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처데일리]국민 10명 중 9명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피부과` 간판을 믿고 찾았다가 진료를 거부당하거나 헛걸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의료법의 허점을 악용한 `간판 착시`로 인해 아토피, 건선 등 중증 피부질환 환자들이 의료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지원 의원(더불어민주당, 군산·김제·부안을)은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국민들은 간판만 보고 당연히 피부 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곳이라 믿고 찾아가지만, 정작 동네 의원 중 진정한 피부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곳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 서울 1인 의원 피부과 중 전문의 `11.6%` 그쳐
박지원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7월 말 기준 서울시 소재 의원 중 의사 1인이 근무하며 진료과목으로 피부과를 신고한 의료기관 총 3,319개소 가운데 실제 피부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곳은 385개소(11.6%)에 불과했다. 나머지 88.4%(2,934개소)는 타과 전문의이거나 일반의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피부과 의원`은 피부과 전문의만 개설할 수 있지만, 일반의나 타과 전문의도 `의원 명칭 + 진료과목 피부과` 형태로 표기하면 간판을 내걸 수 있다. 그러나 일반 국민이 간판의 미세한 문구 차이를 구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대다수 `진료과목 피부과` 병원들은 건강보험 급여 진료인 질환 치료 대신 실손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소득 미용 시술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심각한 피부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찾아갔다가 "아토피 치료는 하지 않으니 다른 병원으로 가라"며 거절당하는 피해가 속출하는 이유다.
◇ 박지원 의원, "진료실 입구 전문의 표시 의무화 법안 추진"
박지원 의원은 행정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환자의 알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의료법 개정안을 제시했다. 해당 개정안은 의료기관 개설자가 접수창구 및 진료실 입구 등 환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장소에 의사의 전문의 여부(전문의 과목 또는 일반의 표기)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미용 중심 병원인지, 질환 치료 중심 병원인지 환자가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주요 진료분야` 표준 표시체계 마련을 보건복지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 문제는 의사에게 새로운 낙인을 찍자는 것이 아니라, 환자는 헛걸음하지 않게 하고 의료인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게 하자는 취지"라며 "보건복지부는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종합감사 전까지 실효성 있는 대책과 추진 일정을 제출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