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점점 대중화되어 가면서 와인 문화를 잘 모르는데서 오는 분쟁이 가끔 있다. 예를 들면 와인 잔을 잡는데 잔의 자루 부분을 잡아야 한다는 사람과, 적당히 알아서 잡으면 된다는 사람들 간의 논쟁이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와인 잔 잡는 거, 그거 아무렇게 대충 잡으면 돼" 하고 큰소리를 치다가도 정작 좀 점잖은 자리에 가게 되는 경우 자신감은 어디 가고 "와인 잔을 제대로 잡아야 촌사람 소리를 듣지 않을 텐데..." 하는 생각에 옆 좌석의 사람들을 힐끗힐끗 쳐다본 경험은 혹 없으신가?   화이트 와인은 차게 마셔야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서빙을 할 때에는 미리 와인 병을 냉각시킨다. 화이트 와인의 잔은 볼(bowl) 부분을 잡으면 체온이 전달되어 와인이 금방 미지근하게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상큼한 맛이 줄어들어 와인 맛을 제대로 보기 어렵게 된다. 때문에 화이트 와인은 당연히 자루(스템) 부분을 잡아야 한다. "레드 와인의 경우 즐길 수 있는 온도가 화이트 와인보다는 좀 높으니 잔을 잡을 때에 볼 부분을 잡으면 체온 때문에 온도가 조금 올라가니 더 좋을 것 아니냐?" 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와인은 체온으로 온도를 올리는 것보다는 서빙하기 전에 적당한 온도가 되도록 하여 마시는 것이 좋다. 따라서 레드 와인 잔도 자루를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결국 화이트나 레드 와인 둘 다 같이 잔의 자루 부분을 잡는 것이 맞다는 말인데 TV 뉴스를 보면 가끔 국제적인 명사와 고위직들이 잔의 볼 부분을 잡고 와인을 마시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와인 매너를 모르는 무식한 사람이라서 그러냐?" 하고 독자들께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와인의 역사가 엄청나게 오래는 되었으나 "와인 잔은 어떻게 잡아라." 하고 법으로 정해 놓은 것은 없다. 때문에 세계적인 인사들이 와인 잔을 잡을 때에 어떤 사람들은 자루 부분을, 어떤 사람은 볼 부분을 잡아서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와인 잔을 아무렇게 잡아도 법으로 처벌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볼을 잡건 자루를 잡건 잘 못했다고 할 수는 없다. 와인 잔 잡는 방법이 정해진 바는 없으나 나름대로 배우고 경험한 바를 이야기해보겠다. 와인 잔을 잡을 때에 다음의 경우에는 엄격하게 자루 부분을 잡고 마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와인의 맛을 엄밀히 감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이다. 포도주 공장에서는 실험실에서 주기적으로 탱크나 오크통 속 와인의 품질을 분석한다. 와인의 발효와 저장 공정 동안 와인의 품질이 정상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지를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조치를 취하게 되는데 와인의 품질 변화를 체크하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실험실에서 분석을 통하여 그 변화를 알아내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와인의 관능검사(시음)를 하는 방법이다. 많은 경우 분석으로 와인의 변질을 찾아낼 수 있다. 그러나 아주 미세한 변화의 경우 실험상의 오차도 있기 때문에 품질의 변화를 파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있다. 이렇게 미세한 변화도 인간의 감각기관을 사용한 시음을 통하여 알아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즉 분석 상으로는 정상으로 체크되는데 시음을 통하여 와인의 변질을 알아내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시음은 감각 기관의 오염이 가장 덜 된 상태인 오전 10시 전후에 정해진 장소에서 와인의 온도를 철저히 맞추고서 실시한다. 이렇게 품질 관리를 목적으로 와인을 시음할 때에는 당연히, 또 엄격하게 와인 잔의 자루 부분을 잡아야 한다.    조금 원용하여서 포도주 공장의 실험실뿐만 아니라 와인을 수입하는 회사에서 새로 수입하는 와인의 맛을 볼 때에도 엄격하게 자루 부분을 잡고서 시음을 해야 하고 그 이외에도 소비자들도 집에서 혹은 레스토랑에서 새로 구입한 와인을 시음하는 경우 와인의 변질 여부를 파악해야 하므로 당연히 와인 잔의 자루 부분을 잡고서 시음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공식적인 자리에서 와인을 마시게 되는 경우이다. 공식적인 자리라는 것은 엄격하게 예의를 지켜야하는 모임을 말하는데, 이것은 옛날 특히 전통적인 유럽 귀족 가문의 엄격한 예절, 상류 사회의 사교 모임, 국가 간의 외교 행사 등의 문화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런 자리에서는 정해진 복장과 또 매너를 지켜야 했고 오늘날도 이런 사회에서는 엄격하게 전통이 고수되고 있다.   예를 들어보겠다. 보통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 여러분이 청와대의 공식 만찬에 초대되었다고 가정하자. 청와대에 초청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흥분될 수 있고 또 청와대에 출입하려면 사전에 여러가지 점검과 교육을 받는다고 알고 있다. 옷은 어떤 걸 입어야하고 명찰은 어떻게 달고 몇 시까지 어디에 집결하고 등등 시시콜콜하게.. 청와대 만찬에 초대된 사람의 수가 많지 않다면 만찬 자리에서 상당히 사고와 말과 행동에 절제가 필요할 것이다. 즉, 격식에 맞게 행동하려고 신경을 쓰다보면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정신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대단한 자리에서는 지켜야할 테이블 매너라는 것이 있고 이러한 것을 잘 모르면 상당히 당황스러운 시간이 될 수 있다.   청와대뿐 아니라 회사에서는 회장이나 혹은 사장과 사원들이 식사를 하는 경우에도 시원으로서는 예의를 지켜야하는 등 상당히 조심스러운 자리가 될 수 있다.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서 와인을 마시는 경우 당연히 와인의 예법을 엄격하게 지켜야 할 것이다. 이같은 경우 등에는 와인 잔을 잡을 때에 꼭 자루 부분을 잡기를 권한다.    그 이외의 경우라도 가능하면 와인 잔의 자루 부분을 잡을 것을 권하고 싶다. 잔의 볼 부분을 잡아야하는 꼬냑이나 위스키 등의 고도주 문화와는 다른 와인의 문화도 즐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식적인 자리가 아닌 캐주얼한 자리에서의 와인 잔을 잡는 방법은  개인의 취향에 맡기고 상대방을 비판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도 공식적인 회의나 모임에서는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어야 하나, 공식적인 행사가 끝나고 또 일과 후에는 좀 자유롭게 캐주얼한 복장으로 저녁 식사를 하던지 혹은 2차를 하고 있지 않는가? 군인이나 경찰들은 모자를 바르게 써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길거리의 젊은 친구들이나 어린 아이들을 보면 모자를 삐딱하게 쓰든지 혹은 아예 거꾸로 쓰고 다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도 누가 뭐라 하지 않는다.    와인 잔을 어떻게 잡는 것이 옳으냐? 앞으로도 논쟁이 계속 이어지겠으나 여러분들께서는 각자가 나름대로 주관을 가지고 소신 있게 행동하기 바란다. 나로서는 가능한 한 언제나 와인 잔의 자루 부분을 잡기를 권한다. 특히 모임을 시작하는 자리에서는 격식을 갖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분위기가 업된 후 와인을 즐기는 자유로운 자리에서는 너무 형식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엄격히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자리에서는 꼭 와인 잔의 자루를 잡기를 바란다.      
최종편집: 2025-05-02 00: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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