 세계화를 위해서는 먼저 한의계가 진정한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정 원장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한의학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한의학 교수로 있다가 밖에서 보던 한국한의학연구원과 원장이 돼서 보는 한의학연구원은 차이가 있을 것 같다.평범한 교수로 있을때는 몰랐는데 막상 한의학연구원에 들어와보니 안에 있는 사람과 밖에 있는 사람이 확연히 구분이 되는 것 같다. 밖에서 보는 한의학연구원은 ‘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많은 것을 모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원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소통이라는 관점에서 한의학연구원의 문을 좀 더 열고 외부의 전문가들과 같이 협력 및 연구하는 폭을 더욱더 넓혀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실제로 모든 연구파트 인원들을 만나서 방법들을 찾아보라고 얘기했다. 사실 밖에서는 한의학연구원에 대한 막연한 기대치가 높다. 하지만 안에서 들여다보는 한의학연구원은 국책연구기관이다 보니 밖에서 보이는 것보다 애로사항이 많았다. 한의계에 도움을 주는 연구는 물론이고 그것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미칠 파급효과도 생각해봐야 하고, 동시에 국가적인 어젠다도 함께 끌고 가야하는 미션이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어려웠다. 때문에 이런 것들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하는 문제도 생각하게 된다. 소통을 통해 단순히 알리는데 만 그치지 않고 진정한 소통을 통해서 연구원의 애로사항, 과제와 사명 등을 공유하고 일을 좀 더 잘 할 수 있도록 한의계 전체와 함께 노력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학회, 대한한방병원협회 등과 함께 한의계 전체를 위해 윈윈할 수 있는 공동목표에 대해 이야기 했다. 앞으로는 정기적인 모임도 갖을 계획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지난 1994년 개원한 이래 열악한 조건과 환경속에서도 한의학 연구를 계속해오며 한의학과 같이 성장해왔다. 그동안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이룬 성과들이 있다면.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로는 한약재와 한약 처방의 새로운 효능을 입증하고 안전성을 규명했으며, 신약을 개발했다. 구체적으로는 육미지황탕의 전립선비대증 치료 효과를 규명했으며 비만, 당뇨병성 백내장, 아토피 피부염, 신종플루 등의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또한 한약재 ‘백지’ 추출물이 천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고, 계피의 암 억제 및 항암면역 증진 효과도 확인했다. 아울러 다빈도 처방 25종에 대한 객관적·과학적 정보를 담은 ‘표준 한방처방 의약품 정보’도 발간했다.두번째로는 침·뜸 등 비약물 치료기술의 유효성 확인과 근거를 마련했다. 침의 안구건조증·알레르기 비염·루게릭병·코카인 중독·안면홍조·급성 위염 치료 효과 등을 확인했고, 뜸이 무릎 관절염과 안면홍조 등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세번째로는 개인의 체질별 특징을 이용한 맞춤의학을 실현시켰다. 안면진단기, 음성진단기 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체질진단툴(SCAT)과 통합 체질 건강 진단·자극 시스템 개발했다. 이와 관련해 디지털 맥진기와 설진기의 경우 현재 임상 시험 중에 있고, 사상체질 임상증례를 정리해 체질정보은행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한의임상정보편람을 발간했다.마지막으로는 한의학 지식정보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이뤄냈다. 전통의학 고전국역총서 발간, 동의보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동의보감 영역서 발간 및 동의보감 원문 및 국·영역문 담은 ‘내손안에 동의보감’ 앱을 개발했다. 또한 전통의학정보포털 ‘OASIS’ 개발 및 모바일·영문 서비스, 한의 시맨틱 검색 앱 개발, 한국한의약연감 및 한의약 정책 전문 저널인 ‘한의정책’을 발간했다.연구원의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센터도 건립이 본 궤도에 올랐고 대구에 한의기술응용센터가 새롭게 문을 연다. 어떤 의미가 있나.물론 큰 의미가 있다. 한의약 산업부문 기술허브 역할 담당할 한의기술응용센터의 경우 올해 5월, 대구광역시 동구 신서동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준공 예정인데 전체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3층의 규모로 기기개발실, 제형개발실, 경락기능 측정실 등으로 구성된 연구동을 비롯해 동물실, 기숙사 등을 갖출 계획이다.또한 한의기술응용센터는 대구·경북 지역에 조성되는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연계한 한의약 융·복합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해 한의약 산업의 기술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한방신약개발 및 임상실험 등을 통한 한의기술 실용화 연구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첨단의료복합단지, 국가지정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 등에 필요한 한의 원천기술 지원, 인근 영천, 풍기, 봉화 등 한의약 산업 클러스터에 연구원의 우수 기술을 보급해 한약재 재배·유통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한의학 연구개발·기술사업화 저변 확대, 지역 산·학·연 협력 거점 역할 등을 통해 한의학을 기반으로 하는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창조경제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아울러 올해 9월 전남 나주시에 착공 계획인 한의기술융합센터는 현재 설계 용역 진행 중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가 될 예정이다. 전라남도 내에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생물자원 활용 및 관련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한약자원을 발굴·보존 및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게 된다.향후에는 한약자원 신품종 개발과 보급시설 확보를 통한 국가 한약재 생산 중심지 역할 수행이 기대되고, 한의학연과 전라남도 한방산업진흥원, 약용작물 종자보급센터 등과 연계해 한약자원 연구의 메카로 구축될 것이다. 앞으로 임상 및 산업 활성화에 매진하겠다고 했는데 한의학의 표준화 사업이라는 점에서 꼭 필요한 연구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한의학의 표준화 분야 컨트롤 타워 역할 담당하는 한의기술표준센터를 이미 지난 2012년 5월 설립해 다양한 연구들을 진행중이다. 한의기술표준센터 통해 한의학 표준화 로드맵 을 기획하고 국가표준화는 물론 국제표준화 활동, 표준 보급 및 확산뿐만 아니라 한약재 품질, 한약처방, 침구경락, 용어 등의 분야에서 표준화 연구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또한 표준화 중장기 전략로드맵 수립을 통해 표준화와 기술별 액션플랜을 제시하고 있고, 2010년 설립되어 현재 한약·의료기기·용어 분야의 산·학·연·관 전문가로 구성된 ISO TC249 한의학 전문위원회의 국내간사기관을 2012년 8월부터 맡아 운영 중이다.한의학 표준화를 위해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추진하고 실행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한의학연구원은 2011년 2월 WHO 전통의학협력센터로 지정됐다. 한약물의 안전성, 올바른 사용 및 상호작용 등 한약의 과학적 근거기반 향상을 위한 WHO 사업 협력을 담당하고 있으며, WHO 전통의학 지역전략 개발 및 전통의학 국제 분류(ICTM) 개발 지원, WHO 전통의학 지역전략 실행 및 WPRO 개발도상국의 전통의학 전문 인력개발 지원 협력을 담당하고 있다.특히 표준화 연구를 바탕으로 일회용 멸균호침, 뜸, 피내침, 이침 등 KS를 개발했고, 국제표준화기구인 ISO TC249에 맥진기, 뜸, 전침기, 피내침, 부항 등의 국제표준을 제안하여 개발 중에 있다. 이외에도 WHO WPRO 통해 국제 경혈위치표준 마련, 국제질병분류 프로젝트 등에 참여해 한의학의 국제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아울러 한의 임상 및 산업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이를 위해 산업계 수요를 바탕으로 표준을 개발하고, 개발된 표준이 다시 임상 및 산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임상 분야에서의 표준 활용은 대한한의사협회 등과 협력하여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며, 한의약 산업체의 표준화 활동에 대한 많은 참여와 표준 적용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현재 한의계에는 세계적으로 한의학 이론을 알리고 실증적인 연구결과를 도출해 발표하고 토론할 수 있는 국제적인 학술대회 많지 않다. 대한한의사협회의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와 대한약침학회의 `iSAMS` 등이 대표적인 국제학술대회로 알려져 있지만 그 수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원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다.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약침학회 등 한의계에서 국제적인 학술대회를 꾸준히 개최하는 등 수많은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와 ‘iSAMS국제학술대회’가 있지만 아직 한의학이 가진 우수성과 한의학의 수준을 전세계에 제대로 보여주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이와 관련 한국한의학연구원은 2013년 일본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 끝에 전 세계 전통의학 및 보완대체의학, 통합의학 분야 전문가들의 세계적 교류의 장인 세계 최대 보완의학 국제학술대회 ‘ICCMR 2015’ 유치에 성공했다. 올해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제주에서 개최될 ICCMR 2015가 한의학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현재 2014년부터 진행된 1, 2차 접수를 통해 중국, 호주, 미국, 영국, 홍콩, 일본, 독일, 대만 등 총 27개국 346편의 초록, 6개국 29편의 세션 제안서가 접수된 상황이다. 2013년 런던과 2014년 미국 마이애미 대회의 최종 초록 접수는 평균 430편이었지만 1월 말부터 2월 말까지 진행되는 마지막 3차 최종 초록 접수를 통해 약 500여 편의 초록이 접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때문에 ICCMR 2015는 전 세계 전통의학 관련 연구자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 한의학이 국제무대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무대가 될 것이며, 연구원을 비롯한 전체 한의계가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정부는 국정과제로 한의학 세계화 사업을 추진중이다. 세계화에 대한 전망과 전략이 있다면 말씀해달라.급성장하고 있는 세계 전통의학시장을 겨냥해 한의학 분야 산업을 육성하고 한의학의 우수성을 브랜드화 시켜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면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이 창출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한의약 세계화 사업에서는 의료·교육·문화·산업이 융합된 중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고,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약 세계화 추진단을 발족, 한의약 세계화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나고야의정서와 FTA 등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의약 지식 재산 보호 및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지식재산 보호·육성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ISO에서 추진 중인 전통의약 분야 국제 표준화에 대한 국제 표준 추진체계 확충 및 한의약 표준 로드맵 추진을 통해 국제표준 대응체계 강화해 나가고 있다.또한 한의약 해외 진출을 위한 전략 및 운영 모델 연구를 통해 해외진출 지원 콘텐츠·한의약 분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외 보건의료계의 한의약에 대한 이해도 제고 및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한의약 강좌·학위과정 운영, 해외 현지 동의보감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고 있다.앞서도 언급했지만 한의약 우수성 및 글로벌 인지도 향상을 위한 ICCMR 2015를 개최 및운영할 예정이며, 전통의약의 육성 및 발전의 필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주요 분야(의료서비스·한약품질·연구개발·산업발전·세계화)로 위원회를 구성해 제3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 계획 수립하고 있다.다양한 한의약 세계화 사업을 통해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약 세계화 기반 확립과 세계시장 진출 거점 확보를 통해 세계 전통의약 산업의 대표 브랜드로 도약하고, 세계 전통의약 시장에서의 한의약 인지도를 끌어올림과 동시에 한의사 인력 및 문화의 해외진출에 대한 사회적 진입장벽을 완화 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다. 아울러 WHO 등 국제기구에서 한국에 유리한 안건 상정 및 의결을 유도하고, 한의약이 국제적인 대표 표준안이 될 수 있도록 인식을 확대시킬 계획이다.
최종편집: 2025-07-31 05: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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