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우리 가족들은 이상하게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 특히 우리 어머니가 아플 때 잘하시는 말씀이 의사가 뭘 아냐고 하는 말이다. 자가진단 및 자가처방으로 아픈 것을 아들한테 일단 숨긴다. 한편 이해가 가기도 한다. 아들이 알면 당장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 치료하자고 잔소리를 할 테니 그게 싫어서 극구 숨기는 것이다. 답답한 노릇이다. 그런데 환자가 의사한테 숨겨도 될만한 병이 있기는 하다. 바로 오십견이다.어깨 환자분들을 보다 보면 특이한 점이 있는데 대부분의 환자들이 어깨 아픈 증상을 오십견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오십견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의학용어로 유착성관절막염이라고 하는데, 가장 큰 특징은 어깨관절의 운동범위가 통증으로 인해 감소하는 것이다. 특히 손을 등뒤로 잘 돌릴 수 없어서 바지춤으로 윗옷을 집어넣기가 어렵고, 윗옷을 벗을 때 아주 힘들어 한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오십견이라고 자가 진단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오십견은 오십 대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의미로 불려지는데 이 말이 참 정확하다는 감탄을 할 때가 있다. 실제로 그 나이 대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원래 오십견은 특별히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와 어깨 안팎의 다른 손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원인은 여러 가지다. 중년이 되면 각자 분야에서 몇 십 년은 일을 하였을 것이고, 같은 일을 오랜 시간 반복하게 된다. 또한 각자의 생활습관, 잠버릇, 운동패턴 등은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굳어지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어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어깨통증 환자들이 제일 의아해 하는 것이 자기는 어깨를 별로 쓰지 않고 지냈는데 어째서 어깨가 이리도 아픈가 하는 문제이다. 또한 잠버릇이 어깨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의아해 한다. 하지만 손을 많이 쓰는 사람은 어깨가 많이 아플 수 밖에 없다. 손을 쓸 때는 팔꿈치가 몸통에서 떨어져야 자연스럽게 두 손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자세가 나오기 때문인데, 이 자세를 오래 유지하게 되면 회전근개 중에서 극상근이라는 근육에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이는 어깨통증을 유발하는 흔한 원인이고 오십견의 원인이 된다. 또한 습관적으로 엎드려 자거나, 옆으로 누워서 자는 사람들도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수면 자세는 낮에 쓴 근육을 밤에도 계속 쓰는 꼴이어서 회복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오십견까지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병원을 갈 시간이 안되거나 여유가 없을 때는 찜질방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 자가치료가 될 수 있다. 온몸을 감싸는 열기가 혈액순환을 돕고, 통증을 경감시켜서 굳어져있는 어깨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두 세 번씩 가서 잠깐 동안이라도 몸을 덥히고 나면 한결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모든 병은 원인을 알고 치료를 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 하지만 몸이 아픈 것보다 사는 것이 바쁘다 보니 자가치료방법을 하나쯤은 알고 있는 게 나쁠 것은 없다. 오십견은 궁극적으로 관절 운동범위가 회복이 되어야 치료가 끝나는 것이므로 물리치료가 필수적이다. 그 중에서 양팔을 앞으로 나란히 뻗어서 위로 올리면서 양팔이 양 귀에 붙도록 올리려고 노력하는 방법, 열중쉬어 자세로 양손을 등뒤에 붙여서 위로 올리려고 노력하는 방법이 가장 기본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는 물리치료 자세이다.소염제를 복용하면서 찜질방에서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운동을 꾸준히 연습하면 꽤 많이 회복될 수 있다.하지만 이런 자가 치료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 원인이 없는 오십견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원인이 있는 오십견이라면 원인을 치료해야 병을 더 키우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오십견같은 경우에는 치료가 어렵거나, 재활이 오래 걸리는 심각한 문제가 원인인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자가치료도 가능하지만 어깨 관절 전문의를 통해 치료를 하는 것이 고생을 끝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