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봄의 시작과 동시에 들판에서는 봄나물들이 돋아난다. 겨우내 숨어있던 새싹이 따뜻한 봄이 오는 것을 먼저 알리는 것이다. 봄을 알리는 전령사답게 온 몸으로 향기를 내뿜으며 자신의 존재를 여기저기에 알린다. 화창한 봄날 들판이나 산에 오르면 바람을 타고 오는 봄나물 향기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그만큼 봄나물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봄나물은 다소 낯설어 맛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들에게는 옛날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추억의 자연식품이다. 봄이 되면 우리의 몸도 봄기운에 적응을 하느라 평소보다 2배 이상의 나른함을 느끼게 된다. 이럴 때 봄나물을 섭취한다면 입맛도 돋우고 건강도 챙길 수 있다. 봄에 먹어야 제 맛인 봄나물 각각의 효능은 무엇이 있을까. 봄의 여왕 ‘냉이’ 들이나 밭에서 자라는 냉이는 ‘나생이’나 ‘나숭게’라고도 불린다. 전체에 잔털이 있는 냉이는 봄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나물이다. 서늘한 기운을 좋아하기 때문에 냉장보관은 필수다. 보통 냉이는 늦가을부터 싹을 틔워 이른 봄에 재빠르게 자란 후 다른 작물들이 채 성장하기도 전에 씨앗을 뿌리고 생을 마감한다. 이미 가을에 작은 싹을 틔우기 때문에 겨우내 혹독한 추위와 매서운 바람을 모두 이겨내는 것이야 말로 피할 수 없는 냉이의 운명이다. 추위가 잠시 주춤하기라도 하면 봄으로 착각하고 어느새 자라나 씨앗을 남기고 만다. 뿌리가 완전하게 있는 것이 상품으로 가치가 있기 때문에 냉이를 캘 때는 뿌리가 끊어지지 않게 캐는 요령이 있어야 한다.냉이는 잎뿐만 아니라 뿌리까지 먹어야 참다운 맛을 느낄 수 있으며 비타민 B1과 C가 풍부하고, 단백질과 칼슘, 철분이 많이 들어있다. 때문에 봄에 찾아오는 춘곤증 예방에 좋다. 이뇨작용에도 뛰어나 붓기를 빼주고 콜린 성분이 다량 함유돼 간의 활동을 촉진시켜 간염, 간경화, 간장쇠약 등을 관리하는데 효과적이다. 특히 냉이는 봄철 잃을 수 있는 식욕을 찾아준다. 애피타이저를 먹으면서 입맛을 돋우듯이 상큼한 냉이를 먹으면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 입맛을 잃은 사람에게 딱이다. 냉이는 된장국을 끓일 때 넣으면 그 향기와 맛이 배가 되는데 냉이에 들어있는 무기질은 높은 온도로 끓여도 파괴되지 않아 영양가가 풍부한 상태로 섭취할 수 있다. 맛있는 냉이를 고르려면 크기가 너무 크지 않고 잎이 연하면서 뿌리가 가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요리법냉이무침재료 냉이 400g, 양념(고추장 40g, 된장 40g, 참기름 10g, 대파 10g, 깨소금 6g, 마늘 5g)만드는 법 1. 데친 냉이의 물기를 꼭 짠다 2. 데친 냉이와 양념을 골고루 섞는다 냉이된장국재료 냉이 200g, 물 1200ml, 대파 20g, 멸치 16g, 된장 40g, 고추장 8g, 소금 2g만드는 법 1. 냉이는 미리 데쳐둔다 2. 물에 멸치를 우려낸 뒤 된장과 고추장을 넣고 끓인 후 데친 냉이와 대파와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작은마늘 ‘달래’ 산과 들에서 자라는 달래는 보통 봄과 가을에 캘 수 있다. 물론 요즘은 하우스 재배를 통해 사계절 볼 수 있지만 실제 밭에서 키우려면 3월 말 이후에 알뿌리와 함께 캘 수 있다. 특히 달래의 원산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이므로 보다 손쉽게 섭취할 수 있는 식물이다. 달래는 봄에 주아를 심으면 한참을 지나 가을이 돼서야 싹을 틔운다. 보통의 종자들은 심고 나면 거의 바로 싹을 틔우는데 달래는 긴 시간을 땅 속에 있다가 가을이 돼서야 싹이 하나 둘씩 올라온다. 이때 자라는 줄기는 냉이와 마찬가지로 혹독한 겨울을 지내게 된다. 특이한 것은 달래는 알뿌리에서 새로운 알뿌리 2~3개를 키워서 자연스럽게 번식을 하기도 한다. 달래는 잎과 알뿌리 부분을 먹는데 알리신 성분 때문에 맵고 알싸한 맛이 난다. 비타민A나 B1, C 등이 들어있고 칼슘과 칼륨이 풍부하며 특히 칼륨성분은 체내의 염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해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효과적이다. 칼슘으로 인해 빈혈과 동맥경화에도 좋다. 달래에는 유독 비타민C 함량이 높아 생으로 먹는 경우가 많다. 높은 온도로 조리하게 되면 비타민C가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무침으로 많이 해먹는다. 맛있는 달래를 고르려면 뿌리가 통통하고 알이 크며 뿌리와 잎 끝이 생생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요리법달래무침재료 달래 100g, 무 100g, 양념(간장35g, 식초 5g, 고춧가루 5g, 참기름 5g, 깨 3g, 설탕 4g)만드는 법 1. 냉이는 다듬고, 무는 적당량으로 채 썬 후 소금에 절인 후 찬물에 헹군다 2. 냉이와 무, 양념을 골고루 섞는다 달콤하고 고소한 ‘봄동’ 봄동은 품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늦가을에 씨를 뿌려 겨울을 지내고 난 뒤 수확하는 배추라는 의미다. 보통 10월 초에 파종해 짚 등으로 단단히 월동을 시킨 후 그 해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수확한다. 봄동 구별 방법은 배추처럼 가지런하지 않고 사방으로 퍼져 있는 모양이다. 유독 달고 씹을수록 고소한 것이 특징인데 사각거리는 씹는 재미가 더해져 봄에 입맛을 돋우는 겉절이나 쌈으로 즐겨 먹는다. 배추보다 크기도 작아 어리고 연하며 찬 성질 때문에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섭취하면 좋다. 봄동에는 시스틴이라는 아미노산과 섬유도가 풍부해 변비와 피부미용에도 좋다. 비타민A와 C도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에 장 건강에 좋고 칼슘, 칼륨 등의 무기질도 풍부하다. 노화와 암을 예방한다는 항산화 성분 베타카로틴 함량이 배추에 비해 30배나 높다. 또한 김장용 배추보다는 수분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겉절이를 할 때에는 소금에 미리 절이지 말고 먹기 직전에 손질한 뒤 무쳐야 더욱 사각거리는 맛을 느낄 수 있다. 봄동은 특별한 양념을 하지 않아도 특유의 달고 고소한 맛 때문에 생으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요리법봄동겉절이재료 봄동 200g, 소금 10g, 양념(피시소스 30ml, 고춧가루 20g, 마늘 3g, 물엿 17g, 설탕 7g, 식초 3g, 참기름 5g)만드는 법 1. 봄동에 소금을 뿌려 15~20분간 절인 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2. 물기 뺀 봄동과 양념을 골고루 섞는다 쓴 맛의 귀재 ‘씀바귀’ 시골 들판이나 논두렁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씀바귀는 고채 혹은 씸배나물이라고도 한다. 줄기가 가늘고 잎과 뿌리에서 하얀 즙이 나오는데 이 즙이 쓴맛이 나 씀바귀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속설이 있다. 봄의 대표적인 나물인 냉이, 달래와 함께 ‘봄나물 삼총사’라고 불린다. 이른 봄에 나는 씀바귀를 먹으면 그 해 여름 더위를 타지 않는 다는 말도 있다. 간혹 고들빼기와 비슷해 헷갈리는 이들이 있는데 고들빼기는 줄기를 둘러싸고 있는 동그란 잎을 가지고 있으며 끝이 뾰족한 반면 씀바귀는 긴 잎이 줄기에 달려 있고 가장자리가 많이 갈라져 있다. 그 어떤 봄나물보다 쓴맛이 강하기 때문에 조리하기 전에 찬물에 장시간 담가놓은 뒤 사용한다.소화기능을 도와주는 씀바귀는 항산화 작용과 면역력을 높이는데 좋은 식품이다. 비타민A를 비롯한 칼슘, 인, 철분 등이 풍부하며 위장을 튼튼하게 해 소화기능을 좋게 한다. 노화 방지는 물론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있다. 특유의 쌉쌀한 맛이 일품으로 된장 양념을 하거나 새콤하게 무쳐 먹으면 식욕을 돋운다. 줄기가 억세거나 굵은 것은 피하고 가느다랗고 잔털이 많은 것이 좋은 씀바귀다. 요리법씀바귀무침재료 씀바귀 100g, 양념(고추장 10g, 참기름 4g, 식초 3g, 파 2g, 간장 2g, 마늘 2g, 소금 1g)만드는 법 1. 데친 씀바귀에 양념을 골고루 섞는다 명품 먹거리 ‘곤달비’ 곤두레, 참곤달취로 불리기도 하며 깊은 산지에서 자라는 명품 먹거리인 곤달비는 쓴맛이 적당하고 단맛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한테도 인기 있는 봄나물이다. 뿌리줄기가 굵은 것이 특징이며 잎의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뾰족하다. 곰취와 맛과 모양이 곤달비와 유사하지만 곰취의 향이 좀 더 진하다. 뿌리 쪽에서 여러 갈래 입이 넓게 자라 멋스럽고 시원스러워 보인다. 3월에서 4월에 맛보는 곤달비는 1월에서 2월경부터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것이며, 보통 재배는 5월 중순경부터 출하된다. 곤달비는 육류를 비롯한 거의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린다.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이 풍부한 것은 기본이고 예로부터 폐를 튼튼히 하고 가래를 삭인다고 하여 건강식품으로 여겨져 왔다. 잎을 삶아서 물기를 없애고 믹서에 간 뒤 떡이나 국수, 찐빵, 두부 등에 넣으면 푸르스름한 빛깔이 도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아니면 삶은 뒤 전을 부쳐 먹거나 밥에 비벼 먹기도 한다. 특히 깻잎처럼 장아찌를 해먹어도 맛이 좋다. 곤달비를 조리할 때 소량의 참기름을 함께 넣으면 부족한 지방산을 보충해 주고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돕는다. 요리법곤달비장아찌재료 곤달비 500g, 진간장 3컵만드는 법 1. 끓여서 식힌 진간장을 손질한 곤달비에 붓고 2~3일 재운다 2. 1번을 한 번 더 반복한다 3. 간장에 재운 곤달비를 그냥 먹어도 좋고, 취향에 따라 고추장, 물엿, 참기름, 깨소금, 다진 마늘로 양념해 버무려도 좋다 봄나물 안전하게 섭취하기 봄철에는 겨우내 잠들어 있던 기관들이 적응을 하기 위해 많은 영양소를 필요로 한다. 이때 비타민과 무기질 등이 많이 함유된 봄나물을 섭취하면 입맛도 돋우고 춘곤증을 이기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일부 봄나물은 잘못 섭취할 경우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올바른 조리법을 준수하는 것이 좋다. 두릅이나 다래순, 원추리, 고사리 등은 식물 고유의 독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반드시 끓는 물에 데쳐 독성분을 제거한 후 섭취해야 한다. 특히 원추리는 어린 순만 채취해 충분히 데쳐서 먹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달래나 돌나물, 참나물 등 주로 생으로 먹는 봄나물은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수돗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씻은 후 조리하면 잔류농약, 식중독균 등으로부터 안전하다. 특히 나물을 무칠 때는 맨손으로 조리할 경우 식중독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반드시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고 위생적으로 조리해야 한다. 또한 봄철이면 봄나물을 캐러 여기저기 가는 경우가 많은데 독초를 봄나물로 오인해 섭취할 경우에도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때문에 봄나물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는 경우에는 야생 식물들을 함부로 채취하지 말아야 한다. 사진:최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