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모(산부인과 전문의) http://www.sanmohouse.com
임신 6개월에 접어든 주부 심해인씨(36)는 임신 전 백옥 같은 도자기 피부로 주위 여자친구들의 부러움을 사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임신을 하고 나서 입과 코 주위에 아주 작은 여드름이 하나 둘씩 올라오더니 이제는 얼굴 전체가 울긋불긋 여드름으로 가득해져 밖을 나갈 수 없다.
사춘기 때도 나지 않던 여드름이 임신 후 갑자기 생겨 고민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온몸이 가려워 하루하루가 괴롭다. 가려움증을 참아보려하지만, 잠이 들면 자신도 모르게 온몸을 긁어서 긁은 부위가 빨갛게 부어 올랐다. 점차 증상이 심해지자, 행여나 뱃속의 아기나 자신에게 이상이 생긴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에 산부인과를 찾았다.
해인씨는 여드름이나 가려움증은 임신 중 흔히 일어나는 피부 문제이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산부인과 의사의 얘기에 안심할 수 있었다.
임신 후 여드름이 생겼어요!
임신을 하면 임신 전에 비해 호르몬 분비가 불균형해져 전에 없던 증상들이 생겨나는데, 그 중 피부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여드름이다. 여드름이 생기는 것은 바로 피지 분비가 왕성해졌기 때문. 피부가 지성 피부로 바뀌면서 공기중의 먼지가 피부 표면에 잘 묻거나, 피부 호흡 작용을 방해해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으면,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의 트러블이 생긴다.
임신 중 생긴 여드름은 출산 이후 대부분 없어지지만, 아기를 가지기 전의 건강한 피부를 되찾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여드름에 자꾸 손을 대어 2차 염증으로 발전하면 상처가 심해지고, 여드름이 흉터로 남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 후 몸이 너무 가려워요!
임신 중 여드름과 함께 자주 발생하는 것이 바로 가려움증이다.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질환은 크게 두 가지이다. ‘임신성 소양증’과 ‘임신성 소양성 팽진 구진반(PUPPP)’. 임신성 소양증은 임신으로 인해 간에 담즙이 차면서 가려움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대부분 임신 후반기에 시작되며, 전신이 가려운 것이 특징이다. 심한 경우 피부가 벗겨질 정도다.
임신성 소양성 팽진 구진반은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흔한 임신성 피부병이다. 이 역시 임신 후반기에 심한 가려움과 피부발진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증상은 붉은 반점이 퍼지고, 두드러기가 심하게 생기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임신 중 태아의 세포가 엄마의 피부로 침투해 이러한 발진이 발생한다고 한다.
임신부 여드름, 가려움증 줄이려면!
임신 기간 중 여드름이나 가려움증 등 피부 트러블 고민 없이 건강한 피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여드름과 뾰루지 등 각종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을 마시면 체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체내 노폐물이 피부 밖으로 배출돼 피부 트러블을 완화시킨다.
피부 가려움증은 태아의 장기가 완성된 이후인 임신 말기에 나타난다. 증상이 심할 때는 임신 중 절대 금기 약물 이외의 약물은 사용이 가능하므로, 산부인과를 방문해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치료받도록 한다.
또한,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 피부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보습 제품을 사용해 피부 건조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피부관리는 임신기간에만 할 게 아니라 출산 이후에도 꾸준히 해야 한다. 출산 후에는 마치 중병을 앓고 난 것처럼 온몸이 제 기능을 찾지 못한다. 피부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순한 비누를 사용해 미지근한 물로 세안한다. 여드름이 심해 여드름 자국이나 흉터가 남아 고민이라면 출산 이후 전문적인 피부 치료와 관리를 받는 것도 좋다.
*필자 소개: 수원 강남여성병원 원장, 한양대학병원 외래교수, 대한산부인과학회 정회원, 대한 폐경학회 정회원, 요실금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