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아토피 피부염은 흔히 유아나 소아 등 어린아이들에게만 생기는 것으로 알기 쉽지만, 최근 성인 아토피 환자가 늘면서 어른들에게도 새로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성인 아토피는 유·소아 아토피와 어떤 점이 다른지,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알아본다.어릴 때도 없던 아토피가 성인이 되어서 생기는 이유 아토피는 연령대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되는 요인이 각각 다르다. 성인 아토피는 유·소아 아토피에 비해 환경적인 요인과 건조한 기후 등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릴 적 아토피를 앓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아토피를 일으키는 요인을 가지고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요인이 특정 자극에 따라 뒤늦게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아토피의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으며 여러 가지 추측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면역 기능의 이상 반응이다. 세균이나 곰팡이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을 보이거나 자신의 피부 성분에 면역체계가 이상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을 아토피로 볼 수 있다.성인이 되어서 아토피가 생길 확률 아토피성 피부염은 보통 2개월~3세 때 극성을 부리다가 12~13세쯤 그 증상이 거의 사라지게 된다. 이것이 아토피가 아이들의 질환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된 이유이다. 그런데 다 나은 듯 했던 아토피가 17~18세에 갑자기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학계에서는 이를 ‘성인아토피’라고 부른다. 성인아토피는 17~18세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며 30대에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30대 이후에는 자연적 면역능력이 생기며 대부분 증세는 사라진다. 과거에는 소아 때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은 사람들 중 약 5% 만이 성인아토피로 이어진다는 게 정설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성인아토피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소아 때 아토피를 앓은 사람들 중 약 40% 정도가 성인아토피로 이어지는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한편 소아아토피를 앓지 않은 사람도 갑자기 성인아토피가 생길 수 있다. 이는 원래 아토피의 유전적 소인이 있었는데 어렸을 때 나타나지 않았다가 성인이 되어 갑자기 좋지 않은 환경에 노출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학계는 보고 있다.성인 아토피와 유아·소아 아토피의 차이 원인과 발생에 있어 성인 아토피는 유소아 아토피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우선 유소아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외부 자극에 쉽게 반응하므로 팔과 다리, 팔꿈치 안쪽 등에 주로 아토피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진물, 딱지, 고름 등의 증상을 보이며 기관지 천식이나 비염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에 반해 성인 아토피는 스트레스가 주원인인 경우가 많다. 보통 학업과 취업 등의 문제로 스트레스가 많은 17세 이상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업무가 과도한 직장인들의 경우 우울증, 중독 증세 등 정신적 질환을 동반하며 발병하는 사례도 있다. 또 피부가 약한 상태에서 포도상구균 등의 세균에 감염되거나 환경호르몬 물질의 함유가 의심되는 각종 화학세제나 플라스틱용품 같은 인체 유해 물질과의 접촉으로 인해 아토피가 유발되기도 한다. 성인 아토피는 목의 양측, 팔 다리가 맞닿는 부분 등에 주로 생기는데 주로 중증화, 만성화 되는 경우가 많다. 염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피부가 두터워지거나 피부 색소가 침착되어 검어지는 경우도 있다. 사춘기 이후 여성에게는 유두 습진이 생기기도 한다. 성인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화되기 쉽고, 아토피 증상이 심해질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회활동 제약이 생긴다는 점에서 치료 시 어려움이 있고, 환자들도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다. 청소년의 경우 학업에 집중하기 어렵고, 성인의 경우 직장생활 등의 사회활동에 제약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는 아토피 증상이 유아 때와 달리 주로 눈과 입 주변, 목, 귀 등 얼굴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가려움증으로 얼굴을 긁다 보면 금새 피부가 붉어지면서 딱딱해지고, 전날 밤에는 정상적인 얼굴이었는데 아침에 일어나고 보면 얼굴 전체에 딱지가 않고 누런 진물이 흐르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이들 중에는 대인기피증이 생겨 학업을 중단하거나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아토피가 생겼을 때 바꿔줘야 하는 환경과 생활습관 아토피 증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는 체질적, 정서적, 환경적인 요인이 있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이나 정신적으로 피로해지기 쉬운 사람, 결벽증 같은 극단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또 건조한 공기, 집먼지진드기, 세균 등의 미생물, 먼지, 식물의 꽃가루, 공해물질에 접촉되는 경우에도 아토피성피부염이 심화될 수 있다. 성인 아토피 환자의 절반 이상은 아토피뿐 아니라 다른 알레르기 질환을 함께 앓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아토피를 치료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건강을 되찾아야 한다. 실내 온도와 습도는 적절히 유지하여 평소 실내 환경은 가려움증을 유발하지 않게 관리한다. 실내 온도는 약 20℃, 습도는 50~60%를 유지하고 가습기는 물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청결하게 사용한다.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집먼지 진드기가 주로 서식하는 천 소파, 카펫, 침대 등의 사용을 피하고, 베개나 이불 등 침구는 자주 세탁하거나 자주 햇볕에 바짝 말린다. 또한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개발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긴장은 가려움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평소 규칙적인 생활로 생활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하며, 일상생활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스트레스가 쌓였을 경우 해소할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글: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