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오는 11월 9일은 국가가 지정한 소방의 날이다. 소방의 날은 화재신고 번호인 119에서 따온 날짜로, 국민들에게 화재에 대한 경각심과 이해를 높이고 화재 예방을 독려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하지만 소방의 날을 맞아 한 번 더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 바로 매일 화마와 씨름하는 소방관들의 노고와 건강에 대한 부분이다. 특히 소방관은 화재 진압을 비롯해 각종 재난현장에 긴급하게 투입되는데, 이에 따른 근골격계 질환 발병률이 매우 높은 직업군에 속한다.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박준석 과장은 “소방관들은 무거운 소방 장비와 재난 현장에서 사용하는 공구 사용, 환자 이송, 보호 장비 착용 등으로 인한 관절, 척추 부상 위험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방관 10명 중 7명 정도가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통계 자료들이 이를 대변하고 있으며, 이는 소방관들의 업무 효율은 물론 국민의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무거운 장비들과 극한의 구조 작업, 어깨 충돌증후군 유발소방관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 부위는 단연 `어깨`다. 인명 구조를 위한 유압구조장비는 20kg에 육박하며, 화재 진압을 위한 소방 호스의 무게만 해도 약 5kg, 여기에 뿜어져 나오는 물의 압력까지 더하면 근력과 체력을 넘어 정신력으로 버텨야 하는 근무환경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개인 보호장비 착용 무게 또한 15kg 이상에 달한다고 하니 소방 장비를 지니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어깨를 비롯한 관절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하지만 구조 활동을 하다 보면 장비를 들고 뜀박질 하는 것은 기본, 어깨를 머리 위로 올리는 자세 및 밀고 당기는 등 순간적인 힘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어깨에 과도한 충격이 계속적으로 이어지다 보면, ‘어깨충돌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어깨충돌증후군은 견봉이라고 불리는 어깨 위쪽 뼈와 어깨의 360˚ 회전을 도와주는 회전근개라고 하는 어깨 힘줄 사이가 좁아지고 서로 부딪혀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의미한다. 어깨 충돌증후군은 소방관을 비롯해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이나 야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의 운동을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질환 초기에는 어깨가 결리는 등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점차 팔 위쪽 부분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되고, 간혹 어깨 뒤쪽, 목과 머리 부분까지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서울부민병원 관절센터 박준석 과장은 "어깨충돌증후군이 계속 진행될 시, 회전근개 손상으로 이어지고 심한 경우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깨 질환은 X-ray나 MRI 등의 정확한 진단 없이 자가진단과 찜질, 마사지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쉬운 신체 부위에 속한다. 어깨충돌증후군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운동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법으로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의 마음가짐 또한 중요하다.어깨충돌증후군 치료 시 운동치료에서 주의할 점은 손상된 근육을 강화시키기 위해 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운동하기 보다는, 어깨 주변 근육들끼리 균형을 잡아 구조적으로 안정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으로 어깨와 충돌하는 견봉 부위를 다듬어 주는 견봉성형술을 시행한다.몸의 균형 잡지 못한 채 아슬아슬 구조활동, 요추 염좌 일으켜무거운 소방 장비를 들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척추질환을 일으키는 여러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구급활동을 하는 소방관들은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명을 구조해야 하며, 들것으로 환자 이송 시 순간적으로 급격한 힘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구조 작업 곳곳에 과도한 허리 비틀림 현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흔히 ‘허리를 삐었다’고 표현하는 요추염좌로 이어질 수 있다. 요추염좌란 요추(허리뼈) 부위의 뼈와 뼈를 이어주는 섬유조직인 인대와 주변 근육, 디스크 등의 연부조직들이 순간적으로 손상 받는 것을 말한다.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뻐근하고 둔한 느낌의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요추염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면서 한 번쯤은 겪게 되는 흔한 질환 중 하나지만, 소방관에게는 더욱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요추염좌가 발생할 경우 척추 주변 인대나 근육들이 척추 뼈를 단단하게 고정시켜주지 못하고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이때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거나 지속적으로 허리에 무리를 주게 되면 다른 척추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활동을 하는 소방관들은 척추가 쉴 틈도 없이 또 다른 구조 현장에서 신체를 과사용해야 하게 되고, 허리 통증과 질환의 악순환이 연속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무리하지 않고 쉬는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은 소방관들은 업무 틈틈이 허리 스트레칭과 척추 기립근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시행하는 것이 좋고, 허리 주변 근육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부상을 막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