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송년회, 가족모임 등 늦은 시간 음식섭취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유의해야 하는 질환이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GERDㆍ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새로운 현대인 병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앙대 용산병원 김재규 소화기 내과 교수를 통해 위식도 역류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 위식도 역류질환이란 무엇인가. 우리 몸에는 하부식도 괄약근이라는, 식도와 위를 잇는 일종의 밸브가 있다. 이 밸브는 위에서 분비되는 강한 산성물질인 위산이나 펩신 등의 소화효소가 약 알칼리성이나 중성이여야 하는 식도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하부식도 괄약근은 깔대기 모양으로 생겨 식도로 들어간 음식물은 식도에서 위로 자연스럽게 내려가지만, 위에서 식도로는 잘 올라갈 수 없게 되어 있다.    하지만, 하부식도 괄약근이 느슨해지거나 음식물이 넘어간 뒤에도 오랫동안 열려 있을 경우, 위산 펩신 등 강한 산성 물질들이 역류해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는 질병이 발생한다. 이것이 위식도 역류질환이다.       - 우리나라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위식도 역류질환은 서구에서 주로 발생하는 병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그 유병률이 시간이 지날수록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위식도 역류질환 증상을 겪는 사람이 전 인구의 44%,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이 20%나 된다. 또한 미국인의 4~9%는 매일 가슴쓰림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80년대 1.3%, 90년에는 2.1%의 낮은 유병률을 보였으나, 비만인구 증가, 과식,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1997년 5%대로 올라섰고, 2000년대에는 7%대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15세 이상 60세 이하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갤럽의 전화설문 조사에서, 가슴쓰림이나 산 역류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있는 사람을 위식도 역류 증상으로 판단했을 경우, 2002년 유병률은 7.1%, 2007년 유병률은 7.9%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수는 2001년 49만여 명에서 2008년 약 206만 명으로 최근 7년간 4.2배 정도 늘어났으며, 공단이 요양기관에 지급한 급여비도 연평균 28% 증가해 2001년 340억원에서 2008년 1천930억원으로 5.6배 증가했다. 또한 여성에 비해 남성에게서 더 많이 발병하는데 흡연, 음주, 회식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속이 쓰리다, 신물이 올라온다, 명치가 뻐근하다, 소화가 안 되고 답답하다, 식도가 화끈 거린다, 입이 굉장히 쓰다 등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들이 표현하는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가슴뼈 뒤쪽 가슴이 타는 듯하거나(흉부작열감) 시고 쓴 맛을 호소(산역류)하는 것이다. 흉부작열감은 견갑골(날개뼈) 사이나 목 및 팔 쪽으로 뻗어가면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수분, 수시간, 심하면 수일간도 지속되는데, 저절로 호전되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괜찮아지지만, 병이 낫는 것은 아니다.   산 역류는 대개 다량의 음식을 먹은 뒤 또는 누운 자세에서 쉽게 발생한다.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쉰 목소리, 목의 이물감, 3주 이상 기침을 하는 만성 기침 등이 있다. 만성기침은 주로 낮에 서 있는 자세에서 발생하며, 증상 시작부터 진단기까지 13~58개월 정도 걸린다. 위식도 역류질환에 의한 만성기침환자의 40~75%는 흉부작열감이나 산 역류와 같은 전형적인 위식도 역류질환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어 병을 알아차리기 어렵기도 하다.     -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 근본적으로는 하부식도 괄약근 자체가 느슨해지거나 장시간 열려 있는 것이 원인이다. 이를 유발하는 것은 과식하는 식습관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과식을 하면, 다량의 음식물이 위에 존재하기 때문에 위가 팽창해 하부식도 괄약근이 열리기 쉽다. 또한 비만과 임신도 발병가능성을 높인다. 복부의 지방과 태아가 복압을 높이기 때문이다. 복압이 높아지면, 하부식도 괄약근이 압력을 이기지 못해 열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와 불면증과 같은 위에 부담 주는 정신신경계 증상과 흡연, 음주 등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 진단방법과 치료법은 무엇이 있는가. 대부분은 증상을 확인하고, 위 내시경 검사를 해 약을 복용한다. 예후가 좋아 요즘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로 PPI라 불리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가 있다. 이 약물은 위산분비를 강하게 억제 시켜 역류가 반복되더라도 식도가 손상되지 않도록 한다. 이 밖에도 H₂수용억제제, 위장운동 촉진제, 항 불안제가 쓰인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재발률이 높다. 환자 4명중 3명, 식도염이 없는 환자 10명중 1명에게 재발하고 있어, 생활습관 변화만으로 치료하기에 한계가 있다. PPI는 오랜 기간 복용하다 보면 골다골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부작용 보다 치료 효과가 더 크다고 볼 수 있어 발병 후에는 꾸준한 복약이 중요하다.   하지만, 약물 치료제로도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나 식도산도-임피던스 검사를 해 치료한다. 식도 산도 검사는 환자가 외래검사실에서 기계를 부착한 후 일상생활을 하면서 검사가 가능하다. 식도는 원래 알카리성이나 중성이다. 하지만, 위식도 역류질환이 있다면, 산이 역류해 식도의 pH가 낮아져 산성을 띤다. 산성 정도와 pH4.0을 기준으로 얼마나 낮아지는 지 등을 컴퓨터로 분석해 치료한다.    산이 역류하지 않은 경우에는 식도산도-임피던스 검사를 한다. 임피던스는 일종의 전기주파이다. 공기의 경우에는 고 임피던스에 속하고, 역류물질은 저 임피던스에 속하기 때문에 임피던스 변화를 살펴 진단하고 치료한다.   -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은.   술, 담배, 커피는 식도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튀김, 탄산음료, 기름진 음식, 초콜릿, 케첩, 머스터드 등의 음식 섭취를 되도록 줄이고,  음식물은 3시간 이후에 위에서 장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취침 3시간 전부터는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비만은 주요 발병원인이므로 체중감량을 위해 주 5회 30분 이상, 식후 30분 이후에 운동을 하고, 너무 과격한 운동은 피하도록 한다.   역류를 막기 위해 높은 베개를 베고 자라는 설이 있지만, 머리에만 베개를 높이 베고 자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역류는 식후에 발생하기 때문에 잘 때 머리를 높이는 것은 불필요 하다. 대신 똑바로 눕지 말고 좌측으로 누워 자면 증상을 막을 수 있다.     * 김재규 교수의 주요 약력   - 1987 서울대 의대 학사- 1996 서울대 의대 석사- 1999 서울대 의대 박사  - 1995~1996 서울대 병원 소화기내과 전임의- 2008. 1~2008.12 법원 행정처 전문심리위원- 2008. 10~2008.12 대한의사협회 국민권익특별위 위원- 2008. 7~2010. 6 근로복지공단 서울지역 업무상 질병판정위 위원- 2008. 9~2010. 6 자동차 보험 진료수가 분쟁심의위 전문위원         
최종편집: 2025-05-01 22: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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