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담석증 환자인 40대 후반 가정주부 A씨는 최근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복부에 수술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배꼽 안쪽에 작은 구멍 하나만 내고 그 통로로 로봇수술 기구를 삽입해 담낭을 제거했기 때문이다. 복부 수술을 하면서 절개한 흔적이 배꼽 주름 안에 자연스럽게 숨겨져 외부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50대 직장인 여성 B씨도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지만 목에는 흉터가 남지 않았다. 목에 절개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구강 접근 로봇 갑상선 절제술’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아래 입술 안쪽 점막을 절개해 로봇수술 기구가 목 부위로 접근해 갑상선을 절제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최근에는 복부 수술에서도 배꼽 하나만으로 수술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 단일공 로봇수술의 등장 덕분이다. 기존 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작은 구멍을 3~5개 만들어 수술 기구를 삽입했지만, 최신 로봇수술은 배꼽 한 곳으로 모든 기구를 넣어 수술을 진행한다. 이를 단일공 로봇수술(Single-Port Robotic Surgery)이라고 한다.[배꼽 하나로 진행하는 단일공 로봇수술]대표적인 장비가 ‘다빈치 SP 수술 로봇 시스템’이다. 하나의 구멍으로 기구가 삽입된 뒤, 체내에서 로봇 팔이 우산처럼 펼쳐져 정교한 수술을 수행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담낭, 맹장, 신장, 전립선, 자궁, 난소 등 다양한 장기의 수술이 가능하다.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는 점이다. 절개 부위가 배꼽 주름에 가려 외부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고 절개범위가 작아 통증이 줄어들고 진통제 사용량도 적다. 또한 수술 후 회복이 빨라 조기 보행과 빠른 퇴원이 가능하다. 환자 입장에서는 ‘수술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정감도 얻을 수 있다.이러한 이유로 단일공 로봇수술은 특히 젊은 여성, 미용적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환자, 빨리 직장에 복귀하려는 환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흉터를 남기지 않는 새로운 수술 접근법]갑상선암 수술은 해부학적 위치상 목 중앙에 흉터가 남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일부 환자들은 수술 흉터를 가리려고 여름철에도 스카프를 두르는 경우가 있다. 구강 접근 로봇 갑상선 절제술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다. 입술 안쪽 점막에 작은 절개를 가해 로봇 팔을 삽입하고, 목까지 터널을 만들어 갑상선에 접근한다. 외부 피부에는 절개가 없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흉터가 없다.이 방법도 수술의 정확성을 유지하면서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갑상선 수술뿐 아니라 겨드랑이나 귀 뒤 머리카락 사이로 접근하는 다양한 로봇수술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눈에 띄지 않는 경로로 수술을 진행해 질병은 제거하되 흔적은 남기지 않는 것이 최근 외과수술의 중요한 흐름이다.[정밀도를 높이는 로봇수술 기술]로봇수술의 진화는 단순히 미용적 측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술의 정밀도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로봇 팔은 외과의사의 손떨림을 보정해 더욱 안정적인 움직임을 구현한다. 최근에는 로봇수술 기구가 인체 조직을 만질 때 발생하는 탄력이나 긴장도를 감지해 외과의사에게 전달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이를 통해 절제와 박리 과정에서 더욱 정교한 수술이 가능해지고 있다.초기의 수술 로봇은 외과의사의 손을 대신하는 기계에 가까웠다. 사람의 손이 접근하기 어려운 골반 깊숙한 곳이나 신경과 혈관 사이를 정밀하게 조작하는 역할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로봇수술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외과의사의 판단을 확장하는 파트너로 발전하고 있다.수술 중 형광 영상을 통해 질병 부위를 정확히 표시하고 주변 혈류를 시각화하며 림프절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도 활용되고 있다. 외과의사는 이러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더욱 안전하고 정밀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AI가 바꾸는 미래의 수술실]이제 수술실에도 인공지능(AI)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AI는 수술영상에서 신경, 혈관, 종양의 경계, 장기 구조를 실시간으로 인식해 색상으로 표시할 수 있다. 아직은 연구 단계이지만 AI가 적용된 수술 시스템은 “이 부위는 신경입니다”, “이곳은 출혈 위험이 높은 구역입니다”와 같은 정보를 화면에 표시할 수 있다.또한 환자의 CT나 MRI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가장 안전한 수술 경로를 분석해 제시하기도 한다. 출혈 위험이 적은 경로, 신경손상이 최소화되는 경로 등을 계산해 외과의사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수술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과거 수술이 외과의사의 경험에 크게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인간과 기술이 함께 만드는 수술의 미래]그렇다고 해서 수술의 중심이 기술로 완전히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로봇수술에서도 여전히 핵심은 외과의사의 판단이다. AI는 정보를 제공하고, 로봇은 의사의 조작에 따라 정교하게 움직일 뿐이다. 수술의 본질은 어디를 절제하고 어디를 보존할지, 언제 수술을 멈출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여전히 인간 외과의사의 역할이다.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수술 후 결과다. 통증이 적은지, 회복이 빠른지, 흉터가 최소화되는지, 합병증 위험이 낮은지, 삶의 질이 유지되는지가 핵심이다. 로봇수술의 발전은 결국 이러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과거의 수술이 “크게 열고 확실히 본다”였다면, 현재의 로봇수술은 “작게 열고 더 많이 본다”라고 할 수 있다. 미래의 수술은 어쩌면 “열지 않고도 이미 안다”는 단계로 발전할지도 모른다.로봇수술의 진화는 단순히 흉터를 줄이는 기술이 아니다. 질병의 경계, 기술의 경계, 인간 능력의 경계를 확장하는 과정이다. 결국 로봇수술의 발전은 기계의 승리가 아니라 인간 수술 능력의 확장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수술실에서는 외과의사, 로봇, AI가 함께 정보를 공유하며 수술 전략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다. #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글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 기자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6년 4월호 발췌
최종편집: 2026-06-13 2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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