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산맥의 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인도 북동부 지역은 정작 인도 사람들조차도 생소해할 정도로 사람들의 생김새, 문화, 종교가 인도 본토와는 현저히 다르다.
아삼부터 시작해 메갈라야, 아루나찰프라데시 등 7개 주를 일컫는 이 지역은 본토와 격리된 채 중국, 부탄, 미얀마,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히말라야의 깊은 산맥에 사는 부족들은 오히려 미얀마나 티베트와 가까운 편이다.
홍차나 세계 최다우지로만 알려졌던 곳, 인도에 있지만 전혀 인도 같지 않은 곳. EBS <세계테마기행>는 히말라야가 품은 그 숨은 땅으로 시청자를 안내한다. 5월 23일~26일 방송.
1부. 홍차 향이 흐르는 강 , 브라마푸트라
인더스, 갠지스와 함께 인도의 3대 강인 브라마푸트라. 히말라야에서 발원한 브라마푸트라 강이 흐르는 아삼 주는 인도 북동부 지역으로 가는 관문이다. 강수량이 풍부하고 비옥한 토지를 갖은 이곳은 홍차로 유명해, 인도 홍차 생산의 50퍼센트를 이곳에서 생산한다. 산지가 아닌 평지에서 생산되는 아삼 홍차는 그 맛이 짙고 깊어 세계적으로 인기다.
홍차뿐만 아니라 남아시아 최대 곡창지대 중 하나인 아삼은 인도 북동부의 종교, 문화의 중심지다. 특히 브라마푸트라 강 안에 있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섬 마주리는 카스트 제도의 변화와 개혁이 시작된 곳이다. 15세기 아삼의 철학자 산카르데바가 체계화한 네오 바이슈나바이트 철학. 이는 우상 숭배와 카스트 제도를 따르지 않는 것을 특징으로 다른 인도 지역과 차별되는 독특한 아삼문화의 기원이 된다. 이곳에선 일반 힌두교와 달리 독특한 비슈누 예배가 행해지는데 `사트라`라 불리는 수도원이 그 중심이다.
사트라에서의 승려 체험, 그리고 다른 인도 지역에서 느낄 수 없는 자유와 평화를 만나는 섬 마주리, 그곳에서 아삼 문화의 정수를 만나본다.
2부. 구름이 머무는 곳, 체라푼지
`구름이 머무는 곳`이란 뜻의 메갈라야주의 체라푼지. 연 평균 강수량이 11미터가 넘는 체라푼지는 세계 다우지 중 하나다. 그 덕분에 우기가 시작되는 이곳에는 아주 멋진 폭포들을 볼 수 있다. 푸른 열대우림 속에 마치 그랜드 캐니언을 연상케 하는 협곡들과, 그 사이를 시원하게 흐르는 폭포는 카시족의 전설을 품고 흐른다.
고대, 카시족의 수도이기도 했던 체라푼지에는 지금도 모계사회 전통이 그대로 남아서 아버지 성이 아닌 어머니의 성을 따른다. 그리고 대부분 여자들이 물고기를 잡거나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어가고 남자들은 집안에서 아이들을 돌보거나 사냥을 한다.
독특한 고인돌 문화를 갖고 사냥 대신 이제는 석탄을 캐며 사는 카시족. 그들의 아직 버리지 못한 사냥의 습관은 활쏘기 시합으로 이어져 오늘을 살아간다. 체라푼지의 아름다운 산천에서 카시족을 만나본다.
3부. 신에게 가는 길, 아루나찰프라데시
인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3억이 넘는 신을 섬기는 힌두교다. 이 힌두교를 바탕으로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 등이 탄생했고 이슬람교, 조로아스터교, 기독교까지 받아들인 인도는 한마디로 종교의 나라다. 특히 인도 북부에 자리잡은 히말라야 산맥은 이 신들이 거처하는 땅으로 많은 종교인들에게 신성한 곳이자 숭배의 대상이다. 그리고 8세기 이 거칠고 웅장한 산으로 인도의 불교가 전파되면서 `티베트 불교`가 탄생했고, 티베트 불교는 이 히말라야 산맥의 보호를 받으며 그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인도 북동부, 히말라야 산맥에 자리 잡은 타왕은 `작은 티베트`로 불리는 곳.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루나찰프라데시는 인도 사람조차도 허가증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부탄과 중국 사이, 티베트 불교를 신봉하는 타왕 지역은 인도와 중국 사이에 불화를 야기해 온 땅이기 때문.
평균 해발고도 3천 500m의 히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타왕은 자동차가 지나갈 수 있는 길로는 라닥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길이다. 그곳은 아삼 주의 주도인 가우하티에서 봄딜라를 거쳐 이르는데 그 여정이 만만치 않다. 가파르고 험한 산허리의 좁고 험한 산길을 아슬아슬하게 올라가야 하고, 변덕스런 날씨는 하루에도 수십 번 비를 뿌리는가 하면, 4월인데도 불구하고 폭설로 산사태가 일어나 길이 유실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사이 사이 눈에 비치는 히말라야의 비경과 작은 마을 봄딜라에서 만난 순박한 사람들과의 저녁식사는 그 어려움을 모두 잊게 해준다.
타왕으로 가는 길, 그곳에서 히말라야의 웅장한 모습을 만난다.
4부. 영혼의 쉼터, 타왕
드디어 도착한 히말라야의 타왕. 이곳은 시킴과 더불어 중국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인 먼바족이 세운 먼 왕국의 영토였으나 이후 티베트와 부탄 왕국에 분리, 흡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타왕에는 1681년 5대 달라이 라마인 응가왕 롭상 갸초의 지시로 대규모 사원이 세워지면서 티베트 불교가 뿌리를 내렸다.
때문에 각 집에는 사당을 마련해 놓고 하루에 3번 기도를 하고, 마을 곳곳에는 산스크리트어를 불법 교의를 써놓은 깃발이 꽂혀 있다.
마을의 중심인 타왕 사원. 300여명의 스님이 거주하는 이곳엔 부처의 가르침을 배우기 위해 1~3년 동안 불교 경전을 공부하는 동자승들이 있다. 이곳에서는 아들이 세 명 태어나면 막내는 무조건 사원으로 보내야 하는 전통이 있기 때문.
티베트 불교는 이곳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고, 불교 신앙은 그 빛이 바래지 않은 채 생생하게 살아있다. 이 장엄한 사원과 아름다운 타왕 계곡에서 영적인 휴식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자료: E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