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를 이기는 이솝 우화 속의 거북이처럼 박테리아의 세계에서는 느린 진화의 속도가 최상의 장기 생존 전략임이 밝혀졌다고 자연과학 웹사이트 네이처 닷컴이 21일 보도했다.미국 미시간 스테이트 대학 연구진은 빠르게 진화하는 박테리아가 결국에는 느리게 진화하는 박테리아에 의해 도태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이는 `거북이` 박테리아가 `토끼` 박테리아에 비해 진화능력, 즉 장차 일어날 이로운 돌연변이의 혜택을 이용하는 능력을 획득하는 속도면에서는 느리지만,장기적으로는 축적된 능력은 더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두 종류의 E 콜리 박테리아가 500세대와 1천세대, 1천500세대를 거친 뒤의 표본을 각각 채취해 5종류의 이로운 돌연변이가 어떻게 일어나는 지를 관찰했다.그 결과 `토끼` 박테리아는 500세대 후에는 `거북이` 박테리아에 비해 유전적 변화의 이점을 더 많이 누리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이 생존과 번식에서 경쟁자들을 도태시키게 된다는 것을 시사했다.그러나 더 많은 세대를 거치자 `거북이` 박테리아가 `토끼` 박테리아를 제치고 개체군의 지배적 지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중요한 것은 500세대에 이르자 두 박테리아가 모두 DNA를 topA라고 불리는 세포 핵 속으로 말아 넣는데 관여하는 유전자에서 유익한 돌연변이 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이후 883세대를 더 지나자 `토끼` 박테리아에는 없고 `거북이` 박테리아에게 유리한 작용을 하는 spoT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그러나 두 유전자의 상호작용으로 `토끼` 박테리아에게 앞서 일어났던 topA 유전자의 변이가 잠재적으로 유리한 spoT의 돌연변이를 쓸모없게 만들어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즉 이제는 `거북이` 박테리아가 가 `토끼` 박테리아에 비해 적응도가 더 높아져 개체군을 지배하게 된 것이다.연구진은 "일반적으로 돌연변이 속도가 빠를수록 진화능력도 높은 것으로 생각돼 왔다"면서 "이 연구는 유전적 배경이 진화능력의 정말로 중요한 또 하나의 측면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들은 `토끼` 박테리아의 topA 유전자 변이가 spoT를 무력화하는 원인을 밝혀 박테리아를 치료하기 쉬운 상태로 만드는 등 실생활에 응용하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