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이란 폐에 생긴 악성 종양으로,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암으로 나뉜다. 대체로 비소세포암이 소세포암보다 치료가 쉽고, 예후가 좋다.
일명 ‘골초’에게 주로 발견되는 소세포폐암은 대부분 진단 당시 수술적 절제가 어려울 정도로 진행돼 있는 경우가 많다. 주로 기도에서 처음 발병해 기관지 벽을 따라 증식한다. 암 덩어리가 회백색을 띠고 크며, 뇌, 간, 전신 뼈, 폐, 부신, 신장 등으로 빠르게 전이된다.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폐암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암은 편평상피세포암, 선암, 대세포암 등으로 세분된다. 편평상피세포암은 폐 중심부에서 암이 발생하며,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잘 발병한다. 반면, 선암은 여성이나 비흡연자에게서 주로 발견된다. 대세포암은 폐의 표면 근처에 발생하고, 전이와 증식이 빨라 예후가 좋지 않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08년에 새롭게 암을 진단 받은 사람 17만8천816명 가운데 폐암환자가 1만8천774명(10.5%)으로 위암, 갑상선암, 대장암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폐암의 90%는 담배 때문
최근, 흡연이 폐암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여부를 놓고 폐암 환자들과 담배 제조사가 12년간 법적 다툼을 벌이며 대법원의 판결을 남기고 있지만, 의학적으로 흡연은 폐암의 발병을 높이는 가장 큰 위험요인이다.
폐암 원인의 90%는 흡연과 간접흡연이다. 국립암센터는 담배에서 발견되는 4천 종의 유해 물질 가운데 60종 이상이 발암물질이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15~80배나 높다고 밝히고 있다.
연예인들이 폐암으로 사망한 소식을 자주 접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쉽게 니코틴 중독에 빠지기 때문이다. 코미디언 이주일-백남봉, 배우 박광정, 가수 이남이 등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간접흡연은 여성과 어린이의 폐암 발병을 높인다. 여성이 노출 될 경우, 폐암발병율은 비흡연 남성보다 1.3배나 더 높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흡연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월 전국 성인 남녀 3천명을 대상으로 흡연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흡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7.3%보다 훨씬 높은 39.6%로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했다.
저밀도 단열재, 건축 자재 등에 사용되는 석면도 10~35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에 걸리게 한다. 최근 정부는 70대 남성이 석면에 자주 노출된 환경에서 계속 작업해 폐암에 걸렸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모든 종류의 방사성 동위원소는 발암원이 될 수 있는데, 특히 우라늄은 폐암 중 소세포암의 발생과 밀접한 연관을 보인다. 단, X선 촬영이나 전산화단층촬영(CT) 등의 방사선학적 검사에 쓰이는 방사선량은 극히 미미하므로 폐암을 발병시키지 않는다.
또 폐암 가족력이 있으면, 2~3배 정도 발병 위험이 높다. 법정 스님과 같이 평생 담배를 가까이 하지 않고, 유해환경에 노출된 적이 없는 사람들도 폐암에 걸릴 수 있다.
기침, 객혈, 가슴 통증 등 증상 나타날 땐 늦어
폐에는 통증을 느끼는 감각기관이 없어, 뚜렷한 자각 증상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암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폐암의 증상은 한 가지 이상이다. 가장 흔한 것은 기침, 객혈, 가슴통증, 호흡곤란이다. 기침은 폐암 환자의 50~75%, 객혈은 25~50%, 흉통은 약 20%, 호흡곤란은 약 25%에서 나타난다.
또 암세포가 식도를 막으면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고, 발성에 관여하는 신경을 침범할 수 있어, 쉰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폐의 맨 위에 암세포 덩어리가 생기면, 어깨가 아프거나, 팔 안쪽으로 뻗치는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뼈에 심한 통증이 있거나, 외상없이 골절이 생기면 뼈 전이를 의심해봐야 한다. 뇌 역시 폐암이 잘 전이되는 곳으로 이 경우 머리가 아프고 구역질이 나기도 하며 드물게는 간질을 유발한다.
드물게 `상대정맥 증후군`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폐암이 상대정맥이라는 큰 혈관을 압박해 혈액 순환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머리와 팔이 심하게 붓고, 숨을 쉬기 어려우며 가슴에 정맥이 돌출되기도 한다. 보통 앞으로 숙이거나 누우면 증상이 나빠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망률 1위인 폐암
폐암은 예후가 좋지 않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전체 암사망자 6만9천780명 중 21.4%인 1만4천919명이 폐암 환자로, 사망률 1위를 차지했다.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환자는 1~2기 비소세포암 환자로, 전체 폐암환자의 20~25%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25%는 주위 임파절에 전이가 생겨 선택적으로 수술이 가능하고, 나머지 55%는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돼 수술조차 할 수 없다. 이들에게 항암제치료 또는 방사선치료를 시행할 수는 있으나, 완치율이 5%도 되지 않는다.
또 적절한 비용으로 효율성이 입증된 조기 진단법이 아직 정립돼 있지 않아 조기검진이 쉽지 않다. 5대 암 검진 대상에 폐암이 포함돼 있지 않은 이유다.
40세 이상 남녀, 1년에 한번씩 검사 받아야
국립암센터는 40세 이상 남녀는 1년에 한번씩 흉부 X선 촬영이나 저선량 흉부 CT촬영 등을 이용해 조기검진을 하되, 흡연자들은 이른 나이라도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만성폐쇄성 폐질환, 폐암 환자가 있는 가족, 과거 인후암, 식도암, 위암 경력이 있는 환자, 환경적으로 석면 등 유해 물질에 노출돼 있는 사람, 원인 모를 체중감소, 기침-가래 등 호흡기계 증상이 지속되는 사람은 폐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최근 폐암 고위험 대상자들에 한해 나선형 CT촬영, 객담 유전자 검사, 형광 기관지 내시경 등을 이용한 조기 검진을 하는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금연이 최고의 예방법
암이 진행될 경우 경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금연으로 폐암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금연운동이 적극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간접흡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PC방, 학원시설 등 공공시설을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증진법안` 을 지난 9일 통과시켰다.
또 서울시는 지난 2007년 23개 단지를 시작으로 `금연아파트`를 290여 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가로변 버스정류장과 근린공원 등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 위반할 경우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한다.
전문가들은 금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금연을 결심하던 첫 마음을 기억하고, 금액을 정해 담배 살 돈을 저축하며, 기상 후 스트레칭을 하거나 식후 가벼운 산책으로 흡연 욕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술자리를 피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금연 선언을 하며, 보건복지부의 `금연 콜센터`(전화번호: 1544-9030)나 `금연길라잡이`(www.nosmokeguide.or.kr)를 활용해 금연 결심, 니코틴 중독, 흡연 의존도, 스트레스 등을 평가해 자신에 맞는 금연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흡연의존도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 담배를 줄이려고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나를 골초라고 여긴다.□ 담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감정이 상한 일이 있다.□ 금연 장소에서도 담배를 참기 힘들다.□ 술을 마실 때는 꼭 담배를 피운다.□ 마음의 여유를 갖기 위해 담배를 피운다.□ 담배가 떨어지면 불안해서 못 견딘다.□ 담배를 피우면 각성이 되고 일을 잘하게 된다.□ 마음이 불안하고 긴장될 때 담배를 피우게 된다.□ 재떨이 위에 피우던 담배를 놓고도 그 사실을 모르고 또 담배에 불을 붙인다.
0~3개: 높지 않음4~6개: 높음7~10개: 매우 높음
<자료: 한국건강관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