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건강검진센터에 내원하여 종합검진을 시행받은 43세 남자 수검자는 혈액으로 채취한 종양표지자 검사에서 AFP수치가 9 (정상범위 6미만)로 체크되어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AFP은 간암이 있을 때 올라가는 수치로, 혹시 간암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복부초음파 이미지 검사에서 이상이 없고, 흡연자의 경우 이 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우선 안심할 수 있었다. 62세 여자 환자는 황달을 주소로 병원에 입원하여 체크한 CA19-9수치가 1000이상(정상범위 35미만)으로 체크되어, 췌담도암일수도 있다는 얘기를 주치의로부터 듣고 절망하였으나, 최종적으로 담석증으로 진단되고, 췌담도 내시경을 통한 담석제거 후 수치가 가파르게 정상화되었다. 일반적으로 종양표지자는 혈액이나 체액에서 채취하여 암세포의 존재 유무를 확인하거나 정상조직과 암조직을 감별하는데 이용하지만, 정상인의 경우에서도 올라갈 수 있는 여러 상황이 있으므로, 다른 검사와 병행하여 암을 감별해내야 한다. 이러한 종양표지자는 암 치료후 암의 병기를 결정하거나 남아있는 암의 크기를 추정하는데도 활용된다. 결과 적으로 치료에 따른 예후, 재발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종종 활용되는데, 다만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야 혈액 검사에 이상을 보이는 경우도 많고, 건강한 사람 혹은 암 외에 단순한 질병에서도 이상 수치를 보일 수 있어서 해석에 주의를 요한다. 따라서 종양표지자는 단독으로 암을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동반되는 증상이나 다른 검사와 같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검진센터에서 시행하는 대표적인 종양 표지자 몇 가지를 살펴보겠다.위암 표지자위암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종양 표지자는 CEA, CA 19-9 (carbohydrate antigen 19-9), CA 72-4다. 그러나 이 중 어떤 표지자도 선별 혹은 조기 위암의 진단에 유용하지는 않지만, 그중에서도 CA 72-4가 가장 민감하고 특이적이다. CA 72-4는 위암에서 많이 사용되는 암 표지자이지만, 양성률은 38%로 CEA에 비해 우수하지 않다. 그러나 재발한 위암 환자의 70%에서 CA 72-4가 상승하므로 위암의 재발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혈중 CA 72-4의 정상치는 4.5~5.0U/㎖다.대장암 표지자대장암의 1차 검사 종양 표지자는 CEA다. 정상 범위는 6ng/㎖ 이하다. 췌장암(60~90%), 위암(40~60%), 폐암(60~75%), 유방암(20~50%) 등에서도 증가할수 있으며, 혈중 CEA의 상승은 악성 암뿐만 아니라 양성 질환에서도 관찰되므로, 해석에 주의를 요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 위궤양, 췌장염, 만성간염, 간경변증, 궤양성 대장염 등이 있고, 흡연자의 경우에도 증가한다. 그러나 합당한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서 정상 상한치의 5배 이상 증가하는 경우에는 암이 강력히 의심된다. 수술 전 CEA 농도는 수술 후 예후를 평가하는 데 도움을 주므로 대장암의 예후를 예측하기 위해 수술 전에 CEA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도움이 된다. 대장암의 경우 예후 결정이나 수술 후 추적 관찰에 많이 이용된다. 대장암 환자가 수술 전 CEA 수치가 높으면, 수치가 낮거나 정상인 사람에 비해 예후가 나빠서 재발될 가능성이 많고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다. 수술 후 CEA 수치는 4~6주에 걸쳐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정상치로 내려가면 암 덩어리를 완전히 적출했다는 의미이다. 또 수술로 치유된 환자에게서 CEA가 증가하면 재발을 의미한다. 대장암이 간으로 전이한 경우 CEA 수치가 임상 소견보다 수개월(대개 4~10개월) 먼저 상승하기 때문에, 재발 여부를 먼저 확인할 수 있어서, 수술이나 고주파 열 치료 등으로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기도 하다. 췌장암 표지자췌장암의 1차 검사 종양 표지자는 CA 19-9(carbohydrate antigen 19-9)인데, 췌장암에서만 특이적으로 증가하지 않는다. 위암, 간암, 담도암, 대장암 등의 다른 소화기암을 비롯해 급만성 췌장염, 간경화, 담도염과 같은 여러 양성 질환에서도 증가한다. 혈중 CA 19-9의 정상치는 35U/㎖ 이하로, 양성 질환에서도 100U/㎖ 정도까지 증가하기도 하지만 병이 진행해도 더 이상은 증가하지 않는다. 췌장암과 담도암의 경우 CA 19-9의 민감도는 70~100%이며 1,000U/㎖ 이상의 높은 수치를 보이는 예가 40~50%나 되지만, 앞의 사례에서처럼 임상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위암 및 대장암은 특히 간에 전이된 경우 양성을 보인다. 수술 전에 CA 19-9가 상승했던 암에서는 수술 후의 효과 판정, 재발 검진 등을 위해 주기적으로 이 수치를 측정한다.폐암 표지자다양한 종양 표지자가 폐암과 관련되어 있다. 폐암은 조직의 모양과 암세포의 특성에 따라 크게 소세포 폐암과 비소세포 폐암으로 분류한다. 비소세포 폐암은 세포의 모양에 따라 다시 폐선암(adenocarcinoma), 편평상피세포 폐암(squamous cell carcinoma), 및 대세포 폐암(large cell carcinoma)의 3가지로 구분하는데, 비소세포 폐암이 전체 폐암의 85%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폐암이다. NSE는 소세포 폐암에서 증가하므로 소세포 폐암 진단에 도움이 된다. 소세포 폐암의 경우 병이 진행됨에 따라 혈중 NSE는 증가하며, 치료에 반응하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 그러나 재발하면 혈중 NSE는 다시 증가하며, 치료 효과가 없으면 계속 증가한다. SCC항원은 비소세포 폐암의 일종인 편평상피암에서 증가한다. 혈중 SCC항원의 정상치는 1.5ng/㎖ 이하이며, 2.0ng/㎖ 이상이면 비소세포 폐암일 확률이 95%이고 그중에서 편평상피암일 확률이 80%다. 편평상피암 환자의 치료 도중에 2회 이상 연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거나 5ng/㎖ 이상이라면 재발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밀하게 검사해야 한다. SCC항원은 폐암 이외에도 식도암, 자궁경부암 등 각종 장기의 편평상피암에서도 증가하므로, 해석에 주의를 요한다.유방암 표지자유방암의 1차 검사 종양 표지자는 CA 15-3와 CEA인데, 유방암이 의심되는 환자에게서 표지자 농도가 낮더라도 암의 존재를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암 조기 진단 목적으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수술 전에 이런 표지자의 수치가 높으면 림프절 침범이 있거나 병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병기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수술 후 CA 15-3와 CEA를 연속하여 측정하면 유방암의 재발을 조기 진단하는 데 유익하다. 유방암이 재발하거나 다른 곳으로 전이하면 70~80%의 환자에게서 고농도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CA 15-3 수치는 유방암 이외에 난소암, 자궁암, 췌장암, 폐암에서도 증가하며, 혈중 정상 범위는 27~30U/㎖다. 또한, 혈중 CEA 수치는 진행성 유방암의 경우 70%, 전이성 유방암은 100%까지 증가하므로 전이성 암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난소암 표지자난소암의 1차 검사 종양 표지자는 CA 125로, 혈중 CA 125의 정상치는 35U/㎖ 이하이고,건강한 폐경 전 여성에서는 생리 중에 100U/㎖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으므로 이 시기를 피해 검사해야 불필요한 걱정을 피할 수 있다. 수술 전 CA 125 수치는 특히 폐경 후 여성의 양성과 악성 종양을 감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난소암의 진단은 대개 수술 중이나 수술 후에 한 조직검사로 이루어진다. 또한 CA 125가 임상이나 방사선 소견보다 수개월(대개 1~17개월) 먼저 상승하기 때문에 재발을 미리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후 연속적인 CA 125 검사는 재발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유익한 수단이다. 난소암의 항암제 치료 도중 CA 125가 증가하면 암이 진행되고 있음을, 정상이었던 A 125가 다시 상승하면 재발을 의미한다. 전립선암 표지자전립선암의 1차 검사 종양 표지자는 PSA(prostate specific antigen, 전립선 특이항원)다. PSA는 전립선 이외의 조직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으므로 전립선암의 선별에 유용한 종양 표지자다. 하지만 전립선 조직에는 특이적이지만 종양에는 특이적이지 않아 전립선암 이외의 양성 질환(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염) 등에서도 증가할 수 있다. 혈중 정상치는 0~4ng/㎖다. 전립선암에서는 결합 PSA 형태가 더욱 많아지고 유리 PSA가 낮아진다. 같은 PSA 농도라도 유리 PSA가 얼마나 차지하느냐에 따라 전립선암일 확률이 달라지므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Free/total PSA 비율이나 초음파상의 전립선의 크기를 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립선암의 근치적 절제술 후 2~3주가 지났는데도 PSA가 정상 수치로 돌아오지 않으면 조기 재발 가능성이 높다. 전립선암이 재발하는 경우 대부분,12~40개월 전부터 수치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또 암 선별 검사로는 부적합하지만 4ng/㎖ 이상으로 검출될 경우는 전립선암에 대한 정밀검사를 시행해야 한다.전립선암은 직장수지검사(digital rectal exam, DRE)와 직장 초음파(transrectal ultrasound), 전립선 생검 등 정밀검사로 진단한다.혈액이나 체액으로 암을 진단하는 종양표지자 검사의 개발은 현대의학의 발전 속도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고통을 주는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진단 정확도를 높이며, 치료와 재발여부를 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앞으로 의학은 환자에게 비침습적이며, 비용대비 효과가 뛰어난 검사기법으로 발전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귀추가 주목되는 검사법이라 할 수 있겠다. 끝.[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글 : 최윤호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