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심장마비, 뇌졸중, 암, 폐기종, 당뇨병 같은 `비전염성 질병`으로 인한 조기사망이 증가하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WHO는 세계 만성질병 예방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정부와 개인의 노력을 통해 이러한 죽음의 절반가량을 막을 수 있지만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국가는 없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190개국의 비전염성 질병 비율 등을 분석한 이번 보고서는 빈곤국 국민은 전염병으로, 부유한 나라 국민은 과식과 흡연,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는 생활방식에 따른 질병으로 사망한다는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주장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고정관념은 개발도상국에서 소위 `부자들의 질병`이 증가하고 현실을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연간 5천700만명 정도 되는 전 세계 사망자 가운데 3분의 2에 이르는 3천600만명이 비전염성 질병으로 숨지고 있으며, 이중 대부분은 케냐와 인도네시아, 폴란드 등 저소득·중간 소득 국가에서 발생한다. 또 심혈관계 질환과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자의 80% 이상은 미국과 프랑스, 일본과 같은 선진국 이외의 국가에서 나온다. 특히 우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비전염성 질병의 발병률이 급증하는 국가에서 60세 이전에 숨지는 `조기 사망자`가 많다는 점이다. 저소득 국가의 심장마비, 뇌졸중, 암 사망자 가운데 41%가 60세 미만이며, 중간소득 국가에서도 그 비율은 25∼28%에 이른다. 반면, 고소득 국가에서 이 비율은 13%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조기 사망은 특히 아프리카에서 흔하게 발견되는데 말리의 경우 비전염성 질병으로 말미암은 사망이 전체 사망 원인의 20%에 불과하지만, 그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 절반이 60세 미만이다. WHO의 전문가들은 이를 막으려면 담배와 주류에 대한 세금을 올리거나 담배 광고를 금지하거나 가공식품에서 염분을 줄이고 언론 매체를 통해 운동을 장려하고 의료적 지원 등 집단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WHO는 유엔 총회 개막일 전날인 오는 18일 이러한 조처를 하는 데 드는 비용 추정치를 제시한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