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말, 사실일까요? 부기가 살이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유 없이 몸이 붓는 경우 흔히 신장에 이상이 있다고들 합니다. 부종은 왜 생기고, 증상은 어떤지, 또 부종과 살은 어떻게 구분하는지 자세히 알아본다[편집자 주]궁금해요! 부종-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 진짜 있나?- 부은 것과 살이 찐 것을 어떻게 구별하나?- 생리 때만 되면 얼굴과 손발이 붓곤 한다. 신장 이상은 아닐까?- 부종을 방지하는 비결은?- 살 빠지는 약이 몸에 해롭진 않을까?내년 봄 결혼을 앞둔 예비신분 홍시 양의 고민은 ‘몸이 잘 붓고 부은 것이 살이 된다’라는 점입니다. 웨딩드레스를 입을 때 멋진 몸매를 뽐내고 싶은데 통통한 편인 데다가 잘 부어서 여간 고민이 아니랍니다. 요즘은 근무 중에 병원에 오는 것도 여간 눈치가 보이는게 아니지만, 사안의 중요성 때문에 겨우 시간을 내어 신장검사를 하러 왔답니다. 몇 가지 질문을 하고 발등과 정강이 앞을 눌러보았더니 가벼운 부종이 관찰되었습니다. 소변검사와 신장 기능검사를 시행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었습니다. 홍시 양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쇼핑센터에서 근무했는데 주로 서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온종일 서서 일하고 나면 발이 부어 신발이 꽉 끼는 느낌이 들곤 했답니다. 특히 생리일 전에는 증상이 심해져서 몹시 신경 쓰였고 점차 부기가 빠지지 않고 살이 찌더랍니다.신장(콩팥)검사를 해봐야 하나요?홍시 양처럼 몸이 잘 붓는 증상을 호소하는 여성이 많습니다. 대부분 신장(콩팥)이 안 좋으면 몸이 붓는다는 얘기를 듣고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병원을 찾습니다. 하지만 홍시 양처럼 신장 기능은 정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신장은 우리 몸의 배꼽 양쪽에서 등쪽으로 붙어 있는 작은 주먹만 한 장기입니다. 마주 보고 있는 모양이 꼭 강낭콩 모양이어서 콩팥이라고도 불리지요. 신장에는 우리 몸의 구석구석을 돌아온 혈액이 모두 모이는데, 각종 노폐물이 신장을 통해 걸러져서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신장에 병이 들면 노폐물을 거르는 기능이 떨어지고 혈액 속에 노폐물이 그대로 남게 됩니다. 이렇게 혈관 속 노폐물 농도가 짙어지면 삼투압에 의해 수분이 혈관 밖으로 스며나가게 되어 피부밑에 쌓여 부종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콩팥이 나쁘면 몸이 붓는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반대로 몸이 부으면 콩팥이 나쁜 것이라는 말은 맞는 경우보다 틀릴 때가 더 많습니다.부은 게 맞는지 어떻게 아나요?부종이 있는지 확인하기에 가장 좋은 신체 부위는 바로 정강이 앞쪽입니다. 다른 부위에는 수분이 고여도 별 표시가 나지 않는데 정강이 앞쪽은 피부밑에 바로 딱딱한 뼈가 만져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이 부위를 1~2분간 손가락으로 눌러보아 우물처럼 움푹 패면 확실히 부종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아무 이상이 없는데 왜 붓는 거죠?홍시 양처럼 신장에 이상이 없는데도 주기적으로 붓는 경우는 대부분 ‘특발성(혹은 순환성)부종’이라는 병이 원인입니다. ‘특발성’이란 말은 정확한 원인을 잘 모른다는 뜻이고 ‘순환성’이란 이 증상이 여성의 생리주기에 따라서 심해졌다가는 저절로 좋아지는 특징이 있어 붙은 말입니다. 주로 여성에게서 흔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생리 전에 특히 심해졌다가 저절로 좋아지곤 하는 부종 현상이 수년간 계속됩니다. 알부민과 같은 단백질 대사나 성호르몬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는데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분들을 수십 년 관찰해도 실제로 신장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몸이 붓는다고 해서 무조건 신장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요. 더구나 이러한 부종현상은 체내 수분이 혈관 안에서 밖으로 잠시 이동한 것뿐이므로 절대 이것이 살이 되지는 않습니다. 홍시 양이 살이 찌는 데는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부기를 방치하면 살이 되나요?아침은 거의 거르고 단것도 별로 안 먹는다며 억울해하는 홍시 양에게 식사 일기를 써보라고 권했습니다. 식사 일기란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 때까지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음식물의 종류와 양을 수첩에 적는 것인데 일주일 후 만났을 때 홍시 양은 일기를 보여주지 못하고 기어들어 가는 소리로 말했습니다. “··· 제가 먹기는 많이 먹더라고요···.”홍시 양뿐 아니라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경우 식사 일기를 써보면 자신의 현주소를 파악하게 됩니다. 밥은 많이 안 먹어도 중간중간 음료수, 주스, 과일, 비스킷 등 엄청난 양의 열량을 섭취하고 있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죠. 가끔 정말 많이 안 먹는데도 살이 찌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식사량보다 운동량이 상대적으로 몹시 부족하거나 유전적으로 살이 찌는 ‘체질’이라고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음식이나 생활 습관 개선으로 좋아질 수 있나요?‘특발성 부종’은 나쁜 병으로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수년 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별한 치료법을 찾기보다는 우선 자신의 병의 경과를 알고 불필요한 걱정을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상이 심할 때는 음식을 싱겁게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출출한 밤에 라면 한 그릇 끓여 먹고 국물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마시게 되면 영락없이 아침에 붓게 됩니다. 국물이 아깝더라도 아침에 푸석푸석해질 얼굴을 생각해서 참아야 합니다. 오래 서 있는 직종이라면 고탄력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하체부종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방법만으로 부종이 나아지지 않는 분을 위해 몇 가지 약이 나와 있는데, 주의할 점은 절대로 의사 처방 없이 섭취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부종약은 90% 이상이 강제로 소변량을 늘리는 이뇨제 종류이고, 이러한 약은 전해질 불균형 등 매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담당 주치의의 처방대로만 복용해야 안전합니다. 일부에서는 이뇨제가 마치 살 빼는 약인 양 과대 선전되어 남용되는데 이는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다양한 부종의 원인몸이 붓는 원인은 앞서 얘기한 신장 기능 저하, 특발성 부종뿐 아니라 심장이나 폐, 간, 림프계, 내분비계 등의 기능부전에 의해서도 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원인을 알아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때그때 그 증상만 없애주는 미봉책만 고집하다가는 결국 병을 키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어떤 증상으로 병원을 찾게 되면 우선은 그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기 위하여 주치의와 병력 면담을 진행하고 진찰 후 몇 가지 검사를 하게 됩니다. 입원한 환자 중 며칠이 지났는데 약도 안 주고 검사만 한다고 투정 부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원인 찾기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열이 난다고 해서 원인도 모른 채 바로 해열제를 먹어버리면 약 때문에 좋아졌는지 병의 자연 경과인지가 모호해집니다. 따라서 어떤 경우에는 발열 패턴을 보고 진단의 단서를 잡기 위해 해열제 투여를 늦추기도 합니다.질병 문제뿐만 아니라 세상사 모두가 기초를 튼튼히 하고 일이 잘못되면 원인을 규명하여 교정하려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심은 데로 거둔다’라는 오랜 진리는 수시로 잔머리 좀 굴려서 힘들이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려는 얕은 생각을 바로잡는 명언입니다. ‘부은 것이 살이 된다’며 괜한 체질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적당한 운동으로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시길!<자료출처: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1년 12월호 발췌, 정유석 단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최종편집: 2025-05-02 04: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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