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조금만 이상해도 자꾸 걱정이 돼요.” 위암 2기 판정을 받은 A씨는 지난해 9월 항암치료를 끝내고, 올해 복직했다. 다시 일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눈이 아프고, 두통도 심해졌다. 그래서 눈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블루베리도 먹어 보고,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쓰기도 해봤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그는 안과에 가 진찰을 받았다. 의사는 눈에 이상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는 암이 간으로 전이돼 시력이 나빠진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A씨와 같이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술이나 항암-방사선 치료 이후 암세포가 몸에서 사라지면 몇 개월 후 또는 몇 년 후에 암의 재발이나 전이 여부를 살펴보는 정기검진만 받게 된다. ‘이제 살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새로운 인생에 대한 기대를 품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몸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도 함께 생긴다.   조금씩 자주 먹고, 체중유지 위해 양질의 단백질 섭취해야   특히,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즐겨 먹었던 위암 환자는 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식생활에 관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상담-관리가 중요하다. 위 절제 수술 후에는 그동안 위가 해왔던 저장, 소독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음식을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한 대학병원 임상영양사는 "위 절제 수술 후 1개월동안의 식사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미음→흰죽→영양죽→진밥 등으로 단계적으로 먹고, 식사량도 하루 6차례에 걸쳐 1/2공기 정도로 나눠 섭취하되, 꼭꼭 씹어 삼켜야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면역기능을 돕고, 체중 감량을 방지하기 위해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 달걀, 생선, 콩류 등을 섭취하며, 비타민, 무기질 등 미량 영양소도 채소나 과일 등으로 체내 필요량 만큼 충분히 먹어야 한다.   또한 수술로 위장에서 소장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유문이 제거됐기 때문에, 수분과 당분이 함께 들어간 설탕물이나 꿀물 같은 음료는 음식물이 급속도로 소장이나 십이지장으로 흘러들어가는 ‘덤핑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    덤핑증후군은 심장이나 맥박이 빠르게 뛰거나 두통, 복통, 설사, 구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20~30분간 또는 길게는 2~3시간 동반되는 증상을 말한다.   환자 “모든 문제 전문의가 담당해야" vs 전문의 "치료 외 문제 동네병원이 맡아도 돼"   암은 중증질환인 만큼 환자는 식생활 뿐 아니라, 자신의 몸 상태의 변화 등 모든 면을 전문의와 상의하고 싶어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모든 암환자들의 소망을 그대로 들어줄 수 없는 게 한국의 의료 현실이다.   국립암센터가 치료를 마친 암환자 500명과 전문의 100명을 대상으로 ‘암 치료 후 건강관리 주체’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암환자는 암에 관련된 모든 증상과 관리는 물론 생활습관지도, 만성질환-심리질환에 대한 상담, 예방접종, 다른 암 검진 안내 등 모든 사항에 대해 암 전문의가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반면, 암 전문의들은 암 관련 치료, 증상 관리 외에는 암치료병원의 전담팀이나 병원내 일차 진료의, 동네병원, 보건소 등이 맡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1차 의료 기관에 대한 신뢰 없어 병세 안정돼도 찾지 않아"   하지만, 암시민연대는 “한국에서 위암환자로 투병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종합병원의 문턱은 어느 곳보다 높고, 친절한 설명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또한 종합병원 등을 중심으로 결성된 환우회를 통해 정보를 얻으려고 하면, 환자들은 의사와의 관계가 `갑-을 관계`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맘껏 질문을 할 수 없고, 환자들끼리 모이면, 비 전문가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경험담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은 세상에 혼자 남은 듯한 외로움을 느끼면서 치료가 끝난 후 건강관리, 전이나 재발 방지 방법을 알지 못한 채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치료 후 2~3년 이상 지나도 암이 재발되지 않은 환자의 경우, 의학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자신의 집과 가까운 곳에서 식생활 상담이나 증상에 대한 치료를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위암환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1차 의료기관을 찾기는 어렵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상임대표는 “요즘 암 환자는 자조 모임, 건강강좌, 서적 등을 통해 공부를 많이 한다. 암에 대한 추적 진료 등을 위해 1차 의료기관에 갔을 때, 의사들이 환자보다 지식이 부족하거나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경험이 쌓이면서 불신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1차 의료시설 활성화 해 저위험군 추적 검진과 생활 상담 맡겨야    서울대 의과대학 가정의학교실 조비룡 교수는 "환자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증상이 암 때문인지 아닌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거짓 정보에 노출 되기 쉽다`며 "환자가 접근하기 쉬운 1차 의료기관이 2년 이상 생존한 저 위험군의 추적 검진이나 생활 상담 등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 교수는 "요즘 환자들은 증상의 호전 뿐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문제와 관련한 상담, 치료, 다정다감한 의료진을 원하는데, 그럴 경우  현재 종합병원에서 하루 15명 밖에 진료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1차 의료 기관에 수가, 인센티브 등을 제공해 환자들이 편하게, 지속적으로 찾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종편집: 2025-05-02 02:34:28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제호 : 왓처데일리본사 : 서울특별시 강서구 화곡로 68길 82 강서IT밸리 704호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67 등록(발행)일자 : 2010년 06월 16일
발행인 : 전태강 편집인 : 김태수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현구 청탁방지담당관 : 김태수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태수 Tel : 02-2643-428e-mail : watcher@watcherdaily.com
Copyright 왓처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