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침은 침구학과 본초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경혈의 자극수단으로 한약재를 추출해 사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약물을 경혈의 자극수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침구치료와 약물치료의 장점을 동시에 가지기 때문에 질환에 따라 각각 몇 배에 이르는 효과를 가진다. 중국과 유럽의 방식이 경혈학과 본초학의 기계적인 결합이라면 1960년 경부터 독자적인 개발을 시작한 국내 방식은 이를 포함한 독특한 진단-치료의 체계로 더욱 발전한 형태라고 평가된다.
26일로 창립 21주년을 맞는 대한약침학회를 2003년부터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강대인 회장(48)을 만나 약침학회가 이룬 성과와 앞으로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대한약침학회는 독특한 스타일의 한국 약침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약침학회의 목표는 뭔가요? 약침분야에서 최고의 권위 있는 단체로서 학술적, 제약적, 임상적 부분에서 첫번째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세계유명 의과대학과의 학술대회를 통해 약침을 하나의 학문으로 굳히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SCI논문집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이달 말이면 약침 교과서 2판 영문번역작업이 끝나 영어교과서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됩니다.
내년에는 호주, 스웨덴 캐롤린스카연구소(노벨의학상 심사기관 의과대학)와 약침학과 관련된 공동 학술대회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또한 향후 중국과 일본, 미국 하버드와 함께 학술대회를 개최합니다. 약침학은 한의학에서 가장 선두권에 속할 것 입니다.
-약침의 연구·생산을 위한 임상센터와 제약화 계획은?
현재의 학회연구 시험기관은 전 임상시험기관으로 탈바꿈 될 거에요. 현재 타당성검토를 마쳤고 약침학회 활동교수들도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빠르면 2013년 정도에 임상시험센터를 겸한 약침전문병원을 설립합니다. 처음에는 50~80병상정도의 규모로 시작하고, 잘 되면 1년내 100병상의 규모로 키울 계획입니다. 한방종합병원 수준을 뛰어 넘고, 양방과목도 같이 포함해 병원자체적 검사와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약침전문병원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약침학회에서 개발한 약침과 새롭게 연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현재 학회에서 생산하고 있는 약침은 봉약침, 산삼약침 등 약 60여 가지에요. 또한 암, 루게릭병 등 면역계 질환 , 당뇨병, 마취제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어요. 한약을 통한 마취제를 개발해 한의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며, 항암제는 산삼약침 같은 보조적인 것 말고, 효과적으로 암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미 동물실험을 통한 자체적인 예비실험에서 간암 등 일부 암에서 효능을 봤습니다. 하지만 암종(암덩어리)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여 암 종을 파괴하는 시술형태이므로 간에 직접 주입해야 합니다. 때문에 의학적인 전문지식과의 결합이 필요해 암 치료는 의사와 공동으로 추진할 것으로 생각해요. 최종목표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방과 양방의 협동이 필요합니다. -약침의 제약화를 하려는 이유는 뭐죠?
약침은 현재 비급여 품목으로, 한의사와 환자의 부담이 커요. 우리나라 보건당국의 급여의 전제조건에 맞추려면 일단 제약화가 되야 합니다. 그 후에 제품단가가 정리되고 심사평가원, 복지부와 약침에 대한 수가 협의가 잘 되면 급여품목으로 지정될 수 있을 거에요. 약침이 제약화 되고 급여인정이 되면, 경쟁성이 있어, 향후 한국의 약침이 전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식약청의 허가가 아직 나지 않았는데, 약침 제약화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새로 개발되는 것들은 기존의 임상시험 툴에 맞춰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한의학의 특수성을 감안 해주었으면 합니다. 한의학은 임상프로토콜을 짜기가 어려워요. 현재 식약청의 허가 방식대로라면 한방에서 연구하고 있는 것 중 임상허가가 나올 수 있는 제품이 거의 없어요. 양의학 기준이 아닌, 한의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프로토콜이 만들어져야 해요. 또한 기존에 나온 것들에 대한 임상허가에는 예외조항을 둬야 합니다. 특히 한방에서 오래 사용한 것은 부작용에 대한 문제는 없다는 의미에요. 수십년간 환자에게 써온 것을 다시 임상화한다는 것은 오히려 인간을 모르모트(실험용 동물)화하는 것이며 연구윤리 규정에도 어긋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그 제안에 대한 식약청의 입장은? 현재 식약청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으나, 저는 향후 긍정적으로 검토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법 개정과 제정이 필요한데, 식약청의 의지만 있으면, 고시변경만 하면됩니다. 한약규약집, 약침규약집을 만들어서 임상을 거친 것이라는 품목에 넣어주면 되요. 이렇게 되면 다른 제약회사에서도 이 기준과 방법에 따라 사용할수 있어요. 지금처럼 한의사가 직접 약침을 제조하는 방식은 불합리해요. 제도권내에서 다뤄지는 것이 필요한데, 이런 것들로 인해 의사협회와의 갈등이 생기고 있죠.
-최근 의사협회와 갈등이 많았는데.의사협회는 본인들 생각만을 바탕으로 주장하고 있어요. 한의학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폄하하는 것은 잘못됐습니다. 약침의 효능과 문제점은 한의사가 제일 잘 알죠. 한의사들도 의학을 공부한 사람들인데, 안전성 문제 역시 효능이 없고 부작용이 많으면 사용하지 않아요. 또한 중요한 점은 약침은 한약에서 추출해 사용하는 한의약품으로 양의사들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의사협회에서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는 거죠.
-주사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의사협회가 주장하는 것에 대한 의견은?
도구(주사기)는 활용해서 얼마든지 응용할 수 있어요. 그렇게 따지면 엑스레이 발견자는 사진사 아닙니까. 초음파도 군사용으로 먼저 발명됐고, 주사기도 과거 전쟁 중 상처입은 사람에게 수혈하려고 대나무통으로 사용한 것이 오늘날 1회용주사기까지 발전됐습니다. 또한 학문적인 부분에서도 약물에 대한 학문이 있으나 ‘도구’의 개념의 학문은 없어요. 침구학, 약침학은 학문이 있지만 ‘주사학’이란 학문이 있나요. 약물의 인체 투여경로는 크게 혈관, 근육, 장기 3가지입니다. 약물선택에 따라 사용이 달라지는 것 뿐이에요. 약침은 사용 부위와 주입물, 주입량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 현대화된 기구는 양의사라서 사용하고 한의사는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양방은 이를 두고 영역에 대한 침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새로운 것은 무한경쟁 속에서 탄생합니다. 양의사들도 연구와 개발을 통해 계속 새로운 것들을 내놓고 있죠. 한의학도 새로운 기술개발을 하고 있으며 한쪽만 편향되게 발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경쟁사회에 접어들었으니,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 해요. 이런 싸움이 지속되다 보니 양방, 한방 모두 다 민감해 져있어요. 우리는 어려울 때 일수록 새로운 약침제제에 대한 개발에 매진할 겁니다.
-환자들의 약침에 대한 호응도와 인지도는 어떤가요?현재 환자들의 약침 인지도는 많이 낮아요. 그러나 앞으로 우리가 개발하는 제제들이 양방과 경쟁한다면 생각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 봅니다. 약침은 제형의 변화를 준 것입니다. 현재 한방에서는 주로 약재를 끓여 먹거나 환 형태로 먹는데, 이러한 방법을 달리해 간편하게 한 알 씩 먹어서 효과가 있도록 하고, 더 뛰어난 효과를 발휘 하는 약재 추출법 개발 등 개선할 점이 많아요. 한방에서도 앞으로 획기적으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약침학회의 대우와 위상은 어떤가요?외국에서는 환대, 국내에서는 가장 큰 학회다 보니 두려움과 견제가 동시에 있어요. 외국에서는 약침을 도전해볼만한 분야로 생각합니다. 최근 대만에서 약침관련 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이 와서 내년 봄 쯤 강의가 이뤄질 것 입니다. 중국에서도 번역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약침교과서가 출판됩니다. 향후 영어로 된 교과서로 강의가 이뤄진다면 약침에 대한 더 많은 수요가 발생할 거에요. 지금도 메일로 "약침을 사용하게 해달라"는 외국의 한의사와 의사들의 요청이 많이 있어요. 한국의 식약청 허가가 없어 라이센스가 없다며 약침을 주기 곤란하다고 거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러시아와 같이 신약제제를 개발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러시아와 함께 진행하고 있던 국제학술대회, 저널, 신약개발은 잠시 중단합니다. 일단 국내에서 신약제제를 개발하고, 품목허가를 받을 때 향후 러시아와 공동으로 추진해 수출할 수 있는 길을 만들려 합니다. 지금 아시아권, 아프리카, 남미 등 제 3국에서 약침을 인정해주는 나라가 있어 그쪽을 시작으로 시장을 확대하다보면 선진국은 동시에 품목허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일단, 국내 식약청의 법개정이 급선무 입니다.
-약침을 글로벌화할 계획이군요. 네, 한국에만 너무 국한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남미를 가장 관심있게 보고 있으며, 아마존에서 나오는 약재를 가지고 약침을 만드는 것도 큰 효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외국의 약재를 가지고 약침을 만들면 세계적인 기업으로 갈수 있고요. 우리협회의 장기비전은 전세계 최고의 `약침분야 권의단체`이자 `약침을 전세계로 수출하는 제약회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