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복시 치료의 두 번째 사례는 61세의 여성 환자로 사경과 복시가 함께 발병하여 여러 가지 치료를 하였으나 전혀 차도가 없다가 필자에게 와서 치료를 받은 케이스이다.이 환자는 사경이 발병한지는 약 4년 정도 되었으며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방치료는 물론이고 각종 민간요법을 받아봤다고 한다. 환자의 체격은 보통이고 혈색은 흰 피부로 윤택한 편이고, 나이에 비하여 주름이 별로 없었으며, 최초 내원당시에는 사경이 상당히 심한 편이었다. 우측으로 머리와 목이 기울어 있었으며, 좌측으로 바로 잡으려고 항상 힘을 주고 있어서 매우 힘들어하는 형편이였다. 양방 신경외과에서 보톡스주사를 맞으면 낫는다고 하여 보톡스주사 치료를 받고 사경이 약간 좋아지는 것 같았으나 치료 후 얼마 되지 않아서 복시가 발생하였다. 사경역시 1개월 정도 지나자 거의 원래의 상태로 돌아왔다고 한다. 사경과 복시 두 가지 증상이 겹쳐져서 환자는 대단히 힘들어 하였고, 실제로 똑바로 걷는 것이 힘들 정도였다. 필자가 진단해보니 맥은 현맥상을 띠고 복진상으로는 제 주위가 경결되어 있어서 단단하기가 돌과 같은 정도였다. 변비가 심하여 3일에 1회 정도의 통변이 있으며 치질이 있고 우측 어깨가 앞으로 심하게 뭉쳐있었다. 또 풍지혈의 약간 아래쪽이 경결과 통증이 현저하게 나타나서 손을 대지 못할 정도였다. 소화는 어느 정도는 되는 편이었지만 육류와 같이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었으며 고추 등 매운 음식을 먹으면 심하부가 아프고 痞滿(비만)이 발생하였다. 또 전신의 피하에 혈락이 많이 발생하였는데 특히 안면과 목과 가슴의 사이 부분, 소퇴의 외측, 대퇴의 외측과 고관절 외측 등이 심하였다.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었고 갈증은 별로 없었으며 손발이 쉽게 차지고 저린 편이었다. 이상의 증상이나 맥진 등을 바탕으로 판단하건데 양풍체질의 어혈이 원인으로 진단되어서 祛瘀煎(거어전)을 중심으로 처방하고 침 치료를 하였다. 침치료는 본치로서 좌측 내관, 포중, 이문, 곡택, 양릉천, 태충에 자침하여 10분마다 강자극을 주었으며 30분간 유침하였다. 그리고 우측 풍지혈의 경결부위 중심의 반대편 즉 건측에 자침을 하되 중심에 1개 부위 그리고 사방에 4개 부위를 자침하여 강자극을 주고 5분 후에 발침하였다. 이 부위는 일종의 아시혈로 정확히 풍지부위는 아니고 풍지의 약간 아래에 해당되는 부위이며, 메추리알 정도의 크기로 경결이 되어 있으므로 5개의 침을 놓는 것이다. 강자극을 주는 동안에 침향이 여러 방향으로 나타났는데 하나는 자침하는 부위에서 직하의 내부로 가고, 또 하나는 약간 아래쪽으로 팔을 향해서 나타났으며, 마지막 하나는 머리의 안쪽을 통해서 우상방으로 가서 환측의 눈 안쪽까지 침향이 울리듯 나타났다. 1주일간의 치료를 받고나서부터 복시가 서서히 좋아지기 시작했으며, 약 2개월의 치료로 완전히 치료되었다. 그러나 사경은 호전되기는 했으나 완치가 되지 않아서 약을 계속 복용하고 기공훈련을 하도록 지도하였지만 그 후로 한동안 내원하지 않다가 약 1년 전에 다시 내원하였다. 당시에는 복시가 완전히 치료되었으며 사경은 완치가 안 된 상태였다. 환자에게 이야기를 들으니 어느 한의원에서 사경을 완치할 수 있다고 하여 치료를 한동안 받고 효과가 전혀 없어서 다시 신경외과에서 치료를 받다가 보톡스주사요법을 받으라고 하는 바람에 무서워서 다시 필자의 한의원으로 왔다는 것이다. 사경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한양이나 침치료도 중요하지만 여러명의 사경환자를 치료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공훈련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 환자의 경우에도 기공훈련을 강조하였는데 그것이 환자에게는 부담스러웠는지 10일 정도 치료 후에는 다시 내원하지 않았다. 다른 환자들의 예와 같이 이 환자도 언젠가는 다시 올 것으로 생각되는데 끈기가 없으면 사경은 완치가 어려운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복시의 경우에는 대부분 치료가 잘 되었다. <글 : 감로한의원 오수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