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모(산부인과 전문의) http://www.sanmohouse.com
출산 예정일을 3일 앞둔 박아름씨(30)는 40주 동안 뱃속에서 잘 키워온 아이를 이제 곧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박씨는 산부인과에서 제공하는 순산을 위한 운동법, 수유법 등 임신, 출산, 육아에 관한 강좌를 꼬박꼬박 챙겨들었다.
학창시절에 배웠던 내용들이었지만, 막상 자신이 직접 겪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새삼스럽게 느껴졌다. 박씨는 임신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미리 병원에 가지고 갈 물건까지 가방에 다 싸놓고 여유롭게 진통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아름씨의 머릿속엔 온통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출산을 위해 미리 준비해주세요
출산이 얼마 남지 않은 임신 후반기가 되면 미리 병원에 가지고 갈 물건을 준비해서 가방에 싸놓는 것이 좋다. 갑작스럽게 진통이 시작되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서둘러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산모에게 필요한 준비물은 건강보험증과 산모수첩, 산모용 패드, 속옷 등이며, 산모 곁을 지켜야 하는 보호자에게 필요한 준비물은 보호자 이불과 세면도구, 식사도구 등이다. 또 퇴원시 함께 집으로 향하는 아기를 위해 신생아 용품(배냇저고리, 속싸개, 겉싸개 등)들이 필요하다. 간혹 출산을 하면서 선물로 제공 받는 품목도 생길 수 있으므로, 미리 준비할 품목에 대해 꼼꼼히 챙겨두는 것이 좋다. 또한 아기가 입거나 사용할 모든 제품들은 구매한 후 미리 세탁이나 소독을 해두도록 한다. 하혈 있으면 빨리 병원에 가야
만약 예정일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진통이 오지 않으면 산모는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초산인 경우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언제 진짜 진통이 시작되는지, 또 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지 등 정확한 판단이 어렵고, 불안하다면 시간에 상관없이 병원에 전화를 걸거나 방문하는 것이 좋다.
간혹 출산일이 아직 남은 상태에서 진통 없이 양수만 터지는 경우도 있다. 이는 12시간 이내에 진통이 시작될 확률이 높으므로 보호자에게 병원에 갈 준비를 시키고 본인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간혹 태아의 머리가 골반에 맞물리지 않은 상태에서 양수가 터지면 탯줄이 같이 빠져 나오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혈이 있을 때, 갑작스럽게 태동이 약해지거나 느낄 수 없을 때, 예정일이 1주일이 지났을 때에는 진통 여부와 상관없이 병원에 빨리 가야 한다.
가진통과 진성진통의 구별법
진통은 가진통과 진성진통으로 나눌 수 있다. 가진통은 임신 중 흔히 생길 수 있는 자궁수축인데, 분만으로 진행할 진성진통인지 점차 잦아드는 가진통인지를 구별하기는 매우 어렵다. 가진통은 주로 하복부에 불쾌감이 있고, 자궁 수축 간격도 불규칙하다. 또 진통 간격이 짧아지지 않으며 강도도 세지지 않는다.
그러나 진성진통이 시작되면 초산의 경우 5~10분, 경산의 경우 10~15분 간격으로 규칙적인 수축이 일어나고 진통의 강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세진다. 또 하복부가 아닌 배 전체와 허리, 등에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규칙적인 진통 없이 분만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너무 기다리지 말고 병원에 전화해서 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원에서 분만예정일을 정해주었다고 해서 반드시 예정일에 출산을 하는 것은 아니다. 분만 예정일 2주전~ 예정일 후 1주안에 출산을 한다면, 이는 정상분만이다. 만약 자궁수축 횟수가 많아지면서 진통간격이 짧아지고, 진통이 세지며, 이슬이 비치거나 양수가 터졌다면 출산이 가까워졌다는 의미이므로 일상생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필자 소개: 수원 강남여성병원 원장, 한양대학병원 외래교수, 대한산부인과학회 정회원, 대한 폐경학회 정회원, 요실금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