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정부는 최근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을 확대하고, 공공심야약국 운영에도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모두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함일 것이다.현행 약사법상 한약사는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약사단체는 제약사와 의약품 유통업체에 외압을 행사해 신규 한약사 개설약국에 대한 일반의약품 공급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한약사나 약사가 상주하지 않는 편의점에서는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다. 반면, 현행법상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한약사 개설약국은 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겠다며 관련 제도는 확대하면서도, 정작 합법적인 한약사 개설약국에 대한 의약품 공급 방해는 방관하고 있다.지난해 8월 복지부는 의약품 유통 관련 협회에 약국 개설자가 한약사라는 이유만으로 일반의약품 공급을 일방적으로 거절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한약사 개설약국에 대한 일반의약품 공급 거부가 실제 발생하고 있음을 정부 스스로 공식 확인한 것이다.그러나 불과 사흘 뒤 복지부는 스스로 발송한 공문의 취지를 뒤집었다. 한약사 개설약국에 대한 일반의약품 공급 제한 문제를 언급하면서도 전혀 관련 없는 면허범위를 근거로 답변한 것이다. 행정의 일관성은 물론 논리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당시 MBN뉴스 보도에 따르면, 그 사이 대한약사회와 서울시약사회가 복지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직후 복지부의 입장은 달라졌다. 불과 며칠 만에 공문의 취지가 뒤바뀐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현장의 의약품 공급 제한은 사라지지 않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특정 직능단체가 의약품 유통업체에 압력을 행사해 특정 약국에 대한 의약품 공급을 방해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거래거절 강요 또는 영업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 실제로 모 약사단체는 동일한 혐의의 불법행위로 2017년 공정위로부터 7,8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불법행위를 단속해야 할 행정기관이 이를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경찰이 범죄 현장을 외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법을 집행해야 할 기관이 스스로 법 집행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약사가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올해 국회 약사법 검토보고서 역시 한약사가 현행법에 따라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음을 명확히 명시하고 있다.복지부는 더이상 모호하고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합법적인 한약사 개설약국에 대한 의약품 공급 제한 실태를 직접 조사하고, 확인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관계 법령에 따라 엄정한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불법적인 의약품 공급 방해는 특정 직능 간의 갈등이 아니다.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을 침해하고 공정한 의약품 유통질서를 훼손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다. 정부는 의약품 접근성을 이유로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판매는 확대하면서도, 법이 허용한 한약사 개설약국에 대한 의약품 공급 방해는 방치하고 있다.복지부는 특정 직능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라 행정해야 한다. 합법적인 한약사 개설약국에 대한 의약품 공급 방해 실태를 즉시 조사하고, 확인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관계 법령에 따라 엄정한 행정조치를 취함으로써 무너진 법질서와 공정한 의약품 유통질서를 바로 세울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대한한약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