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3명 중 1명이 비만과 과체중일 정도로 `뚱보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멕시코가 올해 초 전국 학교 매점에서 정크푸드 판매를 금지하면서 이를 둘러싼 불만들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15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은 이런 금지 조치가 처음보다 완화되기는 했지만 일단 성공적이라며 자평하는 분위기다.호세 앙헬 코르도바 멕시코 보건장관은 "(학교에서) 탄산음료를 뿌리 뽑고, 판매 음식 구성에 변화를 주는 등 중요한 일들을 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멕시코 정부가 선례를 남긴다면 다른 나라의 정부도 따라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알론소 루함비오 교육부장관도 새로운 규제를 시행한 뒤로 학교에서 튀긴 음식의 90%가 사라졌다며 "이것은 아주 멋진 변화"라고 평가했다.정크푸드 규제가 실시된 이후 각급 학교에서 탄산음료를 파는 모습이 사라졌으며 튀긴 과자 대신 구운 과자가 자리를 대신했다.비만의 원인이 되는 설탕류 음식도 제한되고 있다.하지만 막대사탕과 여러 겹으로 포장된 칩, 속을 초콜릿과 머쉬멜로우로 채운 쿠키 등 꾀를 부린 고열량 음식이 팔리는 모습이 여전히 목격되고 있다.멕시코시티 도심의 한 중학교 매점에서는 새 규제에 따라 매점 음식을 정크푸드에서 야채와 과일 등 비만 우려가 적은 것으로 바꿨다 이에 불만을 품은 학생들이 판매원을 공격하는 사태가 생기기도 했다.멕시코 식품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은 정부가 비만의 책임을 돌리기 위해 자신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이들 사이에선 경쟁 상대가 학생 하굣길에 싸구려 정크푸드를 파는 노점상들이 돼 버렸다는 푸념마저 나오고 있다.규제가 시행된 지 석 달도 안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새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이 같은 불만과 부작용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이런 가운데 일부 학교는 자체적으로 매점 판매 메뉴를 재구성해 학생들이 더욱 건강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남부 킨타나루주(州)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튀김류 일색인 정크푸드를 매점에서 치우는 대신 달걀과 양파에다 쌀, 토르티야, 배로 만든 따뜻한 식사를 준비했고 학생들이 신선한 오이와 멜론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디저트로는 탄산음료 대신 작은 컵에 담긴 젤리와 아이스캔디를 마련했다.마리아 테레사 삼모라노 교장은 "학생들이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스스로 배우고, 부모들과 함께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매점 메뉴 개선 이유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