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평소 집안일을 열심히 하는 40대 주부 이 모 씨. 이 씨는 밤에 잠을 잘 때면 손이 타는 듯이 아프고, 감각이 없었다. 그럴 때면 잠에서 깨 손목을 주무르면 좀 나아졌다. 그렇지만 통증이 만만치 않고, 잠을 자는 도중 자주 깨기 때문에 다음날 일상생활에 이만저만 아니었다.고심 끝에 병원을 찾은 이 씨는 진단 결과 수근관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수근관 증후군은 손목에서 손가락으로 지나는 신경이 붓거나 눌려서 생긴 질환이다. 다행히 이 씨는 의료진으로부터 초기 증상인 만큼 주사요법으로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이 씨는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주사요법을 받기로 결정했다.수근관 증후군은 손목의 신경 부위 이상으로 생기는 질환이다.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거나 설거지, 걸레질 같은 집안일 등으로 손목을 많이 쓰는 현대인들에게 자주 생긴다. 컴퓨터나 주방일 등으로 손을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손목이나 손 전체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때 손의 근육, 인대, 관절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손목 신경 문제로 인한 수근관 증후군인 경우가 많다. ◆ 평면내 자신경접근법, 기타 치료법 보다 우수손목의 신경 이상으로 발생한 수근관 증후군에 기존 치료법 보다 효과가 우수한 치료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가천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박기덕 교수는 수근관 증후군 환자에게 사용된 ‘평면내 자신경접근법’이 초음파 유도 접근법, 맹검주사요법 보다 효과가 우수했고 부작용은 적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수근관 증후군 판정을 받은 44명의 환자 75개의 손을 대상으로 주사요법 후 4~12주 사이의 상태를 관찰했다. 대상은 평면내 자신경 접근법군(A군) 15명, 평면외 초음파유도 주사군(B군) 14명, 맹검주사군(C군) 15명이었다. 모든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리토카인(1%) 1mL와 트리암시놀론 40mg이 투여됐다. 각 군의 상태 평가는 보스턴 손목굴 설문지(BCTQ)를 이용하고 전기생리학적 검사, 초음파검사를 사용해 이뤄졌다. 검사 결과, A군은 다른 군에 비해 자각증상과 전기생리학적 검사가 4주째부터 좋아져 12주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음파 검사 결과에서도 다른 군에 비해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시술 후 12주 후 주요 평가 별 항목에서 A군이 모두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초음파 검사 소견에서 횡단면적(CSA, 낮을수록 양호)을 측정한 결과 A군은 9.32점, B군은 11.72점, C군은 10.38점을 보였다. A군은 B군이나 C군에 비해 횡단면적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러 요인으로 부어있던 정중신경이 제 모습을 찾아간 것으로 해석된다.보스턴 손목굴 설문지 검사 결과에서 증상중증도척도(SSS, 낮을수록 양호) 점수는 A군이 12.18점인데 비해 B군은 17.41점, C군은 20.18점으로 높았다. 또 기능적평가등급(FSS, 낮을수록 양호) 점수는 A군이 8.76점인데 비해 B군과 C군은 모두 10.18점이었다.전기진단 검사 소견에서도 복합운동활동(CMAP, 높을수록 양호)은 A군이 14.50점, B군이 13.31점, C군이 11.09점이었고, 감각신경활동전위(SNAP, 높을수록 양호)는 A군이 18.01점, B군이 14.21점, C군이 13.03점을 기록했다.박 교수 “이번 연구 결과 평면내 자신경 접근법이 다른 방법 보다 훌륭한 결과를 가져와 환자의 손목 기능뿐 아니라 삶의 질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근관 증후군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 교수는 이 같은 연구가 담긴 논문 ‘평면내 자(척골)신경접근법을 이용한 초음파유도 손목굴주사 시술요법의 효과에 관한 연구’를 세계적 의학저널인 ‘Medicine’에 최근 게재했다.◆ 수근관 증후군, 성인 둘 중 한명은 경험수근관 증후군은 누구라도 평생에 걸쳐 한번 정도 걸릴 확률이 50% 이상일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증상은 잠든 동안 손이 타는 듯 한 느낌을 받기도 하고,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이때 손을 많이 움직이거나 주무르고, 털면 통증이 가라앉는다. 원인은 뼈나 인대, 근육의 문제로 인식하기 쉽지만, 사실은 신경이 문제이다. 손목에는 뼈와 손목을 가로지르는 인대로 둘러싸인 작은 터널이 있고, 터널 안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과 손가락 감각을 주관하는 정중신경이 있다. 수근관 증후군은 바로 손목을 지나는 2개의 신경 중 하나인 정중신경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정중신경이 손목 내외부의 요인으로 좁아지거나 부어서 발생한다. 정중신경이 손상되면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자주 발생한다.증상이 가벼울 때는 보존적 치료로써 손목을 고정하는 방법을 사용하지만, 심할 때는 원인을 찾아서 직접 치료해야 한다. 박 교수는 “일단 병이 생기면 컴퓨터 사용 등을 자제하고, 손목 등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부목을 대는 것도 필요하다”며 “증상이 심할 때는 손목 부위에 주사를 맞거나 수술하는 방법 같이 보다 적극적인 치료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수근관 증후군 예방법 - 키보드 자판은 항상 팔꿈치 보다 낮은 위치에 놓을 것 - 모니터 화면은 눈 밑 1도에서 60도 사이에 둘 것 - 손목과 같이 팔이 닿는 부위에는 보호 패드를 사용할 것 - 컴퓨터 책상 밑에는 발을 놀릴 수 있는 공간을 둘 것 - 등받이와 팔걸이가 있는 책상과 의자를 사용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