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의료계가 연방 정부의 의료연구예산 삭감 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의료인들은 지난 12일 시드니와 멜버른, 애들레이드, 캔버라 도심에서 일제히 거리 시위를 벌였고 15일 퍼스에서 시위에 나서기로 했다고 언론들이 13일 전했다.이들은 연방 정부가 국가 건강 의료 연구 예산을 앞으로 3년간 4억호주달러(4천600억원상당)나 삭감할 것이라는 소식에 반발하고 있다.주로 의료 연구직 종사자인 이들은 의료 산업 발전과 호주의 의료 서비스 강화,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의료 연구 예산을 오히려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 연구소인 가빈 연구소 데이비드 제임스 이사는 "줄리아 길러드 총리는 의료 연구비를 삭감할 게 아니라 오히려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제임스 이사는 "호주 어린이 가운데 암에 걸린 아빠와 이모, 할머니와 이별하는 아픈 경험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더 많은 의료 연구 예산이 확보되면 이런 가슴 아픈 이야기는 더는 듣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의료연구회(ASMR) 에마 파킨슨-로렌스 대표는 "의료 연구비를 1호주달러 더 투입하면 6호주달러를 되돌려 받는다"며 "의료 연구는 1993년부터 2005년까지 호주 경제에 모두 300억호주달러(34조5천억원 상당)의 이익을 창출했다"고 주장했다.
호주 38개 대학 대표 기구인 유니버시티스오스트레일리아(UA)는 길러드 총리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의료 연구는 호주 경제와 사회에 활력과 힘을 불어넣는다"면서 의료예산 확충이 시급하다는 뜻을 전달했다.연방 정부는 아직 의료 연구 예산 삭감에 대해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다만 니컬러 록슨 보건장관이 2011회계연도(2011년 7월~2012년 6월) 의료 관련 예산은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을 뿐이다.연방 정부는 세수 감소 등으로 2011회계연도에는 긴축 예산을 편성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