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부산에서 개최되는 `SAMS 2010`은 어떤 국제학술대회인가?
SAMS는 세계약침학회(IPI), 대한약침학회(KPI), 경락경혈학회(SMA) 및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공동 주최하고 SAMS 위원회에서 주관하는 한국 한의학 관련 국제학술대회로서 2005년 이후 해마다 개최되어 왔으며 올해가 6번째 대회이다. 경락경혈-침술에 관한 논문들을 세계적인 석학들과 함께 살피며 이에 대한 정보 교류 장으로서 자리매김해왔다. 이번 ‘SAMS 2010’은 14개국 49명의 석학들이 10월 1~3일까지 부산 노보텔앰배서더호텔 그랜드볼룸 및 볼룸 C에서 ‘21세기 미래 의학: 전통의학과 과학의 조화’를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 발표는 어떤 것이 있는가?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뇌과학자인 가천의과대학 조장희 박사의 ‘침술의 신경학적 기초-현재와 미래’가 새로운 뉴로이미징(신경 영상)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조 박사의 기조연설은 침 시술을 이용해 뇌에 자극을 주면 나타나는 신경효과와 반응을 첨단기기인 fMRI로 측정함으로써 침술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자 했다. 이는 앞으로의 침술 연구와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의학계가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고 있는 부분이 한의학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입증해내느냐의 문제라고 알고 있다. 이번 조 박사의 발표가 이를 어느 정도 해소해 주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실제로 어떠한가?
이번 발표는 조 박사가 한의학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열정을 담아 이뤄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조 박사는 뇌신경 의학의 최고 권위자이면서 한의학계와 침술효과에 대한 논란을 야기한 분이다. 그래서 기조연설을 부탁하는데 조심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아주 흔쾌히 초청에 응해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현재 한의학계에서도 fMRI를 이용한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뇌과학과 연관된 연구가 한의계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태에서 조 박사의 발표는 침의 작용기전에 대한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가천의대 뇌과학 연구실에서는 현재 침술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7.0T(테슬라) MRI가 가동 중에 있는데, 한의학계와 공동연구가 진행된다면 한의계에 상당히 진전된 연구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AMS 2010’은 ‘21세기 미래 의학: 전통의학과 과학의 조화’를 주제로 한 만큼, 전통의학에 과학성을 부여한 다양한 접근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SAMS 2010’에서 주목할 만한 세션의 하나는 미국 UC-얼바인 의과대학 존 롱허스트 교수의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기조연설이다. 전기침을 사용해서 감각 신경정보물질의 운용을 파악한 내용이다. 전기침 자극이 주어지는 동안 중추신경계와 관련된 특징적인 억제전달물질과 흥분전달물질에서 감각 신경정보물질이 어떻게 이동되고 전달되는지를 파악한 논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호주 UTS 한의과대학 자슬라브스키 학장의 득기(得氣)와 관련된 침의 삽입 깊이와 득기의 강도변화를 실험한 결과와 서울대 소광섭교수의 뇌·척수·좌골신경의 프리모혈관계에 관한 기조연설도 주목할 만하다.
이와 더불어 하버드 의과대학의 나파도우 박사, 미시간 대학의 해리스 박사, 중국의 팡 박사, 영국의 맥퍼슨 박사, 한국의 신애숙 박사, 홍콩의 차우 박사 등이 침술에 대한 효과를 뉴로이미징(fMRI, PET 등)으로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다.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실제 한의사들의 관심사도 반영된 학술대회가 되어야 대중성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 개원 한의사들의 임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세션도 마련했다. 특히 개원한의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척추 관절 질환에 관한 토론식 특강(10월 3일)이 예정돼 있다. 윤현민(동의대)교수, 신병철(부산한의전)교수, 권기록(약침의학연구소)교수, 김동명(부강한의원)원장, 신민섭(신민섭한의원)원장이 각기 다른 진단 및 치료법을 제시할 것이다. 청중이 질의를 하면 교수들이 응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한의사들의 실제적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에서 학술상을 시상 한다고 들었다. 올해에는 어떤 이들이 10만 달러(총 금액)의 주인공이 되었는가?
제3회 ‘AMS(Acupuncture & Meridian Studies) Awards’의 주인공들은 매년 최초의 국제한의학 학술지 JAMS(Journal of Acupuncture & Meridian Studies)에 게재되는 우수논문제출자에게 돌아간다. ‘허준’상(상금 3만달러)에 중국의 통 박사가 ‘당뇨병성 말초신경장애를 완화하는 15일간의 침치료’란 논문으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제마’상(상금 2만달러)은 홍콩의 앤슨 CM 차우, ‘사암’상(상금 각 1만달러)은 한국의 한현정, 최영현씨 등 2명에게 수여될 예정이다.
‘젊은 과학자’상(상금 각 5천달러)에는 인도의 살리 폴, 카자흐스탄의 브야체슬라브 오게이, 한국의 김은정씨 등 3명이, ‘여행자’상(상금 각 5천달러)은 중국의 얀 지에, 오스트리아의 거하드 리셔, 미국의 존 롱허스트 박사 등 3명이 수상하게 되었다.
JAMS의 국제적 위상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 신설된 상이 있다고 하던데?
올해에는 JAMS가 해외의 유명 논문 검색사이트인 Med-Line(Pub-Med)에 등재된 의미있는 해이다. JAMS는 앞으로 SCI에 진입해야 하는 절대적인 과제가 아직 남아 있어 인용상과 피인용상을 새로 만들게 되었다. ‘인용’상(상금 5천달러)은 JAMS에 수록된 논문을 SCI급 저널에 가장 많이 인용한 저자에게 수여하는데 올해는 오스트리아의 거하드 리셔 박사가 선정되었다. 그리고 JAMS에 수록된 논문 중에 가장 많이 피인용된 논문에 수여되는 ‘피인용’상(상금 5천달러)은 중국의 웨이보 장 박사에게 그 영광이 돌아갔다.
국제학술대회를 앞두고 대회장으로서 아쉬움이 남는 점이 있다면?
‘SAMS 2010’ 국제학술대회를 위해 세계적인 학자들을 초청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몇몇 분들은 일정이 맞지 않아 이번에 초청을 하지 못하였다. 특히 중국의 한지생(Ji-Sheng Han) 박사와 일본의 구로사와(Mieko Kurosawa) 박사는 이번에 꼭 초청하고 싶은 분이었지만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아 불참하게 되어 안타깝다. 내년에는 분발하여 조장희 박사, 한지생 박사, 구로사와 박사, 롱허스트 박사, 브라이언 버만 박사 등 내로라 하는 석학들을 모두 모시고 미국 UC-얼바인 의과대학에서 개최되는 국제학술대회를 해보고 싶다.
그렇다면, 내년부터는 해외로 무대를 옮겨 실행된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SAMS는 한국 학자들보다 외국 학자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이전의 학술대회를 본 많은 외국 학자들이 SAMS를 자기 나라에서 개최하고 싶다고 전해왔다.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SAMS는 국제성을 높인 명칭 iSAMS(International Scientific Acupuncture & Meridian Symposium)로 이름을 바꿔 각 대륙별 순환 개최를 예정하고 있다. 2015년을 예상하고 추진해왔지만, 생각보다 더 빨리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 한의학의 위상이 높아진 결과라 하겠다. 내년에는 좀 전에 말했듯, 미국 UC-얼바인 의과대학의 수잔 사무엘리 통합의학센터와 한국의 약침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가 될 것이다.
‘iSAMS 2012’는 호주 UTS 한의과대학에서, iSAMS 2013은 유럽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유럽에서 개최될 ‘iSAMS 2013’는 노벨생물의학상 심사기관이 있는 스웨덴 캐롤린스카 연구소 의과대학이나 독일 뮌헨의 의과대학에서 개최하기 위해 접촉 중에 있으며,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각 대륙별 순환개최가 정례화되면 이번 부산 국제학술대회가 10년 내 한국에서 개최되는 마지막 SAMS국제학술대회가 될 것이란 생각도 든다.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을 한다면?
SAMS에서 발표되는 내용은 대회장에서 동시통역이 제공되고 있어 영어에 구애받지 않고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 이번 학술대회에 관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많이 참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