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Q:. 봉사활동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인데 의료봉사활동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또한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면. 특별히 봉사활동을 한다고 생각하며 일을 한 적은 없다. 직업이 의사이기 때문에 표현을 봉사활동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 의료행위 자체가 봉사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구태여 계기를 찾는다면 의사가 된 동기가 오지에 가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물론 이러한 생각이 막연했기도 했고, 의사가 된 후에는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서 학교생활과 몇몇 병원에서 의사로써 지내다가 개업을 하게 됐다. 이후 1994년 르완다에서 발생한 부족 간의 살육 현장을 다녀온 것이 계기가 된 것 같다. Q. 의료봉사단체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WELL International 은 어떤 성격의 단체인지 소개한다면. WELL 은 Well of Eternal Love & Light 라는 문구의 첫 자로 구성돼있듯이 그 의미는 “영원한 빛과 사랑의 샘”이라는 뜻이다. 빛, 사랑, 샘 세 단어는 모두 기독교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하나님의 속성인 사랑을 의료의 행위를 통해 고통 받는 사람을 치료해주고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기독교 의료 선교단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모두가 같은 마음이 되어 아픈 이들을 치료하고 돌보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몸이 아프면 그 고통을 덜어주고 치료해주는 것이 당연한데도 오지에 있는 이들은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가진 의료기술을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 Q. 의료소외 지역 등에서 봉사를 펼치면 애로 사항도 많을 것 같다,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매번 활동하는 나라와 지역에 따라 환경이 다르다. 때문에 일괄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어도 대략적으로는 교통이나, 전기, 물, 숙소, 모기 등의 벌레, 음식, 더위, 추위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여건들이 치료를 하는데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조금 불편할 뿐이다. 전기가 열악하고 물이 부족한 경우에는 치료받는 이들도 불편하겠지만 서로 의지하고 돕다보면 불편함마저 사라질 때가 있다. 또한 숙소의 경우도 우리는 잠깐 머물기에 이러한 사소한 불편함은 얼마든지 소화할 수 있다. 또한 더위나 추위도 해당 지역의 날씨에 따라 변하기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우리가 아무리 최상의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준비를 한다고 해도 지역 환경에 따라 상황이 변할 수 있기에 항상 감수하고 있다. Q. 의료 봉사활동과 함께 다른 방면으로도 구호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 처음에는 단순히 아픈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치료를 하는 의료가 활동의 주목적이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식량이 부족한 곳이 있으면 식량을 지원해주기도 하고, 추위와 싸우는 이들이 있으면 담요나 의복 등을 같이 공급하기도 한다. 이들에게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곳을 방문하면서 이러한 생필품도 중요하다고 느꼈다. 특히 재난지역에 갈 경우는 재난 구호활동에 동참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활동 지역을 고정해서 병원이나 학교, 모자원, 탁아소 등을 운영하면서 선교활동도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의료봉사를 하면 환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봉사를 베푸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의료봉사활동이 주는 의미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최근 사회 환경의 여러 가지 여건과 개념의 변화로 의료봉사라는 개념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의료행위는 나보다 불편한 환경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이라고 본다. 때문에 어떤 조건을 따지기 전에 무조건 자신이 이러한 일들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 자체를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봉사를 잠깐 하는 것으로 그분들의 생활에 대해 100% 알 수는 없지만 따뜻한 손길 하나에도 마음으로 진정한 감사함을 느끼는 것을 알 수 있다. 봉사를 하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 놓치던 것들을 많이 보게 된다. 가끔 여유를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의료봉사를 하는 것도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모두들 바쁘게 활동하지만 그 속에서 나름대로의 여유를 찾고 큰 깨달음을 얻고 있다. Q. 의료 봉사 활동을 다니다 보면 개인적인 시간에 제약이 있을 것 같은데 ,가족들이 섭섭해 할 것 같다. 어떤가? 시간적 제약이나 불편이 없을 수는 없다. 휴가를 같이 보내지 못한다거나 휴일에 봉사를 하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가족들이 섭섭해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배려해 주고 응원해주고 있다. 가족들 역시 봉사에 대해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어려운 이들을 돕는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있다. 오지 지역에 갈 적에는 오히려 독려해주기도 했다. 이렇게 가족들의 전적인 찬성과 후원이 있었기에 의료봉사가 가능했다.가정의 한 가장일 경우에는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의료봉사를 하겠다고 결심을 하면 절대로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없다. 가족들의 응원과 후원이 없으면 꾸준히 활동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다. 때문에 우리 가족 모두가 봉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봉사에 할애하는 시간만큼 가족들에게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Q. 예비 의료인이나 의료인들이 정기적으로 봉사를 펼치고 있다. 정기적으로 하는 봉사는 쉬운 것이 아닌데 이들에게 힘을 주거나 조언의 말을 해준다면.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겠지만 의료행위는 본질상 사랑을 바탕으로 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베푸는 행위이기 때문에 어떤 조건이나 대가나 보상을 바라고 한다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람 심리가 다 똑같기에 어떠한 행위를 통해 그 무엇인가를 보상받으려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의료봉사는 이런 것이 통하지도 않는 행위이다. 물론 봉사를 함으로써 마음 적으로 얻는 것은 많다. 교과서적인 말이긴 하지만 보람을 느끼고 치료받는 이들보다 치료행위를 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더 따뜻해진다. 그러나 혹 명예를 위해, 혹은 이력서를 채우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 잘못된 것이고, 이러한 경우에는 주변에서 계속 봉사를 하라고 떠밀어도 제풀에 지키게 된다. 항상 겸손하게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행해지는 의료행위가 되어야 한다. Q: 마지막으로 봉사에 대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진정으로 봉사하기를 원한다면 머릿속에 혹은 가슴속에라도 봉사라는 단어(개념)는 잊고, 그 자체만으로 행복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어느 순간부터 봉사라는 것을 의식하게 되면 계산을 하게 되고, 힘든 상황이 닥치면 모든 걸 놓고 도망가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런 계산 없이 의식 없이 봉사를 하면 몸이 고되고 힘든 상황이 와도 모두 함께 견디고 그 속에서 진정한 보람을 느낄 수가 있다. 봉사라는 것에 얽매이기 보다는 나의 가족을 돌본다는 마음으로 임한다면 어려울 것이 없고 헤쳐 나가지 못할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