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공화국. 한국이 2004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증가속도 1위를 차지해 얻은 불명예스런 별명이다. 최근에는 동반자살이 증가하면서 사회적 전염병의 양상도 보이고 있다. 그중 가족 동반자살이 최다 유형으로 나타나는데, 자녀 살해 후 부모 자살로 이어지는 극단적인 가족 폭력으로 아이들까지 희생되고 있다.   12일 부스러기사랑나눔회가 개최한 ‘아동청소년 사회적 타살 방지포럼’에는 이미숙 교수(배재대학교 미디어정보사회학과), 이태수 교수(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 김정숙 지역사회복지사(부스러기사랑나눔회), 왕란옥 과장(노원구청 보건위생과) 등 전문가들이 모여 가족 동반자살로 아동청소년이 희생되는 비극을 막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가족동반자살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을 주제로 발표한 이미숙 교수는 “1995~2005년 동안 신문에 보도된 가족동반자살 219건을 분석한 결과 자녀를 포함한 동반자살이 70.8%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청 범죄 통계에는 자살 중 동반자살을 구분하여 반영하지 않고 있어, 이 교수가 신문자료를 기초로 분석한 결과, 전체 219건 가운데 가해자(부모) 연령은 30대가 98명(44.7%), 피해아동의 연령은 10세 이하가 97명(44.3%)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부모들은 자아정체성이 발달되지 않은 어린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가족동반자살`은 이를 묵과한 미화된 표현이며 ‘자녀살해후 자살’이라고 해야 아동의 생명존중 의식이 되살아난다”고 주장했다.   임종화 좋은교사모임교육실천위원회 위원장은 자살 예방을 위한 교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매 학기 초 담임교사가 짬을 내어 학급의 아이들을 상담하지만 짧은 시간에 학생의 가정형편, 부모와의 관계, 고민, 장래 희망 등을 알기란 쉽지 않다"며 "하지만 가정방문을 해보면 아이들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방문 이후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의 경우 사회복지사와 연계해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돕기도 하고, 가정폭력이 있는 경우 청소년 쉼터를 소개하여 위험한 부모와 분리하려는 시도를 한다”며 “하지만 친권 문제 때문에 위기 가정의 아이를 부모와 분리시키는 등의 일에는 교사의 역할과 권한이 제한적이라 한계가 많다” 고 털어놨다. 그는 교사와 사회복지사, 상담사, 복지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이 긴밀하게 협조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이프라인 자살유가족지원센터의 박혜선 사례관리자는 “자살한 사람을 최초로 목격한 사람이 정신적으로 가장 위험한데, 자녀가 발견하는 사례가 많다"며 "부모가 동반자살하고 남겨진 자녀의 정신적 문제도 크다"고 말했다.   박혜선 사례관리자는 "주변에서는 덮어놓고 쉬쉬하려 하는데, 그러다 보면 아이들은 정신적 혼란을 겪고, 자살을 죽음의 한 선택으로 여기고 나중에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살유가족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살예방단체인 한국생명의전화(라이프라인)에서는 자살 유가족 지원의 한 방안으로 지난 4월부터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자살 유가족 전용상담전화(02-7633-119)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최종편집: 2025-05-02 01:5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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