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자도 졸려요”
오늘도 서지원(24)씨는 두고 온 책을 찾으러 자주 이용하는 버스의 종점까지 다녀왔다. 어느 장소든 엉덩이만 닿으면 정신없이 조는 탓에 급하게 내리느라 잃어버린 물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학교 다닐 때도 수업시간마다 꾸벅꾸벅 고개를 떨어뜨리면서 졸아 지적당하기 일쑤였던 서 씨는 인터넷을 검색하다 ‘과다수면’이라는 질환에 대해 알게 되었다. #과다수면 의심하기 전에 내 몸 상태부터 점검해보아야
‘과다수면’이란 전날 충분한 수면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집중력이나 관심이 조금만 떨어져도 주체할 수 없이 졸음이 밀려오고 이 증상이 생활에 불편함을 줄 정도로 심한 것을 말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 고통스러운 불면증과 반대로 정상적으로 잠을 자도 졸리는 과다수면 역시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괴로운 일이다. 남들보다 비정상적으로 잠이 많고 졸린다면 과다수면을 의심해볼 수 있는데 그전에 본인의 건강상태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결핵이나 만성염증성 질환과 같이 소모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간 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또는 체력적으로 심히 허약한 상태여서 졸리고 피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정말 극도의 초긴장상태에서도 잠이 들어버리거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잠이 쏟아져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다면 ‘과다수면’을 넘어서 ‘기면증’을 의심해 볼 수도 있다. #살찌면 부가적인 체력의 소모로 과다수면 유발
체중이 갑작스러운 증가했거나 과체중에 해당하는 사람이 과다수면 증상이 나타날 때, 단순히 체중을 감량하는 것만으로도 수면의 양을 줄이고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과다수면 자체가 피로를 쉽게 느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봤을 때 체중이 늘기 전 소모되던 에너지의 양보다 살이 찐 후에는 부가적인 체력소모가 예전보다 훨씬 많아져 쉽게 피로함을 느끼게 된다. 큰 자동차가 기름을 많이 먹고 소형차의 엔진으로 중형차를 운행하면 엔진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수면의 질적인 저하로 인해 많이 자도 피곤함 느껴
잘못된 수면습관으로 인해 수면의 질이 저하되면 숙면을 취하지 못해 피로를 느낄 수 있다. 피곤하다고 휴일에 낮과 밤을 구별하지 않고 잔 다음날 더 피곤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긴 시간을 잔다 하더라도 너무 많은 잠을 자려고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몸을 더욱 피곤하게 만들 수 있다. 낮 시간에 힘차게 움직이고 에너지를 충분히 소비해야 다시 밤에 재충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데 피곤하다고 계속 누워있으면 밤에 깊은 잠을 잘 수 있는 기회를 더 뺏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밖에도 심한 의욕저하나 급격한 스트레스, 환경의 변화로 인해서 심리적이 위축감이나 약간의 우울감 때문에 의욕상실을 동반한 수면의 증가가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누적된 피로가 원인이 되어 주체할 수 없는 피로를 풀어내기 위한 일련의 방어기제로 수면이 증가하는 경우가 있다. 수면장애 전문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과다수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면시간이나 낮잠을 취하는 시간이 아닌 낮 시간에 졸린 느낌이 들 때마다 억지로라도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몸을 수시로 깨어 있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과다수면이 심한 경우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통해 변화를 이루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대부분이 머리 위까지 올라가는 기운이 약할 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보법(補法)의 원리로 그 기운을 유지시켜주는 한약 복용을 병행하며 신체지구력을 향상시켜 주는 등 신체의 전반적인 기능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