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델리의 생활용수에서 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하기 어려운 `슈퍼박테리아` 유전자가 광범위하게 검출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7일 카디프대학 연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티머시 월시 등이 이끈 카디프대 연구진은 델리 주민이 식수와 세탁용수로 쓰는 물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항생제 내성 유전자 NDM-1이 생활용수에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의학 학술지 `랜싯 감염병` 최신호에 발표했다.
NDM-1 유전자를 갖고 있는 대장균이나 폐렴간균(K. pnumoniae)은 강력한 항생제인 카바페넴에도 내성을 갖게 된다. 일반적인 항생제가 듣지 않음은 물론이다.
내성 유전자가 델리의 생활용수에 만연한 결과에 비춰볼 때 그렇지 않아도 감염에 취약한 환자들이 슈퍼박테리아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을 뿐 아니라 전세계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또 이 내성 유전자가 기존의 대장균과 폐렴균뿐 아니라 콜레라 및 이질균까지 퍼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 소속 마크 톨먼은 "이번에 확인한 슈퍼박테리아 이질은 현재로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유럽연합(EU)에서만 2만5천명이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사망하며 전세계적으로 연간 사망자가 수십만명을 헤아린다.
WHO는 올해 `세계 보건의 날`(4월 7일)의 주제를 `항생제 내성`으로 정해 심각성을 강조하고 오남용 개선을 촉구했다고 AFP 통신이 이날 전했다.
마리오 라비글리오네 WHO 결핵퇴치국장은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항생제 내성이라는 극도로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준비도, 예산도, 조직도 없다"며 "감시체계가 허술하거나 아예 없는 나라도 많다"고 말했다.
라비글리오네 국장은 "각 환자에게 필요한 양보다 적은 양의 항생제를 투여하면 내성을 유도하게 된다"며 항생제 오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WHO는 또 축산.양식 항생제 남용도 내성의 원인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