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예로부터 “살이 키로 간다”는 말이 있다. 살 찐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과연 맞는 말일까?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이다. 과도한 체지방은 오히려 사춘기를 빨리 유발하여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해 저신장을 유발할 수 있다. 키가 크는데 소요되어야 할 성장호르몬도 지방분해에 소모돼 남들에 비해 성장의 가능성이 현저히 적어지고 빨라진 사춘기로 성장이 멈추는 시간도 빨라져 클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줄어버린다. 가끔 살이 찐 후 키가 많이 크면서 살이 빠졌다는 경험담을 들을 수 있는데 이 말의 진실은 이렇다. 살이 키로 간 것이 아니라 살이 찌면서 체지방이 증가해 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고 그렇게 사춘기가 시작된 후 급성장기가 와서 키가 많이 컸다라는 뜻이다. 원래는 반대로 급성장기에 키가 많이 크다 보니 살이 빠진 것인데 거꾸로 해석한 것이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인 H양은 어릴 때 편식을 하고 잘 안 먹는 아이였다. 키도 작고 왜소해서 엄마는 무조건 많이 먹이면 클 것이라고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많이 먹일지 늘 고민했다.그러다 어느 순간 잘 먹게 되었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오히려 또래보다 통통해졌다. 그 후 점점 살이 더 찌더니 중학교 들어와서는 비만이 되었다. 현재 키가 160 cm정도로 작은데 최근에 별로 키가 크지 않아 본원에 내원하게 되었다. 검사를 해보니 역시나 성장판이 거의 닫혀가고 있었는데 불행히도 현재 고도비만에 해당될 정도로 비만도가 심해 키는 물론 건강까지 염려되는 상태였다. H양의 경우 과체중이 지속되면서 키는 별로 안 크고 오히려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어 급성장기가 남들보다 일찍 지나 키가 많이 작은 상태로 생각되었다. H양 엄마는 많이 먹고 살이 찌면 키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사춘기만 빨라져 키가 더 작아져 버리고 비만이 되었다며 자책을 했다.H양의 경우처럼 과체중이나 비만이 지속되어 체지방과 피하지방이 증가하면 성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되고 사춘기가 일찍 찾아온다. 이는 체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 아디포카인 등의 물질이 사춘기 중추에 작용해 사춘기 발현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은 정상체중인 아이들에 비해 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하여 일찍 사춘기가 시작 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되므로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작아 지게 된다. 키를 성장시키는데 쓰여야 하는 성장호르몬이 아이들의 지방분해를 돕는데 쓰이기 때문에 과체중이나 비만은 아이들의 키 성장에도 악영향을 준다. 소아비만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키의 문제만이 아니다. 성장기 아이들이 살이 찌게 되면 지방세포의 숫자 자체가 증가하기 때문에 한 번 증가한 세포 수는 다이어트를 해도 줄지 않는다. 때문에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고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확률이 성인비만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성인 비만의 경우 그 자체가 이미 병이라고 인식되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아이들은 뚱뚱해도 살이 나중에 모두 키로 갈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과 뚱뚱한 아이들에게 관대한 정서 때문에 소아비만이 적극적인 치료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는 것이 큰 문제다.아이들이 잘 먹고 잘 자라기를 원하는 것은 부모들의 한결 같은 바람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무조건 많이 먹어야 잘 자란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적당히 먹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성장과 건강 그리고 성조숙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최종편집: 2025-05-01 22: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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