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발족 3년 차를 맞이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기관장으로서의 역할을 부여받은 것에 무거운 사명감을 느낀다”지난해 4월, 김승희 식약처장이 식약처장에 취임하며 남긴 취임사다. 그러나 이러한 김 처장의 사명감이 1년도 못가 무색해졌다. 김승희 식약처장이 지난 14일 임명 11개월 만에 이임식을 치르고 사직했기 때문이다. 김 처장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신청서를 냈으며, 결국 비례대표 11번을 배정 받아 사실상 20대 국회 입성이 확정됐다.식약처는 지난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불량식품 척결을 목표로 청(廳)에서 처로 승격한 조직이다. 문제는 식약처 출범 이후 두 명의 처장이 모두 ‘국회의원 배지’를 목표로 식약처를 박차고 나갔다는 점이다. 김 처장에 앞서 식약처의 1대 처장을 지낸 정승 전 처장은 작년 3월 식약처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4·29 광주 서구 을 보궐선거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 낙선했다. 김 처장과 정 전 처장의 또 다른 공통점은 식약처와 농림부 등에서 오래 근무한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라는 점이다. 취임 당시 ‘식약처장에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기대를 모았던 이들이 공교롭게도 나란히 같은 이유로 갑작스레 식약처를 떠나다 보니, ‘두 처장이 결국 식약처장직을 국회 입성을 위한 징검다리로 밖에 여기지 않았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사실 주요 공공기관의 수장들이 총선 출마를 위해 임기도 채우지 않고 사퇴하는 일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실제 이번 새누리당 비례대표 신청자 명단에는 김승희 처장 외에도 최연혜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 박완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김석기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정승 전 식약처장, 이희승 전 식약청장, 장옥주 전 보건복지부 차관, 이복실 전 여성부 차관 등이 포함됐다.하지만 공교롭게도 식약처는 이명박 정부에서 마지막 식약청창을 역임했던 이희성 전 청장까지 새누리당 비례대표 신청에 나섰고, ‘식약처장 위에 여당 비례대표’라는 웃지 못 할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이처럼 식약처장 직을 출세를 위한 징검다리로 여기는 관행이 식약처에 굳어진다면 지난 27일 새롭게 식약처장에 임명된 손문기 처장의 임기와 역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총선 이후에도 각종 이슈로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수 있고, 정승 전 처장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손문기 신임 처장에게 ‘자신의 출세’보다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과 식약처 출범의 의미를 실현할 수 있는 공직자의 자세가 더욱 더 요구되는 이유다.
최종편집: 2025-05-02 04: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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