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으로 야기되는 경제적 비용이 향후 20년간 전 세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4% 정도에 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관심만 갖는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18일(이하 현지시각) 밝혔다.WHO는 비전염성 질환(NCDs) 퇴치를 위한 유엔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정부 차원에서 만성질환 억제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저렴한` 조치가 많다면서 적게는 연간 1인당 1.20달러만 들이면 빈곤국들도 암과 당뇨병, 심장과 폐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조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WHO는 현재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3천600여만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63%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향후 20년간 만성질환 사망자가 급증, 2030년까지 연간 5천200여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WHO는 NCDs가 주로 흡연과 음주, 기름진 음식과 운동부족 등으로 야기되기 때문에 이제까지는 부국들의 질병으로 인식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위험요소와 질병이 의료시설이 열악한 빈곤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설명했다.이와 관련, 알라 알완 WHO NCDs·정신질환 국장은 NCDs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근 80%가 후진국과 중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사회적 관심만 유도할 수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만성질환에 대처하는 방법이 많이 존재한다고 밝혔다.담배와 알코올 소비세 도입과 실내 작업장과 공공장소 금연 법제화, 음식 내 염분과 전이지방 축소 캠페인, 식생활 개선과 운동량 확대를 위한 사회적 계몽 프로그램 도입 등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도 얼마든지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여기에 심장질환 위험자 발견과 상담 및 적절한 투약, 자궁경부암 검사, 간암 예방을 위한 B형 간염 백신 투여 등도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WHO는 설명했다.알완 국장은 WHO가 제시한 권고사항은 제한된 사회적 자원을 가진 국가들이 취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라면서 권고사항만 만 잘 이행해도 향후 15년간 수백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앞서 세계경제포럼(WEF)은 암과 당뇨병, 정신질환, 심장 및 호흡기 질환 등 5대 NCDs를 예방하기 위한 적절한 노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20년 안에 이들 질병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전 세계 연간 GDP의 4% 정도인 47조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에바 제인-로피스 WEF 만성질환 담당 국장은 NCDs 문제가 단순한 건강문제가 아니라 경제적인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만성질환으로 야기되는 문제는 사회의 모든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편, 유엔은 총회기간인 19일부터 이틀간 만성질환 퇴치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정상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다. 유엔이 정상회의를 통해 건강·보건 관련 이슈를 논의하는 것은 2001년 국제 에이즈퇴치기금설립 이후 처음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