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일 교수(산부인과 전문의)   "내년 3월이면 결혼 3년째 들어서고 있습니다. 올해 4월에 기다리던 첫아이 임신이 되었고 아기집이 약간 작다고 해서 2주에 한번씩 진료를 받았습니다. 12주째 정밀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계류유산이라고 해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한번 유산됐었는데 습관성 유산검사를 받아 다음임신에 준비를 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습관성 유산 클리닉 진료나 온라인 상담에서 저는 위와 같은 질문을 많이 받곤 합니다. 이럴 때 저의 처방은 하나입니다. 바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고 다음 임신을 기다리는 것이지요. ‘습관성 유산’은 유산이 두 번 연속으로 일어난 것을 의미하므로 이를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너무나 간단하다구요? 하지만 그것이 정답입니다. WHO의 발표에 따르면 10대 사망 원인 가운데 무려 여섯 가지가 스트레스와 관련돼 있다고 합니다. 스트레스가 건강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지 잘 알 수 있는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습관성 유산클리닉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한 부부의 사례를 들어볼까요? 1년 이상 자연임신을 시도했지만 임신이 안 된 부부가 있었습니다. 결국 최후 수단으로 아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휴직을 하게 되었지요. 평소 아내는 직장생활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부부는 얼마 되지 않아 슈퍼베이비를 얻게 되었습니다. 바로 스트레스의 근원을 제거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스트레스는 자연임신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스트레스라 할지라도 장시간 지속되면 만성이 됩니다. 이는 우리 몸 곳곳에 문제를 일으키게 되지요. 특히 생식기능에 큰 타격을 줍니다. 스트레스는 성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는 시상하부에 영향을 주어 배란과 착상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또한 최근 영국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신 6개월 전에 가족의 사망이나 중증질병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 여성은 미숙아를 출산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자궁에 작용한 결과로서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의 증가가 흡연이나 음주 같은 생활 습관의 변화를 가져온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남성의 경우, 정자의 질과 운동성에도 해로운 영향을 주어 불임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스트레스는 성욕을 감퇴시키고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하지요. 문제는 스트레스가 자연임신을 방해하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자연임신이 더욱 더 어렵게 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일상과 가정, 직장내 스트레스 관리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이를 낳는데 있어 엄마 아빠가 스트레스를 줄이려 노력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불임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이렇게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먼저, 여가를 즐기는 것입니다. 직장에서 조금 일찍 퇴근해서 배우자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습니다. 독서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운동을 합니다. 몸매나 체중 관리를 위해 운동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일단, 몸을 움직이게 되면 가정이나 직장, 임신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객관적이고 균형있는 시각으로 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아기를 머릿속에 그려보는 명상을 합니다. 하루에 10분 정도여도 좋습니다. 자신이나 배우자의 자궁에 자리 잡을 아기의 예쁜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여하면 에너지가 생기면서 스트레스가 줄어듭니다.   *필자 소개: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한양대학병원 산부인과 주임교수, 한국모자보건학회 이사장, 대한태교연구회 회장. 저서는 `부부가 함께 하는 완전한 계획임신 -< 베이비플랜>`. 자연임신에 관한 전문의 상담과 임신 출산 정보를 다루는 공익카페 `베이비플랜119`(http://cafe.naver.com/babyplan119) 운영.    
최종편집: 2025-07-03 20: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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