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과거 정형외과 전공의로 응급실 당직 근무 할 때의 일이다. 호출기가 울려 응급실에 전화 하니 담당 간호사가 다급한 목소리로 어깨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진통제까지 투여했는데 호전이 안 된다고 한다. 경험 있는 전문의는 다치지 않았는데도 극심한 어깨 통증이 있다고 하면 환자 진료를 하기 전 증상만으로 대충 진단을 내리고 응급실로 내려간다. 대체로 이런 경우 10에 9명은 석회성 건염이기 때문이다. 어깨의 외상을 제외한 질병 중 응급실 내원 환자의 대부분은 석회성 건염이다. 석회성 건염의 특징은 갑작스러운 극심한 통증과 함께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의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는 점이다. 환자들은 어깨에 석회가 있다고 하면 석회를 깨버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의료인 중에도 석회를 깨야 한다고 설명하는 분들이 있다. 석회성 건염의 석회는 딱딱한 고체 성분이 아니라 치즈나 치약처럼 무른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깰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석회성 건염에 흔히 사용되는 충격파 치료는 염증을 조절하고 주변의 조직을 자극하여 치료하는 것이지 석회를 깨는 치료가 아니다. 그렇다면 석회성 건염은 왜 생길까? 사실을 말하자면 의사들도 아직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 하지만 그 병태 생리는 잘 알려져 있다. 석회는 생성기, 증식기, 안정기, 소멸기의 단계를 거친다. 극심한 통증은 생성기나 증식기에 발생한다. 이 시기 주변 조직에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극심한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면 치료 안하고 놓아두면 안정기, 소멸기에 접어들어 통증이 좋아 질까? 정답은 안타깝지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이다. 환자 중 석회성 건염으로 고생하다가 치료 받고 좋아졌다고 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이런 경우는 다행히도 환자가 가지고 있는 석회가 안정기나 소멸기로 접어들어 염증이 스스로 좋아진 경우다. 그러나 종종 환자의 석회성 건염이 안정기나, 소멸기로 전환되지 않고 증식기를 반복하는 경우나 새로운 석회성 병변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통증이 좋아졌다가 재발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럴 때는 적절한 의사의 치료가 필요하다.환자들은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면 수술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미리 겁내시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석회성 건염은 소염제나 주사 치료, 충격파 치료 등 다양한 해결 방법이 있다. 후유증이 거의 남지 않아 치료도 쉽다. 그러나 종종 석회성 건염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는 환자 분들이 있는데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경우에는 치료가 어려워진다.첫 번째는 석회의 크기가 너무 커 스스로 소멸이 안되고 반복적으로 염증이 재발되는 경우다. 이런 경우 석회의 크기에 따라 필요 시 관절 내시경으로 석회를 제거 해주면 완치 될 수 있다.두 번째는 석회가 있는 주변 조직의 손상과 동반된 경우다. 이는 회전근개 파열의 우려가 있어 가장 문제가 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석회는 극상건이라는 회전근개 근육(건) 조직 중 하나에 호발하는데 간혹 이 근육의 손상, 파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 때 석회성 병변으로만 생각하고 치료를 지속하다 보면 회전근개 파열의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석회성 건염으로 진단 받고 증상이 잔여 되거나 반복해서 재발이 된다면 회전근개 파열의 크기나 양상을 정확히 파악하여 필요 시 관절경적 수술을 받는 등 정확한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최종편집: 2025-05-01 22: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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