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아직 무섭고, 두려운 병이다. 1971년 닉슨 미국 대통령은 `암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5년간 250억 달러(약 28조원)를 이에 투입했지만 40년이 지난 지금도 암환자수는 오히려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암환자는 3천만명. 해마다 증가해 2030년에는 7천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암환자의 증가`는 `암에 대한 공포`를 갖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상당수의 암환자와 그의 가족들은 `암선고`가 내려진 순간, 항암 치료로 빠지는 머리카락, 죽음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고 만다.
`암선고`가 곧 `사형선고`만큼이나 죽음에 가까운 것이라고 학습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환자들은 암 발병 이후, 방사선 치료, 약 복용, 수술, 생활습관 변경, 음식 조절 등 일상생활에서 많은 변화를 겪어야 한다. 이러한 생활 변화는 이들이 `환자`로서의 삶을 살아야한다는 중압감을 갖게 한다.
중압감을 덜고,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암 환자와 가족은 현재상황, 치료 방법 등의 정보를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교류하며, 암을 극복하려 노력한다. 한 환자는 "위암 수술을 한지 한 달이 되었는데, (수술 후) 너무나 조심스러운 것이 많다. 다시 출산 후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할까"라며, 암 환자의 생활을 임산부의 삶과 비교하기도 했다.
암세포는 몸 속에 존재하고, 보유자의 생명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임산부 뱃속의 태아와 닮았다. 또 태아가 산모의 움직임과 별개로 활동하듯이, 암도 보유자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암 세포는 뇌의 통제를 받지 않아 정상세포와 달리 모양이 일정치 않고, 크기도 서로 다르다. 언제 이동(전이)하고, 얼마나 성장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구제불능의 아이`인 것이다.
지난달 28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유성엽 의원 주최, 한국생명본부 주관으로 열린 `전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한 암예방 강좌`에서 중앙대 의과대학 김형일 교수(사진)는 "암세포는 정상인에게도 존재한다. 단지 정상인은 그녀석들(암세포)이 더 큰 말썽을 부릴 정도로 많지 않은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환자들이 암 때문이 아니라, 암으로 곧 죽을 것이란 공포 때문에 사망하고 있다"며 "암이 고칠 수 있는 병이라는 사회적 재학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암생존율 향상도 암이 불치병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 일명 `완치`로 불리는 5년 이상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은 암이 `만만한 존재`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08 국가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암환자 10명 중 6명이 암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하고 있다. 또한 그 수가 점차 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우리나라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1993~1995년 41.2%에서 1996~2000년 44%, 2001~2005년 53.4%로 계속으로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암을 이겨낸 환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도 암이 불치병이 아님을 증명한다. 1999~2008년 암 진단을 받고도 2009년 1월 1일 기준으로 생존해 있는 환자는 총 72만4천663명, 5~10년 생존한 환자는 21만7천273명이나 된다.
무엇보다 암은 환자의 극복하려는 자세에 따라 그 경과가 달라진다는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랑의 클리닉 원장 황성주 박사는 그의 저서 `암은 없다`에서 암환자는 크게 무의식적으로 암을 소망하는 `자포자기형`(20%), 의사가 지시하는 대로 행동하는 `고분고분형`(60%), 적극적인 태도로 스스로 치료를 주도하는`꼬치꼬치형`(20%)이 있는데, `자포자기형`은 확실히 죽고, `고분고분형`은 반이 죽으며, `꼬치꼬치형`은 확실히 살아남는다고 밝혔다.
암은 고칠 수 있는 병이란 인식과 치료하려는 적극적 의지가 곧 암환자를 살린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