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이제 막 돌이 된 아기엄마는 결혼 전부터 변비 때마다 지속된 혈변과 항문 통증을 부끄럽다는 이유로 진료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임신 중 변비가 심해지면서 항문 통증 또한 심해지고 배변시에 항문안에서 무언가 돌출되는 증상까지 느꼈지만, 임신 중이라 약도 제대로 쓰지 못하다 최근 복직 후 스트레스와 잦은 야근으로 항문의 통증이 심해져 불안한 마음에 진료를 하게 되었다. 진찰을 해보니 치핵이었고, 응급수술을 시행했다. 치핵은 항문 주위 혈관이 붓고 주위 조직이 늘어나 항문 바깥으로 돌출되는 질환으로 흔히 치질이라고 하면 치핵을 나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문관 내의 혈관이 부어서 불편감을 나타내거나 늘어난 조직이 배변 시에 돌출되었다가 저절로 들어가는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좌욕, 연고 등 보존적인 치료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지만 증상이 반복되고 진행된 상태로 늘어난 혈관과 주위 조직이 항문 밖으로 돌출되어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상태에서는 약물치료로는 한계가 있고 수술적 치료만이 근본적인 치료가 되며 밖으로 나온 혈관조직이 들어가지 않고 혈액이 고여서 굳어진 혈전이 생기면 통증이 심해지고 피부가 헐어서 염증이 발생할 수 있어 최대한 빠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해진다. 치핵 초기의 보존적인 치료로는 항문에 자극이 없도록 대변을 부드럽게 볼 수 있게 도와주는 대변 완화제나 섬유식을 복용하며, 온수좌욕과 혈액순환을 도와줄 수 있는 연고를 항문에 발라주는 치료를 시행한다. 배변활동에 문제가 없더라도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등의 자극때문에 항문주위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혈관이 붓는 증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피곤할 때 미리 좌욕을 시행하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치핵을 예방하고 조기에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좌욕과 함께 연고나 약물치료를 통해 혈액순환을 도와주면 부은 조직이 가라앉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로는 호전이 없거나 증상이 반복적으로 생기는 경우에는 수술로 늘어난 치핵조직을 제거해야 한다. 수술은 보통 수술하는 부위에만 마취를 시행하게 되므로 전신마취는 불필요하고 늘어난 혈관조직을 제거하는 근본절제술을 시행하게 된다. 수술 다음날부터는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하지만 상처에 무리 가지 않게 배변 활동이 잘 될 수 있도록 충분한 섬유식 섭취와 온수좌욕으로 염증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상처회복에 도움을 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항문에서 피가 나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직장이나 대장에 염증이나 혹이 동반된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나이가 40세 이상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리고 젊은 환자라도 대장내 병변을 확인하기 위한 대장내시경 검사가 동반되어야 한다. 또한 항문의 통증이 심한 경우라면 항문주위 염증에 의한 증상일 수 있다. 이 경우 증상을 방치하게 되면 염증이 심해져 전신적인 발열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비슷한 증상이라도 정확한 진단하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치핵을 조기 발견한다면 약물치료로 호전될 수 있는 질병이지만 병원에 내원하는 것을 부끄럽다는 이유로 미루다가 병을 키우는 일이 없도록 증상이 처음 생겼을 때에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보고 조기에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출처 및 도움말"대장항문외과 이정은 진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