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의학에 대해 ‘비과학적이며 비논리적’이라는 편견 아닌 편견에 사로잡혀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동양의학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에 따라 기초와 임상 모든 면에서 한의학에 관한 연구 역시도 폭증하고 있다. 특히 근래에는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라는 편견과는 달리 전통한의학을 소재로 최신의 과학적 연구방법론에 의거한 임상 연구 결과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하고 과학이라는 가치중립적인 학문을 이용해 한의학적인 진단·치료기술을 시행하거나 보조할 수 있는 현대 의료기기들이 개발되기도 한다. 이런 것들로 미루어 짐작건대, 분명 한의학은 전통의 옷을 벗고 현대의 옷으로 갈아입는 중이다. 일상에 스며든 한의학어린 시절 배가 아팠을 때 ‘엄마 손은 약손’이라며 엄마가 배를 문질러 준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소화가 잘 안되거나 체한 느낌을 받았을 때 손의 합곡혈을 눌러주면 조금은 가라앉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는 알게 모르게 우리나라의 전통의학을 접하며 자랐고 지금도 이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일상생활 중 무의식적으로 ‘체질’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기도 한다. 살 안찌는 체질, 몸이 차가운 체질 등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말들을 하는데, 이런 용어들의 뿌리가 바로 ‘한의학’이다. 인체의 성격과 외모 및 여러 특성에 따라 4가지 체질로 나누어 진단·치료기준을 제시한 것을 전문용어로 사상의학이라고 하는데 이는 조선 후기 이제마가 창시한 것으로 현재까지도 한의학 임상 현장에서 유용하게 쓰이며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엄마 손이 주로 문지르는 하복부 관원혈 부근과 체했을 때 주로 응용하는 합곡혈 부근의 자극이 인체의 소화기능 및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 입증된 것은 물론이다. 이렇게 우리 일상에 알게 모르게 스며든 한의학은 현대과학적인 연구들에서도 치료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판명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한의학계는 물론 국민 대부분이 널리 신뢰하고 있는 것이다.근거 없는 한의학? 이제는 옛말!한의학에 근거가 없다는 말은 이제 옛 말이 됐다. 매년 수십 건, 수백 건씩 발표되는 각종 연구결과를 통해 우리의 눈으로 직접 그 근거들을 확인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과거 한의학은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있는 각종 연구와 임상결과들이 부족하거나 서양의학계의 무분별한 비난으로 비과학적이라는 꼬리표를 달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의학도 당당히 과학적이고 현대적인 학문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과학기술을 응용한 한의학 치료 최근에는 한의학 대표 치료기술 중 하나인 침술에 현대 과학기술인 초음파를 접목시켜 한의사가 피부 안쪽의 경혈 부위를 직접 보면서 침 시술을 할 수 있는 장비가 개발된다고 해 주목을 받았다. 장비가 개발되면 더욱 정교하고 안전한 침 시술이 가능해져 국민들의 한의약에 대한 신뢰도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3차 한방의료 이용 및 소비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방 의료 이용 경험자가 가장 많이 받아본 치료법은 침 치료로 전체 한방 치료의 절반 이상(59.2%)을 차지하고 있었다. 침 치료는 내·외과적 질환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으나 일부 침 시술 부위(경혈)는 장기의 손상 우려가 있거나 신경이나 혈관이 다수 분포돼있는 등 주의가 요구된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반연구부 전영주 책임연구원과 이상훈 선임연구원은 초음파를 활용해서 한의사가 침 시술시 참고할 수 있는 초음파 영상 장비 개발 연구에 착수했다. 이 장비는 한의사가 초음파 영상을 통해 피부 밑에 존재하는 다양한 해부학적 구조물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해당 영상 정보를 고려해 보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자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어깨 질환에 자주 사용되는 견정혈의 경우 사람에 따라 폐의 위치가 달라 기흉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견관절 사이에 위치해서 견우혈은 관절 모양에 따라 깊게 자침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 같은 경우 장비를 활용하면 초음파 영상을 통해 내부 장기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면서 보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시술할 수 있게 된다. 장비가 개발되면 침 치료 효과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국민의 침 시술에 대한 신뢰도를 향상시키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한국한의학연구원 이상훈 선임연구원은 “초음파 장비 활용도가 높은 경혈을 바탕으로 관련 학계, 임상계 등 전문가 의견을 수렴·반영해 개발할 것”이라며 “향후 한의 임상은 물론 학계 등에도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연구책임자 전영주 책임연구원은 “주사바늘보다 얇은 침을 인식하기 위해 초음파의 해상도를 높여야하는 등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2017년 시제품 개발 후 임상 테스트를 거쳐 조기 상용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치매 등의 난치질환에도 효과 입증또한 양의학에서도 확실한 치료가 어려운 치매 관련 질환 역시 한의학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최근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치료하는데 한약과 침 등의 한의학적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경도인지장애는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떨어져 있지만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보존돼 있는 상태이다. 즉 아직은 치매가 아니지만 치매로 진행할 수 있는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로 빠른 시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강동경희대병원 중풍뇌질환센터 박정미 교수(한방내과)는 “한국 노인 4명 중에 1명이 경도인지장애에 해당되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필요하고 이에 더하여 한의학의 도움을 받는다면 증상의 악화를 막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의학, 이제 세계가 주목한다한의학의 세계화를 위한 한의계의 노력도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 세계가 한의학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한약침학회(KPI)와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이 공동 주최한 ‘ISAMS2015’ 국제약침학술대회는 한의학과 약침을 근거로 한 세계 통합의학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통합의학 : 통합과학의 실제와 연구(Integrative Medicine: Integrating Science Practice & Research)’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ISAMS2015에는 전 세계 10개국 28명의 석학들이 연구논문을 발표해 세계 의료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iSAMS2015’의 공동대회장인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의 데이비드 백스터 박사(David Baxter)는 이번 학술대회에 대해 “서로 다른 연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 세계 보완대체의학의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신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훌륭한 학술대회”고 평가했다. 또 공동대회장인 존 롱허스트(John Longhurst) 교수(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얼바인 의과대학)는 “한국한의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국제약침학술대회가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하고 세계 대체의학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평했다.
최종편집: 2025-05-02 03: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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